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벤처 "해외서 불황 탈출구 찾는다"

성연광 기자 | 2008.11.18 11:00

한컴 등 해외서 활로찾기 '고심'...환율평가 이익은 '덤'

경기불황 여파로 IT 벤처업계도 어느 때보다 어려운 한해를 보내고 있는 가운데, 해외시장에서 돌파구를 찾는 벤처기업들이 늘고 있다.

해외 시장 역시 현재 녹록한 형편은 아니지만, 환율상승에 따른 가격 경쟁력을 무기로 지금의 '위기'를 '기회'로 활용해보자는 움직임이 일고 있는 것이다.

지난 2004년 대우통신 오토PC 사업부 인력들이 주축이 돼 설립된 모바일어플라이언스. 이 회사는 국내보다는 오히려 해외시장에서 통하는 내비게이션 전문업체다.

이 회사는 전체 매출액 중 80% 가량을 해외에서 벌어들인다. 유럽의 유명 자동차 전문기기업체인 보쉬 블라우풍트와 전자출판업체인 아이퍼블리시 등이 이 회사의 주된 고객사다.

모바일어플라이언스는 지난해에만 약 50만대(540억원) 규모의 내비게이션을 유럽에 수출했다. 올해 10월 말에는 누적 수출규모가 100만대를 넘어섰다. 국내 시장에 안주하지않고 2004년부터 일찌감치 유럽시장에 눈을 돌려 ODM 시장을 적극 공략한 덕분이다.

특히 이달에는 카메라를 통해 실시간으로 보이는 도로와 지형을 이용해 길을 안내해주는 비디오 내비게이션을 세계 최초로 개발, 보쉬 블라우풍트에 공급하는 성과도 거뒀다.

이를 통해 단일 품목만으로 1000만 달러 규모가 팔려나갈 것이라는 게 회사측 기대다.

또 일본 유명 카오디오업체인 캐노드社와 계약을 맺고, 내년부터 일본 내비게이션 시장에도 선을 보일 계획이다.

이재신 모바일어플라인스 공동대표는 "유럽 등 해외 시장은 유통시장이 제대로 정비돼 있어 국내에 비해 안정적인 수익을 확보할 수 있는데다, 최근 환율인상 여파로 인한 평가 이익도 꽤 짭잘하다"며 "내년에 일본시장이 잘 풀리면 엔화가치 상승에 따른 반사이익도 톡톡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대표적인 토종 SW기업인 한글과컴퓨터도 올들어 해외시장으로 적극 눈길을 돌리고 있다. 사실 이 회사가 해외 씽크프리 사업을 시작한 것은 지난 2004년부터지만, 정작 성과는 초라했다. 그러나 올해 넷북 등 모바일 기기시장 확대와 더불어 해외 모바일 오피스 시장에 사활을 걸기 시작했다.


무엇보다 올해 인텔, 퀄컴, ARM 등 모바일 칩셋 3대 메이저와 잇따라 손을 잡은 게 성과다.

인텔과는 아톰 프로세서 기반의 모바일 컴퓨팅 기기용 운영체제 '아시아리눅스 모바일 미디눅스 에디션'과 오피스 애플리케이션인 '씽크프리 모바일' 개발에 참여하고 있으며, 내년 1분기 중 퀄컴의 모바일 컴퓨팅기기용 칩셋인 '스냅드레곤' 버전 씽크프리도 내놓을 계획이다.

이를 통해 노트북에서 휴대용 기기까지 다양한 분야로 모바일 오피스 시장을 확대할 수 있는 교두보를 마련했다는 평가다.

지난달에는 일본 후지쯔와 계약을 맺고, 홍콩과 싱가포르, 중국 등지에 판매되는 후지쯔의 넷북 사양에 '씽크프리'를 기본 탑재하는 기염도 토했다. 이를 통해 한컴은 연간 10만대 이상의 후지쯔 넷북에 씽크프리가 탑재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회사측은 "올해 IT 주요 플랫폼 기업들과 손을 잡는데 집중했다면 이를 기반으로 내년부터는 2010년까지는 본격적인 매출이 발생하게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기술 라이선스로 해외시장을 뚫으려는 벤처기업도 있다.

보안 SW업체인 유넷시스템은 최근 글로벌 사무기기업체인 리코사에 자사의 보안솔루션 기술을 수출했다. 리코사는 현재 검증테스트가 마무리되는대로 미주 지역에 판매될 디지털복합기에 이 기술을 적용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국내 보안업체들이 해외지사를 설립해 직접 제품영업에 나섰다가 실패한 대부분의 사례와는 대조적으로, 틈새시장을 적극 겨냥하는 우회전법을 선택한 셈이다.

이 회사 심종헌 대표는 "현재 또다른 해외 유수 복합기 회사에서도 제안이 들어온 상태"라며 "단순한 제품 판매가 아니라 지속적인 로열티 수입까지 확보할 수 있는 모델로 자리잡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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