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신금융사 "돈이 없어서…"

머니투데이 반준환 기자, 오수현 기자 | 2008.11.10 18:13

회사채 신규발행 어려워 자금기근…신규영업 축소

할부, 리스, 캐피탈 등 여신전문 금융회사들이 자금기근으로 신규영업을 축소하고 있다. 이를 위기징후로 받아들이는 시각이 있으나 아직 섣부른 해석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다만 회사채시장의 회복이 늦어지고 당국의 적절한 조치가 없는 경우 내년 하반기부터는 우려가 현실화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만기 도래 채권 월평균 1조6000억원=10일 국내 금융기관이 보유한 여신금융사가 발행한 채권(여전채)의 만기구조를 분석한 결과 여신금융사들이 이달 말까지 상환해야 하는 금액은 2조520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1조100억원은 은행이 보유했고, 증권업계는 1조4900억원으로 집계됐다. 나머지는 종금·보험사가 보유하고 있다. 또 올 12월에 만기가 돌아오는 여전채는 2조3700억원이며, 이 역시 대부분 은행과 증권사가 갖고 있다.

내년에는 상반기 9조2000억원, 하반기 7조원 등 모두 16조2000억원 규모의 여전채 만기가 돌아오고 2010년 이후에는 총 21조3000억원을 상환해야 한다. 곧 내년부터는 월평균 1조6000억원가량의 회사채를 상환하면 큰 문제는 없다는 분석이다.

문제는 회사채 신규발행이 어려워지면서 현금흐름에 이상이 나타났다는 점이다. 여전채 신규발행은 올 상반기 월 평균 1조6230억원이었으나 하반기 들어서는 1조원 이하로 줄었다. 지난달 발행된 여전채는 7850억원어치에 불과했고 이달 들어서는 외환캐피탈 등 2곳에서 400억원만 발행했다.

캐피탈업계 관계자는 "기업어음(CP)이나 자산유동화증권(ABS) 등으로 자금을 조달할 수 있어 회사채는 1조원만 발행되면 된다"면서도 "자금시장이 얼어붙어 회사채 발행 자체가 안된다는 게 문제"라고 전했다.


여전사들이 "은행권에서 보유한 채권만 만기 연장이 돼도 자금운영에 문제가 없다"고 하는 주장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여전채 중 은행 보유몫은 35~45%가량이며 이것만 해결되면 회사채 신규발행이 안돼도 그럭저럭 운영은 할 수 있다는 얘기다. 은행들이 보유한 여전채는 내년 상반기 4조4000억원, 하반기 2조5000억원 등 월평균 5700억원가량 만기가 돌아온다.

◇업체별로 사정 제각각=업체별 자금사정도 각기 다른 것으로 나타났다. 미리 자금확충을 하고 영업규모를 줄인 곳은 "적어도 내년 하반기까지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경기침체의 직격탄을 맞은 곳은 내년 상반기를 넘기기가 어렵다며 울상을 짓고 있다.

올해 초까지 외형확대 경쟁이 벌어지면서 자산규모 1조원 이상 대형사가 크게 늘었어났다. 이 과정에서 단기간에 외형증대를 위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선박리스 등 리스크가 큰 도매금융상품의 비중도 높였으나 부동산은 미분양 아파트 증가로, 선박리스는 선박 운임료 급락에 따라 각각 타격을 받고 있다.

반면 사업을 전문영역으로 특화한 업체들은 상대적으로 느긋한 표정이다. 오릭스캐피탈, CNH캐피탈, 스타리스 등이 대표적인데 자동차 및 의료기 리스·할부에만 주력했다.

CNH캐피탈 관계자는 "레버리지가 높지 않아 상대적으로 안정된 자산과 유동성을 확보하고 있다"며 "신규 여신에 어려움이 없는 건 아니지만 리스료 수입과 만기상환 부채의 만기가 일치된 덕에 회사채 차환발행 리스크 등 유동성에는 문제가 없다"고 전했다.

한편 여신금융협회장과 캐피탈사 최고경영자(CEO)들은 11일 오후 4시로 예정된 금융감독원장과 간담회에서 유동성 지원 등을 공식 건의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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