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투 업계, 돈줄이 말랐다

더벨 정호창 기자 | 2008.11.17 09:14

3분기 투자조합결성액, 전년동기대비 31% 감소

이 기사는 11월16일(16:07) 머니투데이가 만든 프로페셔널 정보 서비스 'thebell'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벤처캐피탈 업계의 올해 3분기 투자조합결성액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3이나 줄었다. 미국발 글로벌 신용경색의 여파가 국내 벤처캐피탈 업계까지 암운을 드리운 결과다.

더벨이 한국벤처캐피탈협회가 최근 발표한 '2008년 9월 벤처캐피탈 현황' 자료를 분석한 결과, 3분기까지 벤처캐피탈 업계의 투자조합결성금액(납입 기준)은 지난해 보다 31.1%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 들어 시장상황이 어려워지면서 투자자금 조달이 상반기까지 20% 줄어들긴 했지만, 3분기 들어 10%나 더 감소한 것이다. 3분기 들어 리먼브러더스 파산, 메릴린치 매각 등으로 촉발된 글로벌 금융 악재가 벤처캐피탈 업계의 '돈가뭄'을 더욱 심화시킨 셈이다.

코스닥 시장의 침체가 깊어지면서 투자기업의 코스닥 상장(IPO)이나 기업인수합병(M&A)을 통한 우회상장 등 주요 투자금 회수(Exit) 방법이 막히면서 투자자들이 벤처캐피탈 투자를 보류하거나 기피하고 있기 때문이다.



3분기 조합결성건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1.2% 줄었다. 그나마 조합당 평균 결성금액이 커지면서 조합결성금액은 31% 감소하는데 그쳤다. 저조한 3분기 실적으로 인해 9월말 누계 조합결성금액은 상반기(20.3%)보다 4%P 늘어난 24.3%를 기록했다.

투자재원 감소로 인해 벤처기업에 대한 신규투자액도 당연히 감소했다. 올 3분기까지 신규투자액은 전년동기대비 21.1% 감소했다.


3분기 들어 벤처캐피탈 업계에 '돈가뭄'이 심화된 현상은 창투사들의 모태펀드 출자조합 결성실적에서도 그대로 나타났다.

모태펀드 운용기관인 한국벤처투자는 지난 5월말 '2008년 1차 출자사업' 대상으로 13개 조합을 선정하고, 970억원의 지원을 확정했다. 선정된 창투사들은 8월말까지 모태펀드 출자액을 제외한 나머지 자금을 펀딩해 조합결성을 완료하도록 돼 있다.

하지만 금융시장 경색으로 마땅한 출자자를 구하지 못해 해당 창투사들은 조합 결성에 애를 먹고 있다. 결성시한인 8월말까지 조합결성에 성공한 창투사는 1곳에 불과했다.

결국 한국벤처투자는 창투사들의 이런 고충을 감안, 조합결성시한을 올 11월말까지로 연기해 줬다. 그러나 16일 현재 조합결성을 완료한 창투사는 13곳 중 3곳에 불과하다. 일주일 밖에 남지 않은 시한을 고려할 때, 조합결성에 실패할 창투사가 나올 가능성도 크다.

김형수 한국벤처캐피탈협회 상무는 현 상황을 벤처캐피탈 업계가 고사될 지도 모를 '위기 상황'으로 진단했다.

그는 "세계적 금융위기로 인해 투자자들이 벤처캐피탈 투자를 위험자산 투자로 인식해 기피하고 있는 것이 펀딩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근본이유"라며 "큰손이라 할 수 있는 국민연금이 올 들어 전혀 투자를 하지 않고 있고, 군인공제회나 교원공제회 등 다른 연기금들도 벤처펀드 출자를 중단한 상태"라고 전했다.

이어 그는 "이런 상황을 감안해 최근 모태펀드가 올해 2차 사업 선정에서 전보다 출자규모를 10% 늘렸지만 역부족인 상태"라며 "정부 차원의 특별대책 마련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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