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20 정상회의, '美+달러화'의 한판승?

머니투데이 엄성원 기자 | 2008.11.16 16:47

신브레턴우즈체제도 금융감독 강화도 소득 없어

14, 15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G20 금융정상회담이 미국의 의도대로 막을 내렸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AFP통신은 회담에 앞서 신(新)브레턴우즈 체제 창설 목소리를 높였던 유럽 정상들이 정작 회담에서는 제 목소리를 내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과 고든 브라운 영국 총리,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등은 회담에 앞서 2차 세계대전 이후 이어져온 미국 중심의 브레턴우즈 체제를 신브레턴우즈 체제로 대체해야 한다고 강조해왔다.

↑ 15일 (현지시간) 워싱턴에서 열리고 있는 G20 정상회담에서 부시 미국 대통령(중앙)을 중심으로 각국 정상이 단체촬영을 위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워싱턴=AP/뉴시스
하지만 유럽 지도자들은 회의에선 세계 자본주의 체제에 대한 근본적인 개혁 요구를 자제했다.

G20 회담 참석을 위한 출국에 앞서 2차 세계대전 이후 세계 기축통화 역할을 해왔던 달러화가 더이상 같은 역할을 수행할 수 없다는 것을 알리기 위해 워싱턴으로 떠난다는 의미심장한 출사표를 던졌던 사르코지 대통령은 신자본주의 발언을 자제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이번 회의에서 사르코지 대통령과 긴밀히 협조할 것으로 알려졌던 브라운 영국 총리도 IMF와 세계은행의 개혁 필요성만을 역설하는 것으로 발언 수위를 한단계 낮췄다.

더욱이 앞서 브레턴우즈 체제를 대신할 새로운 국제금융질서가 수개월 안에 만들어져야 한다고 주장했던 메르켈 총리는 회의 결과에 '대단한 성공'이라는 만족감을 표시했다.


이번 회의에서 국제금융시스템 재편을 촉구할 것이라고 밝힌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대통령 역시 회의 결과에 대체적인 만족감을 표시했다.

이처럼 한껏 날을 세웠던 유럽 정상들이 다소 무기력한 모습을 보이면서 새로운 국제금융질서 체제는 커녕 글로벌 금융사, 헤지펀드, 파생상품 등에 규제·감독 기능 강화 등 당초 기대됐던 결실도 얻어지지 않았다.

이와 관련, 워싱턴에 소재한 허드슨연구소의 선임 연구원인 다이애나 퍼치고트-로스트는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이 스스로를 옭아맬 수 있는 어떤 형태의 규제 체제 설립에도 협조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조시 부시 전 대통령 시절 경제자문위원회(CEA) 의장을 지낸기도 한 퍼치고트-로스는 이어 사르코지 대통령, 브라운 총리 등이 이번 회담에서 미국의 영향력을 제한할 수 있는 국제적 집행 체제 설립를 주장했을 수도 있고 부시 대통령이 이에 원칙적으로 합의했을 가능성도 있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원칙적 수준일 뿐이라고 덧붙였다.

세계식량기구(FAO)의 이코노미스트 로버트 부루스카 역시 G20 회담에서 글로벌 금융사, 헤지펀드 등을 규제할 수 있는 구체적 대책이 도출되지 못했다며 이는 미국의 승리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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