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I, "내년 세계경제 일제히 내리막길"

머니투데이 여한구 기자 | 2008.11.12 12:00

개도국도 경기둔화 가능성 커져

한국개발연구원(KDI)은 12일 공개한 '세계경제 동향 및 전망' 분석을 통해 내년에도 선진국을 중심으로 한 세계경제가 내리막길을 걸을 것으로 예상했다.

KDI 분석에 따르면 선진국의 대규모 구제금융 조치에도 불구하고 주택경기의 부진이 계속되고 신용경색이 심화되면서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은 크게 확대될 것으로 봤다.

KDI는 "미국을 비롯한 주요 선진국이 대규모 유동성을 공급하고 금리를 인하하는 등 적극적으로 대응하고는 있으나 금융시장의 신뢰회복에는 오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아울러 금융위기가 선진국의 실물경제 침체로 연결된 가운데 해외수요 감소 및 인플레이션 압력으로 개도국의 경기둔화 가능성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KDI가 국제통화기금(IMF) 자료 등을 근거로 추정한 세계 주요국의 내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보면 △미국 0.1% △유로 0.2% △일본 0.5% △영국 -0.1% △중국 9.7% △인도 7.9% △대만 2.5% △러시아 7.0% 등이다.

미국의 경우는 주택시장 침체와 주요 금융기관의 부실자산 확대 등으로 신용위기가 부각되면서 금융시장에 대한 우려가 크게 확산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또 세금환급과 구제금융을 통한 공적자금 지원 등으로 재정적자 규모가 1조 달러에 육박하는 등 재정수지 악화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했다.

유로경제도 주택, 주식 등 자산가격의 하락과 금융시장 불안에 따른 신용경색으로 내수침체가 본격화되고 대외 여건 악화로 인해 수출둔화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KDI는 분석했다.


일본은 다른 선진국에 비해 금융시장 여건은 건전하지만 엔고 등의 영향에 따른 실질구매력 감소와 소비 부진, 투자 감소 등 내수 부진이 지속되면서 1%를 하회하는 낮은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됐다.

10%대의 높은 성장률을 유지했던 중국도 선진국 경기둔화에 따른 대외수요 감소로 수출증가율이 꺾이면서 성장률이 떨어질 것으로 전망됐다.

KDI는 환율과 관련, 엔화를 제외한 대부분의 통화에 대해 강세로 전환된 가운데 주요 선진국의 장기금리는 국제금융시장 불안으로 인해 등락을 반복할 것으로 전망했다.

주요국 금리의 경우는 경기침체 우려 및 금융시장의 변동성 확대로 인해 하락세를 이어가다가 내년 4분기 들어서 다소 회복할 것으로 예상했다.

국제유가는 글로벌 경기침체로 인한 석유수요 둔화가 반영돼 내년에도 약세를 지속할 것으로 전망됐다.

현정택 KDI 원장은 "선진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이 일제히 마이너스인 것은 2차대전 이후 처음"이라며 "세계경제 하강의 강도만 놓고 봐서는 1, 2차 오일쇼크때와 다름없다"고 말했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베스트 클릭

  1. 1 손흥민 돈 170억 날리나…'체벌 논란' 손웅정 아카데미, 문 닫을 판
  2. 2 "시청역 사고 운전자 아내, 지혈하라며 '걸레' 줘"…목격담 논란
  3. 3 G마켓, 소규모 셀러 '안전보건 무료 컨설팅' 지원
  4. 4 "손흥민 신화에 가려진 폭력"…시민단체, 손웅정 감독 비판
  5. 5 "한 달에 몇 번씩 여자 접대"…버닝썬 전 직원, 경찰 유착 폭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