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역금융 축소에 중소기업 고충 가중

머니투데이 이새누리 기자 | 2008.11.13 16:59
글로벌 금융위기가 실물경제로 번지면서 세계 무역금융시장이 얼어붙고 있다. 세계무역기구(WTO)에 따르면 전 세계적으로 수출입에 필요한 자금조달에 차질이 빚어지면서 무역금융에서 250억달러의 유동성이 부족한 것으로 분석됐다.

외화유동성 위기에 처한 국내 시중은행들도 무역금융을 축소하면서 돈가뭄에 시달리는 중견·중소기업들의 고충이 가중되고 있다. 정부와 한국은행이 수출입금융에 160억 달러를 공급키로 한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13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10월말 기준 시중은행의 매입외환 규모는 224억 달러로 지난달보다 38억 달러 감소했다. 같은 기간 수입유산스 개설 규모도 264억 달러 수준으로 9월말보다 15억 달러 줄었다.

이 같은 현상은 지난 9월 중순 리먼브러더스 사태 이후 나타나기 시작했다. A은행 관계자는 "리먼 사태가 터진 9월 이후 무역금융 건수는 10%, 금액은 20%가 각각 줄었다"고 전했다.

전 세계적으로 신용경색이 심화되면서 국내 은행들의 자금 조달금리가 높아졌고, 외국은행의 거래 중단까지 겹쳐 상황이 더욱 악화된 탓이다. 종전에는 리보(LIBOR)에 80bp 정도만 얹어주면 됐지만 최근 가산금리는 300bp 수준까지 치솟았다.


뱅커스유산스(banker's usance) 개설도 덩달아 어려워졌다. 국내 수입업체가 당장 대금을 지급할 수 없을 때 국내 은행이 해외 수출업체에 지급보증을 해주는 일종의 신용장인데, 여태껏 자금을 메꿔주던 해외 은행들이 유동성 악화로 두 손을 든 탓이다.

이로 인해 자금 구하기가 마땅치 않은 중소 수출입 업체들이 큰 타격을 입고 있다. 대기업의 사정은 그나마 낫다. 어느 정도 신용이 보장되고 교섭력을 갖추고 있어 자체적으로 쉬퍼스 유산스(shipper's usance)를 개설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은행이 지급보증을 서는 대신 해외 수출상이 대금지급을 유예해주는 방식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은행으로서도 우선 도와주고 싶은 마음이 먼저 들지만 부실이 뻔히 보이는 중소기업도 많다"며 "자칫 밑 빠진 독에 물붓기가 될 수 있어 고민이 많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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