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후 코스닥 우회상장 사실상 실종

머니투데이 전필수 기자 | 2008.11.12 14:34

수요위축 불구 매도자 '쉘가격' 100억 고수… 거래 끊겨

"시장은 얼어붙었는데 (팔 사람들은) 여전히 옛날 생각만 한다. 가격차이가 너무 커 앞으로도 당분간 거래가 없을 것 같다."

건설회사 최고경영자(CEO) 출신 대통령 시대에 오히려 한파를 맞고 있는 부동산 시장 얘기가 아니다. 말도 많고 탈도 많은 코스닥의 우회상장 시장 이야기다. 올 들어 9월까지 30개에 달했던 코스닥의 우회상장이 10월부터 사실상 실종됐다. 9월까지 30건도 지난해 같은 기간 42건에 비하면 28.57% 감소한 수치다.

12일 증권선물거래소(KRX)에 따르면 지난 1월21일 코아정보시스템으로 시작된 코스닥의 우회상장은 6월 한달을 제외하고 매달 몇건씩 진행됐다. 하지만 9월30일 단암전자통신(스텐다드에너지테크가 우회상장) 이후 우회상장 성사된 사례는 아직 없다.

유니와이드(확인영어사) 디지탈온넷(아이넷스쿨) 등 교육업체와 다휘(로토코) 등이 우회상장을 진행중인 기업들은 있다. 그러나 더 이상 우회상장 딜이 이뤄지기는 힘들 것이란 게 업계의 관측이다. 지수가 급락하는 상황에서 무리하게 증시입성을 서둘 필요가 없어져 쉘(껍데기만 남아 우회상장용으로 이용되는 상장사)에 대한 수요가 현저히 줄었기 때문이다.

지난 8~9월 우회상장으로 입성한 선배(?)들의 10월 한달간의 아찔한 추락도 선수들을 위축케 하는 요인이다. 실제 9월 말 우회상장을 완료한 포인트아이와 단암전자통신은 10월 한달동안 50% 이상 하락했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우회상장 자금이 단기인 경우가 많아 상장 후 주가가 올라야 자금순환에 숨통이 트이는데 상장 직후 지금처럼 급락세를 보이면 전체적인 자금수급계획도 꼬이게 마련"이라며 우회상장에 보수적일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최근 우회상장용으로 쉘을 판 사람들은 아파트를 고점에서 판 것과 마찬가지"라고 했다.

더 큰 문제는 이런 상황에서도 쉘의 주인들이 옛날 생각만 하고 프리미엄을 여전히 과도하게 요구하고 있다는 점이다.

최근 만난 인수합병(M&A) 전문가는 "지난해 한창 좋았을 때 비교적 재무구조 등이 우량한 기업도 프리미엄이 120억원 수준이었고, 일반적으로 쉘 가격은 100억원까지 뛰었는데 (매도자들이) 이때를 기준으로 생각을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고점대비 지수가 40% 수준에 불과한 상황에서 현실을 몰라도 너무 모른다는 지적이다.

이 전문가는 "그래도 (쉘 가격이) 60억원 정도면 생각해 볼만하다"고 말하지만 이 가격을 쳐줄 수 있는 매수자도 요즘은 찾기 힘든 실정이라고 한다. 지난 2003~2004년 코스닥 시장이 최악의 침체기를 지날 때 쉘 가격은 30억~40억원 수준이었다. 현재 지수는 당시와 비슷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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