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가 "이젠 블루칩 사들일 때"

머니투데이 홍혜영 기자 | 2008.11.17 10:50
- 주식 '大바겐세일'중… S&P500 61% 'PER 10 이하'
- 버핏 등 투자대가 "블루칩 사들이기 시작"
- 싼 주식, 잘 골라 분할매수…월가가 주목한 종목은


↑ 워런 버핏
가치투자의 대가인 워런 버핏은 주가가 폭락한 지난 3분기에 에너지 관련 주식을 대량으로 사들였다. 주가가 지난 2002년 약세장 이후 최저로 떨어졌으니 버핏이 '주식 쇼핑'에 나설 만도 하다.

버핏처럼 살 돈만 있다면야 최근의 폭락장은 일생에 몇번 올까 말까한 '대바겐세일' 기회다.

16일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제는 블루칩(우량주)을 사들일 때"라며 "투자 뉴스는 여전히 우울한 소식들 뿐이지만 개별 종목들 가운데는 장기적으로 투자할 만한 주식이 많다"고 전했다.

◇ 잘고른 블루칩, 분할매수 해야= S&P500 주식 가운데 3분의 1 가량이 10년전보다도 낮은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 또 JP모간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주가수익배율(PER)이 10배 이하인 기업은 61%로, 1980년대 이후 가장 많다.

이 신문은 "금융 주택건설 자동차 등의 산업은 주가가 그만큼 낮아질 만한 이유가 있지만 다른 주식들은 외부 요인 때문에 역사적으로 낮은 가치로 떨어졌다"고 밝혔다.

블루칩인 보잉, IBM, 다우케미칼, 월트디즈니 등은 PER이 한 자리수에 불과하다. 시스코시스템, 인텔 등의 PER은 전체 S&P500 PER과 비슷한 11.6배 정도다.

투자자문사인 호칸슨어소시에이트의 닐 호칸슨 회장은 "약세장은 당신에게 최상의 회사를 프리미엄 없이 살 수 있는 기회를 준다"고 말했다.

문제는 최상의 회사가 어떤 것인지 잘 골라야 한다는 것이다. 싸다고 무턱대고 살 수는 없다. 호칸슨 회장은 "이런 시장에선 당신의 선택 중 10~20%는 틀릴 수 있다"며 "한꺼번에 많은 주식을 사기 보다는 양을 정해 두고 분할매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순익과 매출이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면 겉으로 보기에 아무리 싸 보이는 주식이라고 사실은 비싼 것일 수 있다. 또 시장이 지난 1970년대처럼 장기간 침체로 들어선다면 앞으로도 수년간 밸류이에션이 낮을 수 있다.

JP모간의 주식 스트래티지스트인 토마스 리는 "실적 전망은 거대한 불확실성의 그림자"라며 "이번 침체가 얼마나 깊이, 오래 갈지 모른다. 실적 바닥이 어디인지도 알기 어렵다"고 말했다.

◇ 월가 큰손들이 사모으는 주식은 = 그럼에도 일부 투자전문가들은 주식을 조금씩 사모으고 있다. 레드 그래닛 자문사의 데이비드 바우먼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미지근한 정도의 경기 회복 이상은 기대하지 않는다"면서도 "하지만 우리에겐 바겐세일 기회를 이용할 안전판이 있다"고 밝혔다.

레드 그래닛은 현재 고객 자산 중 20% 이상을 현금으로 보유하고 있다. 바우먼 매니저는 "우리는 지난달부터 현금을 전략적으로 투자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특히 약국체인점 '월그린'을 주목한다고 밝혔다. 월그린은 약국시장 포화상태를 우려한 매도세로 주가가 급락했다. 월그린의 주가는 지난 2002년 10월 약세장 때보다 29%, 10년전보다는 9% 하락했다. PER은 10배 정도다.

바우먼은 "월그린은 산업내 선두업체"라며 "생물학 약품 판매와 보험 시스템 변화의 수혜주가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FIM그룹의 최고투자책임자(CIO)인 폴 수더랜드도 블루칩을 사들이고 있다. 그는 "블루칩들이 이 정도로 싸질 것이라고 생각지 못했다"며 제너럴일렉트릭(GE)을 그 중 하나로 꼽았다.

수더랜드는 "자회사인 GE캐피털에 대한 우려가 있지만 이는 오히려 매수 기회를 만들어줬다"며 "GE캐피털과 상관없이 다른 자산들의 가치는 분명하다"고 자신했다. GE의 주가는 지난 2002년 약세장 이후 29%, 10년전보다는 45%나 떨어졌다. PER은 8배에 불과하다.

이밖에 에너지, 인프라스트럭쳐 관련주를 주목한다고 덧붙였다. 수더랜드는 재생에너지와 관련된 화학소재업체 듀폰을 매수하고 있다고 밝혔다. 듀폰은 배당 수익이 연 6%에 가까운 데다 주가가 10년 전보다 54%, 2002년의 저가보다는 29% 하락한 상태다. PER은 9배를 밑돈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베스트 클릭

  1. 1 노동교화형은 커녕…'신유빈과 셀카' 북한 탁구 선수들 '깜짝근황'
  2. 2 '황재균과 이혼설' 지연, 결혼반지 뺐다…3개월 만에 유튜브 복귀
  3. 3 "밥 먹자" 기내식 뜯었다가 "꺄악"…'살아있는' 생쥐 나와 비상 착륙
  4. 4 "당신 아내랑 불륜"…4년치 증거 넘긴 상간남, 왜?
  5. 5 1년 전 문 닫은 동물원서 사육사 시신 발견…옆엔 냄비와 옷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