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 금융위기, 기업에 가계까지 부실화 우려

머니투데이 문성일 기자 | 2008.11.18 14:31

김현아 건산연 박사 주장, "정부가 직접 유동성 지원 나서야"

IMF 외환위기 당시에는 기업 부실이 문제였지만, 현재의 글로벌 금융위기 상황에선 기업뿐 아니라 가계 부실까지도 우려된다는 지적이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 김현아 연구위원은 18일 국회 김영선 정무위원장 주최로 서울 여의도 국민일보 사옥에서 열린 '건설금융 위기극복을 위한 정책토론회'에서 '건설금융, 왜 위기인가'라는 주제발표를 통해 이 같이 밝혔다.

김 연구위원은 올 8월 말 현재 금융권 전체의 주택담보대출 잔액이 307조5000억원에 달하는데다, 가계의 금융자산 가치하락과 고용침체 지속 등의 영향으로 내수침체가 불가피한 상황에서 가계 부담이 크게 우려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1997년 외환위기 당시에서 기업 부실이 문제가 됐을 뿐, 가계에는 큰 문제가 없었지만 현재는 가계의 부채 부담이 적지 않다고 설명했다. 특히 주택 등 민간 건축시장에서 구매자인 가계의 부채 부담 증가는 구매능력 저하로 연계, 구매력 회복에 장기간 소요될 전망이어서 미분양 해소와 주택수요 정상화가 지연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금융기관들의 왜곡된 자금운용 구조도 현 금융위기를 초래하는데 한몫했다고 꼬집었다. 실제 예대율(예금대비 대출비율)은 올 상반기 기준으로 일본, 싱가포르 등 아시아 국가들이 70%인데 반해, 우리나라는 126.5%에 달하는 등 아시아에서 유일하게 100%를 넘는다.

이 같은 예대율 증가는 예금으로 조달할 수 없는 부족자금을 은행채, 양도성예금증서(CD) 등으로 조달한데서 비롯된 것으로, 가계에 대한 주택담보대출은 장기대출로 전환한 반면 금융기관들의 자금조달은 여전히 단기자금에 의존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때문에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1%포인트 인하했음에도 CD와 연동돼있는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면서 부동산가격 하락의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 연구위원은 "국내 부동산 관련 금융 부실화 가능성은 미국 등 선진국에 비해 매우 희박하지만, 실물경기 침체로 가계의 구매력 저하, 금융기관들의 신용경색에 따른 기업에 대한 자금공급 중단 등이 건설사 부도 등으로 현실화될 경우 금융기관도 부실 위험에 빠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건설사들의 부도 압박 심화가 현실화되면 업계 전반의 도미노 부도가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특히 10월 들어 부도업체수가 급증하고 있는데다 미분양 해소가 지연될 경우 시행사에 대한 자금대여나 일부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우발 채무인수 위험이 증가, 부도 도미노에 휩쓸릴 것으로 내다봤다.

김 연구위원은 "건설사에 대한 정부의 구조조정 프로그램 시행을 앞두고 경영위기를 모면하려는 무리한 자금조달 수요가 증가되고 있고, 특히 연말 신용평가 조정을 앞두고 위기감만 가중되고 있다"고 밝혔다.

따라서 그는 "정부가 밝힌 2조원의 미분양 매입 자금으론 1만가구를 사들이는데 그치는데다, 조건마저 까다로워 건설사의 단기간 유동성 확보에 도움이 안된다"며 "금융기관들을 통한 만기연장 조치 역시 정상적 자금조달이 어려운 금융기관으로선 한계가 있기 때문에 결국 정부가 직접적인 유동성 지원에 나서는 방향으로 정책을 선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그는 주택 건설경기 회복시기와 관련, 내년 상반기 금융시장이 안정되고 하반기 실물경기가 회복될 경우 2009년 4/4분기 이후 회복될 수 있지만, 만약 하반기에도 실물경기가 회복되지 못한다면 부동산값 하락폭은 확대돼 주택경기 회복시기도 2010년쯤으로 지연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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