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실건설사 본격 '퇴출' 신호탄?

머니투데이 문성일 기자 | 2008.11.12 13:51

신성건설 회생절차 개시 신청… 법원 결정 관심

↑ 신성건설의 아파트브랜드 '미소지움'의 로고.
중견건설사인 신성건설이 12일 회생절차 개시 신청을 함에 따라 법원이 이를 받아들여 회생의 길을 밟을 수 있을 지 여부에 관심이 모아진다. 특히 신성건설의 이번 회생절차 개시 신청을 계기로 사실상 '디폴트'(채무불이행) 상태에 있는 중견건설사들도 같은 길을 걷거나 때에 따라선 본격 '퇴출'이 시작되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다.

앞서 정부는 '10·21 건설사 유동성 지원 및 구조조정 방안' 발표 당시 시공능력평가 순위 상위 100위 건설사 가운데 27개사가 부실 징후가 있는 것으로 파악했다. 이 가운데 이미 7~8개사는 자체적으로 경영 정상화가 곤란해 빠르면 연내 부도를 내거나 또 다른 회생절차를 밟을 것이란 전망마저 나오고 있다.

이 같은 건설사들의 부실은 협력업체는 물론 채권단 등 금융기관의 부실로도 이어질 수 있는 만큼, 도미노 위기에 빠질 가능성이 높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건설사 위기의 원인은 기본적으로 자금난이다. 미분양 적체로 인해 자금 회전이 안되는 게 직접적인 계기가 됐다. 이처럼 미분양이 양산된 이유는 건설사들의 적절치 못한 사업 추진과 무리한 수주에 있다. 실제 주택사업을 주로 영위해 온 중견건설사들의 경우 자체 자금이나 시장 상황을 실기한 채 무차별적인 수주를 해왔다.

각 기업의 경영층이 실적 위주의 마인드를 바탕으로, 관련 중역 등을 평가하는 시스템도 이처럼 무리한 수주를 부추기는 원인으로 꼽힌다.

신성건설의 경우도 경영진의 잘못된 사업 추진과 무리한 수주가 결국 기업 부실을 초래한 원인이 됐다. 신성건설은 부동산시장이 본격 내리막을 타기 시작했던 지난 2006년부터 부산, 울산 등을 중심으로 재개발, 재건축 사업을 대거 수주해 왔다. 시장 불황이 단기간에 그칠 것이란 판단에서다.

더 큰 문제는 이 과정에서 실적을 맞추기 위해 입지여건 등이 좋지 않아 분양성이 떨어지는 사업장까지 무리하게 수주하는 우를 범했다.

문제는 또 있다. 상당수 중견건설사들이 모럴해저드에 빠질 수 있는 잘못된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는 점이다. 통상 기업의 경우 자금과 영업을 분리해서 관리한다. 리스크를 최소화하기 위해서다.


건설기업 역시 문제가 될 수 있는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등이 함부로 일어나지 않도록 하기 위해 이들 두 부분을 철저하게 분리, 관리하는 게 기본이다. 하지만 현재 어려움에 봉착한 중견건설사 가운데 많은 업체들이 동일 라인에서 두 부분을 관리토록 운영하는 등 모럴해저드가 발생할 수 있는 가능성을 안고 있다.

특히 원가를 좌우하는 협력업체 관리나 자재구매를 특정인이 장기간 담당하는 사례도 빈번하다. 이 역시 모럴해저드에 빠지도록 하는 요인이 돼 온 것이다.

상당수 건설사들의 경우 원가 절감을 외치고 있지만 실제 관련 시스템을 구축해 시행하는 기업은 드물다. 그만큼 원가를 줄이기 위한 노력을 제대로 하지 않음으로써 위험을 스스로 자초했다.

정부 정책도 건설사 부실의 원인에서 벗어날 수 없다. 정권이 바뀌면서 규제 완화 등에 대한 건설사들의 기대는 크게 높았던 게 사실이다. 하지만 일관되지 않은 정책으로 기대감만 높여놓았을 뿐, 적절한 타이밍을 놓쳤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10·21대책을 중심으로 최근 정부가 잇따라 내놓았거나 준비하고 있는 대책 역시 국내 불안한 시장 상황보다는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를 비롯한 외부적 요인 때문이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 김민형 연구위원은 "정부도 말이 아니라 일관된 행동을 보여줘야 한다"며 "정책의 일관성이 결여될 경우 현재와 같은 상황은 되풀이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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