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장전]개인, '상승 냄새'에 모였다

머니투데이 홍재문 기자 | 2008.11.11 08:18

개인 매매비중 41%→66%… '고객예탁금' 11조대로 증가

미증시가 하락반전했다. 천문학적 규모의 중국 경기부양책에도 불구하고 미국 자체문제로 인해 초반 상승세를 유지하지 못했다.

뉴욕증시 3대지수가 모두 2% 넘게 상승하면서 새로운 주의 출발이 매우 좋았지만 2위 가전유통업체인 서킷시티의 파산신청과 모기지업체인 패니매의 사상최대 분기적자에 GM 주가 폭락 등 경기침체 및 금융위기 불안감이 재발했다.

그러나 -2.05%와 -2.53%까지 낙폭을 확대했던 다우와 S&P500 지수가 각각 -0.82%와 -1.27%로 장을 마치면서 낙폭의 절반 이상을 만회했고 여타 국가 증시가 대체로 상승세를 유지한 것에 비추어 이날 아시아증시를 뒤흔들 정도의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중국 GDP(국내총생산)의 20%나 되는 4조위안의 경기부양책 효과가 단발성에 그쳤다는 실망감이 나올 수도 있겠지만 조금 더 길게 보면 이번 중국의 조치는 오는 15일 워싱턴 G20 정상회담에서 국가별 경기부양책 확대 및 공조체제 구축의 강도를 예고한 것이나 마찬가지다.

김성봉 삼성증권 연구원은 "통상 한 국가의 경제가 어려움에 빠질 경우 내수를 부양해 경기를 회복시키거나 수출 드라이브를 걸어 극복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런데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 재정적인 부담이나 국가별사정 때문에 내수부양보다는 수출 확대를 통한 극복을 선택하는 국가가 늘어나게 되면 공조체제는 실패할 가능성이 높다. 누군가는 내수 확대를 통해 수출을 받아주어야 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중국의 대대적인 경기부양책 발표는 그 자체로 이번 G20 정상회담에서 각국의 재정확대를 강제할 수 있는 하나의 압력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최근 금리인하 공조에 적극적으로 나선 중국이 경기부양책도 과감하게 구사하는 것을 잣대로 여타 국가들의 재정확대 정책을 강력하게 밀어붙일 수 있다는 얘기다.

글로벌 금융위기가 진정되면서 국가부도 사태가 일단락된 현재 상황에서는 경기침체에 대항하기 위한 금리인하 및 재정확대 등 경기부양책의 실효성 여부가 향후 증시를 가늠할 초석이 된다.

한미 통화스와프 협정 체결로 외화유동성 위기가 사라지면서 코스피시장에 개인 투자자들이 대거 입성하고 있는 점은 증시의 미래를 점치는 요인이 되고 있다.

고객예탁금이 10일째 증가하면서 11조원에 육박하는 등 이탈했던 투자자금이 되돌아오고 있다는 것은 주식시장이 재차 반락세를 보이더라도 그 폭이 작을 수 있음을 시사하는 한편 추가반등에 대한 기대감을 높여주는 대목이다.

박성훈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 9월말 41%에 불과했던 개인 매매비중이 11월 들어 66%로 급등하는 등 개인의 움직임이 눈에 띄게 활발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외국인과 기관의 비중은 상대적으로 감소하고 있는데 국내주식형 펀드의 경우 지난 10월 27일을 고비로 자금이 유입세로 반전됐지만 유입금액이 크지 않은 상태다.
국내 성장형 펀드내 주식편입비중은 87%로 2006년 12월 이후 평균(90.7%)보다 낮은 수준인 반면 현금비중은 8.1%로 2006년 12월 이후 평균(5.6%)보다 높은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이처럼 기관이 보유하고 있는 현금을 적극적으로 활용하지 않은 채 주식 보유비중을 유지하고 있는 이유는 환매에 대비하기 위한 목적이거나 주식시장을 베어마켓 랠리로 보고 적극적으로 주식비중 확대에 나서기를 주저하고 있기 때문일 것으로 추정된다.

전날 외국인이 9월19일 이후 근 2개월만에 현·선물 동시 순매수를 나타냈지만 순매수 규모가 미미한 점에 비추어 외국인의 시각변화를 논하기도 이르다.
대만시장에서 외국인이 지난주부터 틈틈이 순매수로 돌아서고 있지만 순매수 규모가 순매도에 비해 미미한 수준이기 때문에 외국인의 매도추세에 대한 종지부를 찍기 어려운 일이다.

기관과 외국인이 중립적인 태도를 보이는 가운데 유독 개인이 앞장서고 있는 것은 증시 반전의 선제적인 냄새를 맡았기 때문이라는 해석도 가능하다.

이재만 동양증권 연구원은 "국내 경기선행지수에 '선행성'을 가진 지표로 '금융기관유동성(Lf)'과 '순상품교역조건'을 꼽을 수 있다"면서 "이 두 변수의 회복은 향후 경기선행지수 개선에 긍정적인 시그널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금융기관유동성의 경우 기준금리와 물가상승률에 의해 영향을 받는 지표로써 현재 기준금리 인하와 물가상승률 둔화 국면에 진입해 있다는 점을 감안할 경우 회복 가능성이 높은 시점이라는 판단이다.
순상품교역조건의 경우는 현재 대표적인 수출입 품목인 반도체가격지수를 원유가격지수로 나누어 산출한 값이 9월말 이후 상승 반전했다는 점에 비추어 개선 가능성을 보이고 있다.

이처럼 선행적인 지표가 등장하기 시작하는 시점에서 이미 개인이 증시에 적극 가담하고 있다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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