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펀드' 8년만에 부활..시장 살릴까?

머니투데이 서명훈 기자 | 2008.11.13 17:21

금융회사 참여가 관건… 수익률 높이기도 숙제

금융위원회가 8년여 만에 채권투자펀드를 다시 꺼내 들었다. 이름은 ‘채권시장안정펀드’로 바뀌었지만 조성 규모나 구조가 '판박이'다. 국내 채권시장이 2000년 이후 가장 심한 홍역을 앓고 있다고 판단한 탓이다.

이번 조치가 채권시장 정상화에 큰 도움이 될 거라는데 이견은 없어 보인다. 하지만 금융회사들이 유동성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에 선뜻 채권시장안정펀드에 참여할지 여부는 미지수다.

◇'채권시장안정펀드 '왜 나왔나= 회사채 시장 마비로 기업들의 자금난이 좀처럼 해소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은행이 대출만기를 연장하고 신규 자금을 지원해줘도 회사채 시장에서 자금조달이 이뤄지지 않으면 기업들의 연쇄도산을 막기가 쉽지 않다. 은행의 대외채무 지급보증과 외화유동성 공급 등으로 당장 급한 불은 껐다는 인식도 깔려있다. 은행이 유동성 위기를 넘긴 만큼 적당히 물꼬만 터준다면 금융시장 전체가 안정을 되찾을 수 있다고 정부는 보고 있다.

최근 회사채 시장은 정부가 두 팔을 걷어 부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증권업협회에 따르면 지난 10월 초 회사채 거래가 3조25억원에 그쳤다. 올 들어 최고치를 기록했던 지난 3월 7조2724억원과 비교하면 절반 수준에도 못 미친다. 회사채 발행물량 역시 1조6084억원으로 최고치와 비교하면 5조원 가까이 감소했다.

금리도 여전히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한은이 두 차례 기준금리를 낮췄지만 회사채(AA-) 3년물 금리는 지난달 중순부터 8%대를 웃돌고 있다. 이러면 회사채에 발행에 성공한다 해도 고금리 부담을 피할 수 없다. 특히 최근 신성건설의 법정관리 신청 등으로 회사채 시장이 더 얼어붙을 조짐을 보이고 있다. 건설사의 연쇄 도산을 걱정하는 목소리가 줄어들지 않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어떻게 운용되나=금융위는 채권시장안정펀드를 10조원 규모로 조성한다는 큰 그림만 내놨다. 구체적인 운용계획이 나오기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금융회사와 산은을 통해 10조원을 조달한다는 계획이지만, 구체적으로 어떤 회사가 얼마나 참여할 것인지는 확정되지 않았다.

전광우 금융위원장은 "민간에서 운영하게 될 것이지만 참여회사와 운용회사는 결정되지 않았다"며 "구체적인 내용은 1~2주후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위는 다만 금융회사들의 활발한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 신·기보 등을 통해 신용을 보강하는 방안을 추진키로 했다. 채권시장안정펀드가 수익성과 안전성만 확보한다면 금융회사와 연기금 등이 참여를 꺼릴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투자대상은 민간자금으로 조성되는 펀드임을 감안, BBB+이상의 신용등급 채권으로 제한된다. 신용등급만 확보된다면 은행채는 물론 여전·할부채·프라이머리CBO 등에도 투자할 수 있다. 특히 회사채펀드의 환매요구가 증가할 경우 펀드의 회사채를 매입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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