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자일수록 부동산 대출도 많다

머니투데이 여한구 기자 | 2008.11.10 12:00

고소득층일수록 차입 통해 실물자산 증식

2000년 이후 집값 상승 국면에서 고소득 가구일수록 부동산 투자용 가계대출을 많이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금융부채가 있는 가구수 비중도 2000년 47%에서 2006년에는 88% 수준으로 급상승했다. 금융부채 증가율은 3.3배에 달했다. 이는 부의 분배효과를 떨어뜨리는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금융부채 증가율 3.3배=한국개발연구원(KDI)이 10일 발표한 '가계대출의 현황 및 평가' 보고서에 따르면 2000년과 2006년을 비교했을때 가계의 평균 총부채는 1693만원에서 3947만원으로 233%가 증가했다. 이중 금융부채는 877만원에서 2881만원으로 증가율이 329%에 달했다.

이 기간 총소득 대비 금융부채 비율(31.9%→84.2%), 실물자산 대비 금융부채 비율(9.7%→12.6%), 금융자산 대비 금융부채 비율(40.5%→63.1%), 총자산 대비 금융부채 비율(7.8%→10.5%)도 각각 늘었다.

금융부채를 보유한 가구수 비율은 47.2%에서 87.6%로 40% 가까이 증가했다.

또 가계대출 증가가 고소득층에게 집중됐으며 가계대출의 3분의2 이상이 부동산 관련 대출인 것으로 파악됐다.

소득수준이 낮은 1분위(소득수준 하위 20%) 가구의 금융부채는 391만원에서 1007만원으로 증가해 258%의 증가율을 기록했다. 반면 소득수준이 높은 5분위 가구의 금융부채는 1482만원에서 5772만원으로 늘어 390%의 증가율을 나타냈다.

특히 금융부채 보유 비중의 경우 소득 1~3분위는 2000년보다 2006년에 감소했지만 5분위는 2000년 34%에서 2006년 40%로 증가했다.


◇부자일수록 부동산대출 많이 받아=가계대출 중 부동산구입 목적의 대출규모는 △1분위 54.4% △2분위 56.2% △3분위 64.3% △4분위 70.5% △5분위 75.8%로 고소득층일수록 부동산 투자에 열을 올린 것으로 확인됐다.

대출금액도 1분위 548만원, 5분위 4374만원으로 큰 차이가 났다. 전체가구 평균 부동산대출 금액은 1982만원, 전체 대출 중 비중은 68.8%다.

김준경 KDI 국제정책대학원 교수는 "2000~2006년 기간 중 집값이 크게 오르면서 고소득층 중심의 주택담보대출 증가는 부동산을 중심으로 부의 분배를 악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지적했다.

이처럼 부동산 구입 목적의 가계대출이 증가하면서 소득대비 금융부채 비율이 3배 이상으로 DTI(총부채상환비율) 측면에서 채무상환 능력이 낮다고 평가되는 가구 비중은 2000년 1.9%에서 2006년 5.8%로 상승했다. 해당 가구가 보유한 금융부채 비중은 같은 기간 16.8% 에서 26.1%로 올라갔다.

실물자산 대비 금융부채 비율이 60% 이상으로 LTV(주택담보인정비율) 측면에서 금융부채가 과도하다고 보이는 가구 비중은 2000년 7.8%에서 2006년 10.4%로 상승했다. 반면 해당가구의 금융부채 비중은 LTV 규제의 영향으로 27.8%에서 17.8%로 하락했다.

김 교수는 "가계의 총자산에서 유동성이 낮은 부동산자산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다는 점은 경기침체에 대한 국내가계의 신축적 대응 여력이 높지 않을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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