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세계 경제 파워쉬프트 주도"

워싱턴=송기용 기자 | 2008.11.16 17:17

G20 금융정상회의 15일 폐막...'역사적 권력이동' 의미

- 이명박 대통령, 금융위기 극복 'MB 구상' 제안
- "보호무역 규제" 등 MB 제안 공동선언문에 채택돼
- 한국, 선진국과 신흥국 협력을 끌어내는 '조정자'로 부상


글로벌 금융위기 타개 방안을 모색한 G20 금융정상회의가 15일(현지시각) 막을 내렸다. 미국 워싱턴에 모인 각국 정상들은 금융시장 개혁을 위한 5대 원칙과 47개 중단기 실천계획(Action Flan)을 담은 공동선언문을 채택했다.

선언적 수준의 공약에 불과하다는 비판도 있지만 이해관계가 상반된 주요국들이 합의점을 찾았다는 것 자체가 금융위기 극복의 첫 걸음을 내딛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는 지적이다.

특히 그동안 G7 즉 서방선진 7개국이 독점적으로 처리하던 국제 현안을 신흥국이 포함된 G20에서 처음으로 논의한 '히스토릭 파워 쉬프트'(Historic power shift 역사적 권력이동)'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게다가 한국이 영국, 브라질과 함께 3개국으로 구성된 G20 의장국단으로 이 같은 '파워 쉬프트'를 주도해 신흥국의 대표주자로 발돋움 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李대통령, 금융위기 극복 MB구상 제의= 이번에 개최된 G20 회의는 1930년대 대공황 이후 최대의 위기인 글로벌 금융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세계의 주요 20개국이 참여하는 최상위 회의다.

이런 자리에서 이 대통령은 금융위기 극복을 위한 'MB 구상(Initiative)'을 제안해 국제적 리더십을 과시했다. MB구상은 △보호무역주의 확산 반대 △실물경제 회복을 위한 국제공조 △신흥국에 대한 금융지원 확대 △국제금융체제 개선을 골자로 하는 4대 구상과 이를 구체화하기 위한 7대 과제로 이뤄졌다.

7대 과제 중 이 대통령이 줄기차게 요구한 신흥국에 대한 유동성 지원, 국제통화기금(IMF), 세계은행 등 국제금융기구의 재원확충 등이 공동선언문에 정식 의제로 채택됐다. 브라질, 러시아, 인도 등 G20 회원국은 물론 G20에 포함되지 못한 약소국의 입장을 대변해 결과물을 끌어낸 것이다.


특히 이 대통령이 단독 제안한 "무역 및 투자와 관련해 더 이상 새로운 장벽을 만들지 않는다는 ‘규제동결(Stand-Still)선언’에 동참해 달라"는 요구가 선언문에 포함됐다.

이 대통령은 기조발언을 통해 "최근 어려운 경제여건을 기화로 보호무역주의가 확산될 경우 세계 경제가 더욱 침체에서 헤어나기 힘들고, 특히 경제적으로 취약한 신흥국들이 더 큰 피해를 입을 우려가 있다"며 규제동결 선언을 촉구했는데, G20 참가국들이 향후 1년간 새로운 무역 및 투자 장벽을 신설하지 않기로 한 것이다.

◇한국, 선진국과 신흥국의 '조정자'로 부각= 이 대통령은 G20 금융정상회의를 마친 뒤 한국 기자단과의 설명회를 갖고 "G20 회의가 예상보다 성공적으로 끝났다"고 말했다. "미국과 유럽, 아시아의 견해가 다르고, 선진국과 신흥국의 생각이 달라 합의점을 찾기가 상당히 어려울 것으로 우려했는데, 다행히 성공적으로 끝났다"고 털어놨다.

이 대통령은 "그동안 G7 등 서방 선진국들이 독점적으로 처리하던 중요 과제를 (신흥국이 포함된) G20 회의에서 합의점을 찾았다는 것에 대해 모든 국가들이 금세기 국제사회에서 가장 중요한 일이 이뤄졌다고 평가하고 있다"고 회의 분위기를 전했다. 그러면서 "한국이 국제무대에서 1세기에 한번 있을까 말까 한 중대한 역사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된 것은 큰 의미가 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실제로 한국은 이번 회의에서 신흥국에 대한 유동성 지원, 보호무역 장벽 동결 등을 주도하면서 신흥국의 대표주자로 부상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영국, 브라질과 함께 내년 4월 말까지 개최하기로 한 제2차 G20 정상회의의 의장국단으로 선정된 것은 이 같은 평가에 무게를 실어준다.

이른바 '트로이카'로 불리는 G20 정상회의 의장국단은 워싱턴 회의에서 합의된 사항을 실질적으로 조정하고 제2차 G20 회의에 제출할 안건을 만드는 등 금융위기 극복을 주도할 일종의 태스크포스 팀이다. 한국은 2010년 G20 재무장관회의 의장국 자격으로 포함됐다.

이동관 청와대 대변인은 "한국이 선진국 중심으로 이뤄져온 국제 금융질서 아래서 신흥국을 대표하고 선진국과 신흥국의 협력을 끌어내는 '조정자(mediator)' 역할을 충실히 해 역사적 성과를 끌어냈다"고 이번 G20 회의의 결과를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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