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고· 멜라민 파동…대일 수출 '호기' 잡았다

머니투데이 양영권 기자 | 2008.11.18 11:49
#장면 1. 한국무역협회가 지난달 21일과 22일 일본 오사카에서 개최한 '한국상품전시상담회'에는 예상을 뛰어넘는 성황을 이뤘다. 이번 행사에서는 한국 기업 60개사가 일본 바이어 632명과 총 4890만달러어치의 수출 상담을 벌였다. 지난해 개최했던 동일한 행사에서 3600만달러 수출 상담을 벌였던 것과 비교하면 35.8%나 늘어난 실적이다.

#장면 2. 지난달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이 판매된 수입차 브랜드는 693대를 판매한 일본 혼다자동차였다. 그러나 이같은 매출은 전달보다 무려 46.7%나 감소한 실적이다. 감소율은 주요 수입차 브랜드 가운데 가장 높았으며 평균(-23.4%)의 2배에 가까웠다.

엔화 가치 급등과 멜라민 파동 등으로 만성적인 적자를 보이고 있는 일본과의 무역에 변화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수입이 점차 둔화될 조짐을 보이는 반면 수출은 호조세를 이어가는 것이다. 정부는 만성적인 대일 무역적자를 줄일 수 있는 '호기'라고 보고 대응책을 마련하고 있다.

17일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달 일본으로의 수출은 24억7100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4.6% 증가했다. 반면 같은달 일본에서의 수입은 51억2600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1.2% 줄었다. 일본에서의 수입이 감소한 것은 지난해 9월(-5.9%) 이후 처음이다.

당장 중국산 농약 만두, 멜라민 유제품 파동으로 일본에서 안전제품에 대한 선호 현상이 확산돼 한국산 농수산품이 수혜를 입고 있다. 농수산물 유통공사에 따르면 지난 9월 일본으로의 농수산물 수출은 지난해 같은 달보다 14.0% 증가했다.

농수산물유통공사 도쿄 지사의 김영표 과장은 "일본 소비자들은 보수적이기 때문에 식품의 안정성을 무척 중요시한다"며 "최근 한국산을 찾는 소비자가 늘고 있는 것을 볼 때 10월 이후 일본 수출 실적도 지속적으로 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정부에서도 농수산물 수출보험 인수를 확대하고 한국 식품 전시회를 개최하는 등 멜라민 파동을 수출 확대로 이용하기 위한 다각도의 대책을 마련 중이다.


식품 이외에도 최근 엔화 가치 상승으로 소비재와 일부 자본재의 일본 수출도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원/엔 평균 환율(원/100엔)은 8월 953.02원에서 10월 1327.10원으로 가파르게 상승했다. 2개월간 원/엔 환율 상승률은 39.25%로 원/달러 환율 상승률 27.39%보다 훨씬 높았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 수출 품목의 경쟁력이 높아지는 대신 일본 제품 수입 부담은 커졌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코트라)는 최근 일본 대기업 바이어들을 인터뷰한 결과 이들은 엔고가 유지될 경우 한국산 기계류와 자동차 부품, 무선통신 기기의 일본 수출이 약 5∼15%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고 밝혔다.

수입의 경우에도 설비투자용 자본재나 자동차, 식품과 같은 사치성 소비재의 경우는 크게 억제될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바이어들은 기계, 전기전자, 자동차 생산에 필요한 부품소재 품목은 수입을 줄이기 힘들어 대일역조 현상이 다소 심해질 것으로 내다봤다.

지식경제부 관계자는 "우리로서는 엔고와 멜라민 파동으로 대일 무역적자를 줄일 수 있는 호기가 찾아왔다"며 "내년 초쯤 되면 그 효과가 가시적으로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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