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은캐피탈, CP 상환 위해 대대적 자산 감축

더벨 황철 기자 | 2008.11.11 08:35

예치금 총동원 … 팩토링·PF 등 여신 회수 '본격화'

이 기사는 11월10일(09:13) 머니투데이가 만든 프로페셔널 정보 서비스 'thebell'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기은캐피탈이 매달 1000억원 가량씩 만기도래하는 기업어음(CP) 상환 문제로초비상이 걸렸다. 회사채는 물론 CP 시장까지 얼어붙으면서, 차환 발행이점점 어려워지고 있기 때문이다.

기은캐피탈은 보유 예치금을 총동원하는 것은 물론, 여신자산 회수를 통한 유동성 확보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그 결과 자산 규모는1분기만에 4000억원 정도가 줄어들었다. CP 상환을 위해 그야말로 ‘살을 깎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것.

◇기업은행 2000억원 직접 지원

11월 기은캐피탈의 CP 상환 예정액은 총 1839억원이다. 이중 절반 가량(914억원)은 이번주(10일~14일) 안에 만기가 도래한다.

기은캐피탈은 추가적인 차환 발행 없이 전액 현금으로 충당한다는 계획이다. 보유한 현금성 자산을 모두 동원해 급한 불을 끄겠다는 것이다.

기은캐피탈 관계자는 “예치금 1900억원 정도(10월말 기준)를 상환 재원으로 활용할 예정”이라며 “채권시장이 워낙 냉각돼 있어 회사채나 CP 등의 차환 발행은 당분간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해 6월 기은캐피탈의 예치금 규모는 300만원에 불과했다. 이를 감안하면, 모기업(기업은행)의 지원액을 CP상환용으로 비축해 뒀던 것으로 파악된다. 실제로 기업은행은 8월과 10월 각각 1000억원씩 총 2000억원을 대출해 줬다.

대주주의 지원으로 이번 한달은 무사히 넘길 수 있게 됐지만, 매달 수백억원씩 도래하는 CP는 상당한 부담으로 남아 있다. 기은캐피탈의 월별 CP 만기액은 12월 794억원, 1월 909억원, 2월 667억원, 3월 1636억원 등이다. 내년 상반기까지 5845억원(11월분 포함)의 상환 재원을 마련해야 하는 것.

기은캐피탈은 결국 부족한 유동성을 메우기위해 영업자산 회수에 본격적으로 나서고있다. 팩토링금융, 할부리스, 부동산PF 등 여신 연장을 제한하고 있는 것.


기은캐피탈은 매달 할부리스 원리금 300~400억원씩을 상환받고, 팩토링 부문에서도 1500억원 정도의 자산을 줄이기로 했다. 주택담보나 부동산PF, 기업금융 등은 일정 비율 이하만 연장해주고 있다.

그 결과 기은캐피탈의 총자산은 상반기 2조6000억원으로 정점을 찍은 후 3개월만에 4000억원 정도가 줄어든 것으로 알려졌다.

기은캐피탈 관계자는 “현금성 자산의 부족분은 여신자산 감축을 통해 충당할 것”이라며 “기업대출이나 부동산PF의 경우 업체 사정을 고려해 대략 40% 정도를 상환하고 60%만 연장해주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차입구조 개선 기회로

CP시장 냉각은 기은캐피탈의 차입구조에도 상당한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당장은 악재임에 틀림없지만, 이를 계기로 고질적 문제인 단기차입 비중을 줄이겠다는 복안.

현재 기은캐피탈의 CP 잔액은 9348억원이다. 지난해 3월 이후 1년 8개월만에 1조원 아래로 떨어졌다. 지난 6월말 1조4000억원으로 고점을 형성한 후 매달 1000억원 가량씩 줄어들고 있다.



반면회사채 발행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지난 5월~9월에만 총 8회에 걸쳐 2250억원 어치를 발행했다. 5개월 동안 최근 3년간 발행액(6850억원)의 1/3 가량을 채운 것이다.회사채 조달 자금은 전액 CP 상환에 사용했다.

기은캐피탈은 앞으로도 60%대에 달하는 단기차입 비중을 줄이기 위해 회사채 시장을 적극적으로 두르린다는 계획이다.

기은캐피탈 관계자는 “여전채 발행 여건이 워낙 안좋아 당장 채권을 추가적으로 찍긴 힘들겠지만, 시장 상황이 호전되면 CP건 회사채건 발행을 재개할 예정”이라며 “가급적 회사채 비중을 늘려 단기차입금을 점차 줄여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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