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우 4.7% 급락, 실적악재에 정책혼선

뉴욕=김준형 특파원 기자 | 2008.11.13 06:57

[뉴욕마감]부실자산매입 백지화, 기업 실적악화

기업실적 악화와 정책 신뢰도 하락으로 뉴욕 증시가 일제히 급락했다.
이틀전 미 2위 가전업체 서킷시티가 파산을 신청한데 이어 미 최대 가전업체 베스트바이가 실적전망을 하향하면서 투자심리가 급격히 냉각됐다.

국제유가가 22개월만에 최저치로 떨어지면서 에너지 관련주의 급락이 낙폭을 키웠다.
구제금융법안의 핵심인 '부실자산구제프로그램(TARP)' 정책에 대한 신뢰성이 흔들린 점도 악재가 됐다.

헨리 폴슨 재무 장관은 이날 7000억달러에 이르는 구제금융 자금을 당초 예정했던 부실 모기지 자산 매입이 아닌 소비자 신용 경색 해소에 사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시작하지도 않은 모기지 부실자산 매입 프로그램이 불발되면서 금융시장 불안감이 고개를 들었다.

재무부의 전격적인 계획 변경으로 인해 미 정부의 금융시장 회복 및 경제 회생 주도 능력에 대한 불만과 의구심이 커졌다.

12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다우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411.30포인트(4.73%) 급락한 8282.66을 기록했다.

S&P500지수는 46.65포인트(5.19%) 내린 852.30으로 마감했다. 나스닥지수도 81.69포인트(5.17%) 추락한 1499.21로 장을 마쳤다.

개장초부터 약세로 출발한 뉴욕증시는 폴슨 장관의 기자회견을 전후, 급격히 하락폭이 커진끝에 장중 최저치 수준에서 마감했다.

◇ 베스트 바이-메이시, 소비침체 직격탄

다우지수 구성 30종목 가운데 제너럴 모터스(GM)를 제외한 전 종목이 하락했다. 연일 주가가 폭락하며 급기야 어제 2차대전 수준으로 주가가 내렸던 GM은 이날은 5.5% 반등했다.

바니 프랭크 하원 금융위원장(민주당)이 7000억달러 구제금융 가운데 250억달러를 자동차 산업에 할애해야 한다고 주장하는등 구제금융 지원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저가 매수세가 유입됐다. 포드차도 2.2% 동반 상승했다.

아메리칸익스프레스(아멕스)는 정부에 35억달러 규모의 지원을 요청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되면서 10.5% 폭락했다.

S&P500 업종 지수 가운데 금융 에너지 임의소비재 하락폭이 가장 컸다. 경기 방어주로 꼽히는 보건 의료 부문이 그나마 하락폭이 작았다.

구글 주가가 2005년 이후 처음으로 300달러 아래로 내려가는 등 기술관련주도 크게 떨어지며 나스닥 지수는 1500아래로 내려갔다.

이날은 미국 최대 가전업체 베스트바이와 백화점 체인 메이시가 경기하강과 이로인한 소비침체를 상징하는 종목이 됐다.

베스트바이는 2009년 2월 종료되는 올 회계연도 매출이 1%~8%, 향후 4개월 매출도 5~15% 줄어들 것이라고 밝히면서 주가가 8% 급락했다.


미 최대 백화점 체인인 메이시 역시 3분기 4400만달러의 손실을 기록했다고 발표하면서 11% 떨어졌다.

전날 실적을 발표하면서 소비침체의 심각성을 일깨웠던 고급 주택건설업체 톨브러더스와 세계 최대 커피 체인점 스타벅스는 이날도 5.5%, 6.6% 떨어지는 등 소비침체의 직격탄을 맞은 종목들이 하락을 주도했다.

◇ 유가 22개월래 최저..수요 전망 잇따라 하향

국제유가가 배럴당 56달러 선으로 떨어지며 22개월래 최저수준으로 내려갔다.
12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12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중질유(WTI)가격은 전날에 비해 배럴당 3.17달러(5.3%) 떨어진 56.16달러로 마감, 지난해 1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전자거래에서는 55.83달러까지 내려가기도 했다.

미 에너지정보국(EIA)과 국제에너지기구(IEA)의 에너지 수요 전망치 하향이 유가급락을 부채질했다.

EIA는 이날, 내년 미국의 석유 소비량이 올해보다 1.3% 25만배럴 줄어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는 기존의 감소폭 예상치보다 두배나 많은 것이다.

EIA는 이날 세계 하루 원유 수요량은 현재 8500만배럴에서 2030년 1억600만배럴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이같은 수요 증가 예측치는 기존의 전망치보다 1000만배럴 줄어든 것이다.
EIA는 국제 에너지 수요가 2030년까지 연평균 1.6%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IEA는 이날 발표한 세계 에너지 전망 보고서에서 개도국의 수요증가와 생산비용 증가로 원유 가격은 2030년 배럴당 200달러(명목가격 기준)로 상승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는 지난해 전망치인 108달러에 비해 두배에 달하는 것이다.

◇폴슨 "TARP 소비자 신용경색 완화에 쓴다"

헨리 폴슨 미국 재무부 장관은 7000억달러에 이르는 '부실자산구제계획'(TARP)의 나머지 절반을 소비자 신용경색 완화에 사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폴슨 장관은 이날 워싱턴에서 성명을 내고 "소비자 대출 시장의 유동성 부족으로 자동차 대출, 학생대출 등이 감소하고 있다"라며 "이에따라 미국인들의 부담은 증가하고 있으며 일자리 또한 줄어들고 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그는 "재무부와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는 시장 자산을 담보하는 새로운 기관 설립을 논의중"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부실 모기지 자산은 더이상 매입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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