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펀드수수료는 곁가지 문제인데 왜…"

머니투데이 이승제 기자 | 2008.11.13 13:47

증권·자산운용업계 "하필이면 왜 이때" 반발 거세져

증권·자산운용업계가 금융당국에 대해 섭섭한 심정을 감추지 않고 있다. 금융감독원에서 펀드 판매 수수료 인하를 강력 요구하고 있는 가운데 업계에서는 "시장 회복을 위한 최우선 과제를 제쳐두고, 곁가지에 매달리나"는 볼멘 소리가 나오고 있다.

A 자산운용사 고위 임원은 13일 "펀드 판매수수료 문제는 사실 시장 악화에 따른 결과"라며 "글로벌 금융위기에 따라 펀드 실적이 급격히 나빠졌고, 이에 따라 수수료 논란이 확대됐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은행 건전성 강화, 건설사 구조조정 등 최우선 과제에 집중할 시기"라며 "금융당국이 지나치게 인기 영합주의적 성향을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B 자산운용사 대표는 "금융당국은 주로 은행과 증권사의 판매 보수에 대해 인하를 요구하고 있지만, 지금처럼 대립구도를 만들어 몰아치면 펀드시장에 대한 인식이 나빠질 수밖에 없다"며 "자칫 펀드 시장이 위축된다면 그 책임을 누가 질 것인가"고 반문했다.

증권사들의 반발도 거세다. C 증권사 리서치센터장은 "판매 보수 인하는 금감원에서 지속적으로 요 구했던 사항인데, 증권사 실적이 크게 악화되고 지금 인하를 강요할 시점인지 의문스럽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금융당국이 선명성 강조 전략을 펼치고 있는데, 결국 증권사가 희생양이 되는 것 아니냐 "고 우려했다.


증권업계는 금융당국의 '타이밍'을 문제삼고 있다. 증시가 활황세를 유지했던 지난해와 올 초에 지금처럼 인하를 강력 요구했다면 판매보수 인하를 위한 여지를 갖고 있었겠지만, 지금은 실적 급락으로 여의치 않다는 얘기다.

D 증권사 관계자는 "금감원은 '우리파워인컴펀드'(우리CS자산운용)의 불완전판매 문제가 불거지자 기다렸다는 듯 판매수수료 인하를 요구하고 있다"며 "다그치는 것보다는 업계 자율적으로 수수료 문제를 풀어가도록 자연스럽게 유도하는 유연함이 아쉽다"고 꼬집었다.

역으로 금융당국의 자성을 촉구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E 증권사 임원은 "미래에셋자산운용의 '인사이트펀드'는 사실 상품 허가를 받는 과정에서 논란이 됐던 상품"이라며 "금융당국이 본연의 임무인 '감독'을 보다 철저하고 엄격히 했더라면 현재 불거지고 있는 펀드 시장의 여러 문제들을 사전 제어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인사이트펀드의 경우 국내 최초의 글로벌 자산배분형 상품인데, 사모가 아닌 공모 펀드에 이처럼 '파격적인 자유'를 허용하는 예는 해외에서도 드물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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