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치, 韓 등급전망 하향··등급 강등 우려

머니투데이 이상배 기자 | 2008.11.10 15:48

(종합)은행 외채 상환 우려··내년 4월 연례협의 주목

영국계 국제신용평가사 피치가 10일 한국에 대한 국가신용등급 전망을 종전 '안정적(Stable)'에서 '부정적(Negative)'으로 하향조정했다. 이에 따라 내년 4월 연례협의에서 피치가 우리나라의 신용등급 자체를 하향조정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피치는 이날 한국을 포함해 신용등급 BBB∼A인 17개 신흥국의 신용등급 점검 결과를 발표하면서 한국 등 11개국에 대해 신용등급 또는 신용등급 전망을 하향조정했다.

루마니아 불가리아 카자흐스탄 등 동구권 3개국에 대해서는 신용등급만 낮췄고, 한국 말레이시아 러시아 남아프리카공화국 멕시코 칠레 등 7개국에 대해서는 신용등급 전망만 낮췄다. 헝가리는 신용등급과 신용등급 전망이 동시에 강등됐다.

아시아에서는 중국 대만 태국 인도 한국 말레이시아 등 6개국 가운데 한국, 말레이시아만 신용등급 전망이 하향조정됐다. 중국, 대만, 태국, 인도는 신용등급과 신용등급전망이 모두 현행대로 유지됐다.

이 중 말레이시아는 전망이 '긍정적'에서 '안정적'으로 조정된 것으로,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낮아진 것은 아시아에서 우리나라가 유일했다.

3대 국제신용평가사 가운데 한 곳이 우리나라의 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부정적'으로 낮춘 것은 외환위기 이후 2번째다. 무디스는 지난 2003년 3월 북핵 위험을 이유로 우리나라의 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내린 뒤 다시 '안정적'으로 원위치시킨 적이 있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피치의 신용등급 전망 하향조정은 내년 4월에 있을 연례협의에서 신용등급을 하향조정할 수도 있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현재 피치가 우리나라에 부여한 신용등급은 'A+'로, 무디스의 'A2'와 스탠다드앤푸어스(S&P)의 'A'에 비해 한계단 높은 것이다.

한국의 신용등급 전망을 낮춘 이유에 대해 피치의 아시아책임자 제임스 맥코맥은 "한국 은행들의 외채 상환이 대외신인도에 훼손을 가져올 수 있다는 우려를 반영했다"고 밝혔다. 국제금융시장에서 국내 은행들을 상대로 빠르게 자금회수가 이뤄질 경우 은행들이 외채 상환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뜻이다.

S&P의 아시아책임자 엘레나 오코로첸코도 이날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한국에 대한 국가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으로 유지하고 있지만 한국 은행들의 자금 수요, 특히 단기자금 수요는 높은 상황"이라며 "한국 은행권의 높은 자금 수요가 최대 관심사"라며 우려를 표시했다.

한편 피치는 한국도로공사, 한국토지공사, 한국지역난방공사의 신용등급 전망도 기존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하향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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