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걷고 달려들라"…이규성 前장관 '경제훈수'

머니투데이 조철희 기자 | 2008.11.13 10:33

민주당 포럼서 강연 "외환위기 극복 교훈 삼아 현 위기 대응해야"

▲이규성 전 재경부 장관
지난날 외환위기 극복의 경험을 교훈삼아 오늘날의 경제위기에 대응하자는 목소리가 나왔다.

외환위기 극복을 위해 국민의 정부가 현장 중심의 대책을 철저하게 추진했던 것처럼 이명박 정부도 보다 적극적인 현장 정책을 취해야 한다는 것.

외환위기로 온나라에 주름이 들었던 지난 1998년, 국민의 정부 초대 재정경제부 장관을 지내며 위기극복을 진두지휘한 이규성 전 장관(코람코 자산신탁 회장)이 13일 정치권에 이같은 목소리를 전했다.

이 전 장관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민주당 민주정책포럼에 강연자로 나서 '한국의 1997년 외환위기와 지금의 세계적 금융위기'를 주제로 강연하며 최근의 경제위기 상황을 돌파하기 위한 대안들을 제안했다.

이 전 장관은 우선 "와인 마시면서 회의를 하는 등 고상한 얘기나 하면서 위기 문제를 처리할 시기가 아니다"고 현 정부를 꼬집었다.

그는 "팔을 걷어붙이고 달려들어 원인과 대책을 철저히 확인하고 점검해야 한다"며 위기대처를 위한 적극적인 태도를 주문했다.

특히 외환위기 극복의 성공요인으로 김대중 전 대통령의 리더십을 꼽으며 김 전 대통령이 노사정위원회나 재벌총수와의 대화를 통해 고통분담을 실행, 극복의지를 결집시켰던 점을 강조했다.

또 "당시 사회안전망이 허술한 가운데 김 전 대통령은 최소한 실업자들이 먹고 입고 자녀교육은 시킬 수 있도록 하라고 지시해 재정지출 확대의 목표를 실업대책에 두고 일거리를 만들기 위한 사회간접자본(SOC) 투자 등을 확대했다"며 당시 추진했던 주요정책을 회상했다.

이어 "위기 때 가장 고통받는 것은 취약계층이기 때문에 인턴제를 확대하거나, 중소기업을 도와주거나, 고학력 미취업자에 대한 지원을 강화하는 등 이런 쪽에 재정지출을 늘리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다만 "경기확장 정책은 경상수지가 적자로 가지 않는 범위내에서 집행해야 한다"며 "안전하게 경제를 운영하려면 최소한 경상수지가 적자를 내지 않는 범위에서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어차피 우리는 자원·에너지 집약경제에서 자원·에너지 절약적 지식기반 경제로 전환해야 하는데 여기에 대한 인프라에 투자하는 것이 성장 잠재력에도 도움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13일 열린 민주당 민주정책포럼

그는 "국제금융체제가 요동치는 상황에서 우리의 이익을 반영하려면 세계주요20개국(G20) 같은 국제공조체에 참여할 수 있도록 여야를 막론하고 도와야 한다"며 국제적인 협력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아울러 "주요국들과 통화 스왑을 확대하는 등 달러 유동성 확보하며 '보호주의'(Protectionism)로 회귀하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특히 강연 말미 "지금처럼 비상한 시기에 신속하게 대응하려다 보면 약간의 실수도 있을 수 있다"며 "팔을 걷어붙이고 빨리 일할 수 있도록 실수라고 인정하는 것은 용인해줘야 한다"고 말한 대목은 현 정부 경제팀을 옹호하는 것으로도 해석돼 참석자들의 주목을 끌었다.

한편 이날 포럼에는 정세균 대표, 원혜영 원내대표, 박병석 정책위의장 등 민주당 지도부를 비롯해 강봉균, 김진표, 김효석, 우제창 의원 등 전직 경제관료 출신과 경제통 의원들이 총출동해 '해결사'의 훈수를 전해들었다.

특히 포럼 도중 이 전 장관과 강봉균, 김진표, 박지원 의원 등 국민의 정부 시절 함께 경제정책을 이끌었던 이들은 스스로 "역전의 용사들이 모였다"고 말하며 당시의 추억을 회상키도 해 눈길을 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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