'번짓수' 잘못 찾은 조선사 지원 설명회

머니투데이 권화순 기자 | 2008.11.18 18:07
"키코 설명만 하네. 완전 반쪽짜리네." 18일 은행연합회에서 열린 '조선사 금융지원 프로그램 설명회'에 참석한 조선업체 관계자들은 다소 '황당'한 표정이었다. '번짓수'를 잘못 찾아도 한참 잘못 찾았다는 것.

선수금환급보증서(RG)가 발급이 안돼 골머리를 앓다 찾아온 터였다. RG 문제에 대한 '속시원'한 답을 들을 것이라 기대했다. RG는 조선사가 선박 수주를 받으면 선수금을 받게 되는데 은행이 수주 대금의 80%가량을 지급보증한다.

이날 은행권은 연신 키코 관련 패스트트랙에 대한 설명만 반복했다. 은행권 관계자는 "이 자리는 정책을 입안하는 자리가 아니다"라면서 "RG 문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 다른 루트를 통해 건의를 해 보시라"고 싸늘하게 답했다.

한 조선업체 관계자는 "조선사 금융지원 프로그램 설명회라더니 속았다"고 말했다. 키코 만큼이나 최근 조선업계가 RG 때문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이에 대해선 '일언반구'도 없다는 것. 지식경제부나 금융권이 에에 대해 외면하고 있다는 하소연이다.

한 조선사 관계자는 "5월 달부터 RG가 발급이 안되고 있다"고 성토했다. 3척 수주했는데 국민은행만 한 척에 대해 발급해 줬을 뿐 은행들이 발급을 거부한다는 것.


다른 조선사 사정도 마찬가지다. 중견 조선사의 한 관계자는 "48척을 수주했는데 이가운데 11척만 RG가 발급받았다"면서 "수주를 해도 정작 RG가 없어 제대로 일을 할 수가 없다"고 하소연했다.

조선사들은 수출보험공사나 서울보증보험 및 민간 보험사들을 통해 보증서를 발급받는다. 이를 가지고 은행에서 RG를 발급 받았다. 하지만 지난 5월부터 '엎친데 덮친격'으로 보증서 마저 발급이 쉽지 않은 상황.

보증서를 어렵게 발급받더라고 은행권에서 RG를 발급하지 않는 경우도 태반이다. 조선업 경기가 침체 국면으로 접어들자 은행들이 보수적으로 돌아선 것. 여기에 신생 조선사들의 경우 은행의 신설자금 대출이 중단되면서 돈줄이 꽉 막힌 상태다.

조선사 관계자는 정부에 대한 서운함을 내비쳤다. 수출보험공사가 지식경제부 산하인 만큼, 정부가 나서서 이 문제를 풀어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그러면 자연스레 금융권에서도 RG발급에 우호적으로 나올 것이란 기대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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