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0억불 '긴급투입'..경제 버팀목 지원

머니투데이 임동욱 기자 | 2008.11.13 17:43
13일 정부와 한국은행이 수출입금융에 160억달러를 긴급 수혈키로 한 것은 외화자금 부족으로 우리 기업들의 수출이 막히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다. 글로벌 금융위기로 교역조건이 악화되고 있는 상황에 우리 경제의 견인차 역할을 하고 있는 수출 기업들을 더 이상 수렁에 빠지게 할 수 없다는 당국의 절박함이 깔려있다.

한은은 그동안 내수 경기가 악화돼도 성장의 버팀목인 수출만큼은 문제가 없을 것이라는 시각을 견지했다. 하지만 수출증가율이 9월 28.2%에서 10월 10.0%로 뚝 떨어지는 등 상황이 생각보다 심각해졌다. 수출성장세에 강한 믿음을 보였던 이성태 한은 총재가 "연초에는 선진국 수출이 약화됐으나 최근에는 신흥시장국 수출의 성장세마저 약화되고 있다"며 "반도체, 컴퓨터, 자동차 등 주력 수출품까지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우려할 정도다.

교역조건도 최악이다. 한은에 따르면 올해 3분기 순상품교역조건 지수는 78.0으로 통계작성을 시작한 1988년 이후 최저수준으로 떨어졌다. 순상품교역조건지수는 한 단위 수출대금으로 수입할 수 있는 물량을 의미한다. 이 지수가 78.0이라는 것은 동일한 물량의 수출로 2005년에 100개를 수입할 수 있었다면 지난 3분기에는 78개만 수입할 수 있다는 뜻이다. 원재료를 해외에서 수입해 다시 수출을 해야 하는 우리나라의 상황에서 그만큼 기업들의 원가 부담이 커진 것으로 볼 수 있다. 세계 경기침체로 수출이 어려운 마당에 무역금융을 위한 외화자금 부족으로 수출길이 막혀버리는 '설상가상'의 상황이 벌어졌다.


그나마 대기업은 자체 신용과 자금을 이용해 해외 거래를 이어갈 수 있다. 중소기업의 처지는 어렵기만 하다. 재무적 기반이 취약한 만큼 줄도산이 발생할 수 있는 최악의 상황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러면 부실채권이 증가해 시중은행들의 건전성이 훼손되는 악순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

당국은 이번 조치로 일단 수출기업들의 어려움이 상당 부분 완화될 것으로 기대했다. 관건은 오는 17일부터 공급될 외화유동성이 얼마나 신속하고 정확하게 수출기업들에게 전달되느냐다. 자금을 수혈 받은 은행들이 자금 집행을 미루거나 다른 곳에 전용하면 이번 조치가 '빛 좋은 개살구'로 퇴색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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