펀드수수료, 고통분담 해법찾자

머니투데이 서명훈 기자 | 2008.11.13 09:50

반토막나도 그대로… 당국, 재차 인하 주문

펀드수수료에 대한 문제가 지속적으로 제기돼왔지만 좀처럼 개선될 조짐이 보이지 않고 있다.

펀드수익률은 마이너스로 돌아섰지만 판매보수와 운용보수는 매달 꼬박꼬박 챙겨가는 금융회사의 행태를 비판하는 목소리도 갈수록 커지고 있다. 금융감독 당국도 여러 차례 펀드 수수료율 인하를 주문했지만 금융회사들은 행동에 나설 기미조차 보이지 않고 있다.

◇배보다 배꼽이 큰 '판매보수'=펀드 관련 수수료는 크게 판매보수와 운용보수로 나뉜다. 일반적으로 펀드는 자산운용사가 상품을 설계하고 은행이나 증권사 창구를 통해 판매된다. 결국 판매보수는 은행이나 증권사가, 운용보수는 자산운용사가 갖는 구조다.

투자자들의 가장 큰 불만은 판매보수가 운용보수보다 지나치게 높다는 점이다. 사실 펀드의 수익률은 자산운용사가 얼마나 투자를 잘 하느냐에 따라 결정되는데 운용보수보다 판매보수가 높다는 점은 선뜻 납득하기 어렵다.

지난 5월말 현재 주식형펀드의 평균 판매보수는 1.26%로 운용보수(0.77%)보다 0.49%포인트 높다. 채권형펀드 역시 판매보수가 0.32%로 운용보수 0.19%보다 높은 수준을 유지한다. 이는 금융감독 당국도 인정하는 부분이다. 최근 금융당국이 요구하는 펀드수수료율 인하는 사실상 '판매보수'를 낮추라는 얘기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보수는 제공받는 서비스의 대가인데 판매사들이 사실 투자자들에게 제공하는 서비스는 거의 없다"며 "판매보수 인하를 지속적으로 유도하고 있지만 가격에 대한 문제여서 당국이 직접 개입할 수 있는 여지가 많지 않다"고 설명했다.

전광우 금융위원장과 김종창 금융감독원장이 12일 증권·자산운용사 최고경영자들을 만나 펀드수수료 인하를 주문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두 금융당국 수장은 "펀드투자자들의 수익률이 하락하고 있어 수수료 부담을 낮출 필요가 있다"며 "정부가 각종 금융대책을 내놓는 만큼 증권·자산운용사도 시장안정을 위해 역할을 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또한 1회적으로 제공하는 판매행위에 대한 대가를 계속해서 부과하는 것은 불합리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판매보수 장기투자자 불리=이처럼 높은 판매보수는 장기 투자자에게 절대적으로 불리하다. 금융당국은 물론 증권·자산운용업계에서 '장기 투자'를 유도하지만 판매보수는 오히려 거꾸로 가는 셈이다.

하지만 판매보수가 외국보다 절대적으로 높다고 얘기하기는 어려운 측면이 있다. 외국의 경우 판매사들이 선취(후취)수수료를 판매(환매)시 부과한다. 미국은 주식형펀드의 판매보수가 0.25% 정도에 불과하지만 수수료는 5.17% 부과된다.
 
이를 감안하더라도 우리나라의 현행 제도가 장기투자자에게 불리하다는 사실에는 변화가 없다. 우리나라와 미국의 투자자 부담을 비교한 결과 1년 보유시에는 미국이 5.4%, 우리나라가 1.48%로 유리하지만 5년이 되면 각각 6.32%와 7.4%로 상황이 뒤바뀌게 된다.

높은 판매보수는 자산운용 성과에 따른 펀드자산의 증가를 판매사가 상당부분 취득하는 결과로 이어진다. 이를테면 판매보수가 1%고 자산규모가 1조원인 A펀드가 20%의 수익률을 올렸다고 가정하면 판매보수는 120억원이 된다. 수익률이 50%라면 판매보수는 150억원으로 상승하는 구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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