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유통업체 실직 위기 '몸뚱이' 남았다

머니투데이 홍혜영 기자 | 2008.11.12 11:31
- 서킷시티 파산보호 신청..8000명 해고
- 1년새 美 유통업종 32만명 실직
- 소비 꽁꽁..실직 문제, 과거 침체보다 심각

↑미국 2위 가전 유통업체인 서킷시티는 법원에 파산 보호를 신청하면서 8000명을 해고했다. ⓒ WSJ
경기 침체로 소비 둔화가 지속되면서 소매 유통업체들이 잇따라 파산하거나 가게 문을 닫고 있다. 미국인 10명중 1명이 유통업종에 종사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할 때 앞으로 실직자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11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국 2위 가전 유통업체인 서킷시티는 법원에 파산 보호를 신청하면서 8000명을 해고했다. 서킷시티는 파산보호를 신청하기 전 매장중 5분의 1을 문 닫고 6800명을 해고하겠다고 밝혔지만 결국 감원 규모는 8000명까지 늘어났다.

서킷시티의 파산 신청은 미국 소비시장의 침체 정도가 얼마나 심각한지를 보여준다. 미국 경제를 그나마 지탱해주던 소비마저 장기불황에 돌입한 것이다.

◇ 너도나도 파산= 회사가 파산하면서 직원들이 하루아침에 일자리를 잃게 된 곳은 서킷시티 뿐만이 아니다. 최근 1년새 미국에서는 서킷시티를 포함해 유통업체 리넨앤씽, 전자제품 전문점 샤퍼 이미지, 가구전문점 레비츠 등 14개 대형 유통 체인점들이 파산했다.

경기 침체의 골이 깊어지면서 미국 유통업체들이 설 자리를 잃고 있다. 이들은 주로 인력 감원을 통한 비용 절감에 나서고 있다.

리넨앤씽 등 파산을 신청한 많은 회사들은 자금 조달과 빚 청산이 어려워 수만명의 직원을 해고 해야 한다고 밝혔다.

올여름 파산 보호를 신청한 패션 유통업체 스티브앤배리스는 276개 매장중 100개 매장을 정리했다. 관계자에 따르면 이 회사는 이제 전 매장을 폐점할 계획이다.


금융자문사인 로린 메크지(Loughlin Meghji)에 따르면 미국인 8만명이 회사의 파산 신청으로 실직한 것으로 추정됐다.

◇ 실직, 과거 침체보다 '빠르고 광범위'= 미국인 10명중 1명은 유통업종에 종사한다. 불과 1년새 이들 중 4분의 1, 무려 32만명이 일자리를 잃었다.

미국의 10월 전체 실업률은 6.5%를 기록했다. 하지만 미 노동부에서 집계한 실업자에는 정규직에서 비정규직으로 전환된 20만9000명은 포함돼 있지 않다. 많은 이코노미스트들은 실업률이 8% 이상으로 높아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WSJ는 이번 금융위기에 따른 소매업체의 감원 속도는 지난 2001년 침체 때보다 빠르다고 전했다. 2001년 당시에는 소비자들이 소비를 멈추지는 않았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문제는 자동차 생산업체, 금융회사 등 산업 전반의 문제가 얽혀 있어 소비가 계속 얼어붙어 있다는 점이다.

전문가들은 "유통업종에서의 '대량 실직 사태'는 아직 오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잔챙이들만 터졌지 정작 몸뚱이 문제는 나오지도 않았다는 얘기다.

로린 메크지의 켄 사이먼 대표는 "은행이 대출을 꺼리고 있기 때문에 이번 침체는 유통업체들에겐 특히 더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신용시장이 얼어붙었다는 것은 파산한 소매업체들이 가게를 유지하기 위한 자금을 조달하기 어렵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덧붙였다.

캘리포니아 대학 버클리 노동리서치·교육센터의 켄 제이콥스 소장은 "유통업종에서 실직자가 많아진다는 것은 빈곤층이 더 확대된다는 것을 뜻한다"며 "제조업체들이 모두 감원에 나서면서 이들이 재취업할 자리도 없다"고 밝혔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베스트 클릭

  1. 1 "네 남편이 나 사랑한대" 친구의 말…두 달 만에 끝난 '불같은' 사랑 [이혼챗봇]
  2. 2 노동교화형은 커녕…'신유빈과 셀카' 북한 탁구 선수들 '깜짝근황'
  3. 3 '6만원→1만6천원' 주가 뚝…잘나가던 이 회사에 무슨 일이
  4. 4 "바닥엔 바퀴벌레 수천마리…죽은 개들 쏟아져" 가정집서 무슨 일이
  5. 5 "곽튜브가 친구 물건 훔쳐" 학폭 이유 반전(?)…동창 폭로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