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의전략]증시는 달리고 싶다

머니투데이 홍재문 기자 | 2008.11.12 16:52

신성건설 회생신청은 '마지막 수술'…돈 갈 곳은 결국 증시

장을 보다보면 느낌이란 것이 생긴다. 지수가 설령 빠져도 다시 뜰 것 같은 느낌이 강할 때가 있는가 하면 지수가 상승했어도 일시적인 현상일 뿐 다시 떨어질 것이라는 확신이 설 때가 있다. 이같은 감이 때론 객관적인 수치나 데이타보다 좋을 때가 있다.

이날 코스피지수는 2차례의 상승반전 시도 끝에 0.43% 하락세로 장을 마쳤다. 하지만 지수선물은 하락세를 떨쳐내고 하루만에 상승세로 돌아섰다.
뉴욕증시가 이틀 연속 하락했고 아시아증시가 모두 미국의 먹구름을 피하지 못했지만 코스피200 지수선물은 보란 듯이 상승반전의 쾌거를 이룩했다.

상승폭이 0.35포인트(0.23%)에 불과하다고 얕볼 상황이 아니다. 전날에도 오후장에서 상승반전에 성공한 것을 감안한다면 악재를 이겨내고 상승하려는 파워를 감지할 수 있다.

중견건설사인 신성건설이 결국 회생절차 개시 신청을 밟으면서 중소형 건설사의 도산 도미노가 불가피할 것이라는 우려가 커졌다. 불완전 펀드 판매와 부동산PF 대출 등으로 은행 건전성이 상당히 악화되고 수익성이 상당기간 개선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으로 건설과 은행업종이 모두 떨어졌지만 코스피증시는 아랑곳하지 않는 눈치였다.

지난 10.21 건설사 유동성 지원 및 구조조정 방안 발표 시점에서 이미 부실업체의 솎아내기 작업은 예상된 바였다. 시공능력평가 순위 상위 100위 건설사 가운데 27개사가 부실 징후가 있고 이 가운데 7~8개사는 경영 정상화가 곤란해 빠르면 연내 부도를 내거나 또 다른 회생절차를 밟을 것이란 전망이 이미 나와 있었다.

따라서 신성건설의 회생절차 개시 신청이 건설업체의 판도라 상자를 연 것이 아니라 문제 해결의 마지막 단계인 수술을 집도한 것이라는 해석이 주를 이룬다. 이는 수술이 끝나면 더 이상 걱정거리 없이 새로운 체력을 회복할 수 있다는 희망을 얘기하고 있다.

은행 문제도 별반 다르지 않다. 모든 실물경제의 한 축에서 금융과 결부되지 않은 경우가 없기 때문에 당장은 은행 부실화 가능성을 염두에 둬야 한다. 하지만 은행이 정상화되는 단계란 모든 금융거래에서 문제가 사라지고 다시 예전의 활황국면으로 돌입했다는 뜻이 된다.

미국 금융권처럼 금융기관의 파산 우려가 사라지면 은행 문제는 최악의 상황은 면했다는 판단이 가능하다. 이는 동전의 양면인 금융 및 실물위기가 동시에 최악을 지났다는 뜻으로 해석될 수 있는 일이다.

지난 5월 1900선까지 반등하던 코스피지수가 하락세를 재개하면서 한달만에 1700선을 이탈할 당시 밸류에이션 접근에 따른 반등 주장이 많았지만 고장난 레코드의 반복되는 잡음으로 들린 게 사실이다.


현재는 어떠한 밸류에이션도 먹히지 않는 상태가 됐고 불황에 직면한 상황에서 주가가 또 다시 저점을 경신할 경우를 가정하며 밸류에이션 접근조차 시도하지 않는 경향이 있지만 지금이야말로 밸류에이션 분석이 필요한 시점으로 보인다.

남들 손이 타지 않은 상태에서 신천지를 선점하는 쾌감은 이루 말할 수 없이 황홀한 일이다. 물론 욕심을 내다가 목숨을 잃는 위험을 자초하기도 하지만 선구자는 남들이 다 아니라고 할 때, 남들이 의심의 소리에만 파묻혀 있을 때, 또는 아무 생각도 하지 않고 시장을 방치할 때 독수리의 눈과 발톱으로 흙속의 진주를 낚는 부류다.

돈이 있는 곳에 가야 돈을 만진다고 했다. 공황이 올까 두려워 보유 자산을 매각해 현금화시키더라도 장롱 속에 보관하는 것이 아닌 한 금융기관에 가야 한다.
금융기관이 위험하다면서도 예금 금리를 높게 받기 위해 무수한 저축은행으로 발품을 팔지만 고액 자산가들이 예금자보호법 적용을 받기 위해서는 국내 저축은행 수가 턱없이 부족하다.
해당 기관 직원이 수십 수백개의 차명계좌를 터주기 때문에 100억원의 예금이 순식간에 이뤄진다지만 언제까지나 이같이 법망을 피해가는 수법으로 돈을 굴릴 수는 없는 일이다.

신설된 글로벌다우150지수에 삼성전자가 편입됐다. 시총1위 대장주인 삼성전자가 2주만에 최고 상승폭인 2% 이상 오른 것은 MSCI 선진국 지수 편입까지도 감안된 현상인지 모른다. 부동산은 종부세 폐지가 결정되는 것을 기점으로 숱한 개발 및 재건축이 봇물을 이루면서 건설경기가 회복되는 쪽으로 가닥을 잡고 있다.

증시가 살아나는 쪽의 모습을 보이기 시작하고 부동산이 꿈틀대기 시작한다면 저축은행에 예치된 돈은 가장 빨리 이동을 시작할 것이다. 아직은 돈의 물꼬가 막혀 안전자산 쏠림 현상이 여전하지만 자본주의의 꽃인 주식시장이 박탈감을 벗어던지는 날이 오면 먼저 선점한 부류들은 쾌재를 부를 가능성이 높다.

원상필 동양증권 연구원은 "1100선이 붕괴될 경우 실망매물 출회에 따른 충격에 대비해야 하지만 10월 급락 과정속에서 형성된 매물집중대인 1100∼1150선을 돌파할 경우 한단계 레벨업이 가능하다"고 내다봤다,

증시는 분명 달리길 원한다. 프로그램 순매수를 제외할 경우 개인, 외국인, 기관 모두 매도우위를 보이면서 매수주체가 공백현상을 나타냈고 글로벌 증시가 모두 떨어지는 이날 장에서조차 상승을 시도한 것을 보면 약간의 호재만 추가될 경우 상황이 급격하게 나아질 결과를 낳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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