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과 시장]'종부세 논란' 핵심을 바로 알자

김관기 변호사 | 2008.11.10 10:55
'말' 많고 '탈' 많았던 ''종합부동산세'의 위헌 여부가 곧 결정된다.

헌법재판소가 종부세 자체를 위헌으로 판단할 경우 심각한 '환급대란'이 예상된다. 특히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이 '위헌'이라고 말한 '세대별 합산' 문제도 뜨거운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는 법의 위헌 여부를 떠나 문제의 핵심을 제대로 볼 필요가 있다. 헌법 취지에 비춰 △세대별 합산부과 방식 △1세대1주택 장기보유자 과세 △과도한 세율체계란 3가지 주요 쟁점의 본질이 무엇인지를 알아야 한다는 것이다.

도입 당시부터 논란거리가 돼 온 '세대별 합산부과 방식'의 경우 혼인과 가족생활을 보호하고자 하는 헌법의 기본 취지를 인정할 것이냐, 아니면 조세회피 방지를 통해 공평한 세 부담을 실현할 것이냐가 쟁점이다.

주택이라는 자본재로부터는 거주의 이익이라는 소득의 흐름이 꾸준히 발생한다. 그런 의미에서 주택 소유만 하고 있을 뿐 아무런 이익도 실현함이 없는데 종부세를 부과하는 것은 '헌법에 위반된다'는 논리가 나올 수도 있다. 이익은 계속 발생하고 있고 다만 현금화가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가족의 구성원이라도 법적으로는 별개의 인격이고 단위인 점을 감안할 때 경제적으로는 '가계'란 생활단위를 구성하는 것이기에 경제적 실질을 중시하는 세법에서 부부합산 과세가 헌법정신에 어긋난다고 단정할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

세대별 합산 외에 또 다른 쟁점이 되고 있는 1세대1주택 장기보유자에 대한 종부세 부과 문제도 인간다운 생활을 할 권리와 생존권, 거주 이전의 자유 등을 침해하는지를 놓고 찬반이 엇갈리고 있다.

위헌 의견을 가진 이들은 1가구1주택자, 달랑 집 한 채를 갖고 있는 노년층이나 장기보유자에게 과세를 하는 것은 정부가 주거지 이전을 강요해 헌법에 보장된 '거주 이전의 자유'를 침해하는 것으로 '생존권' 자체를 인정하지 않는 것이라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


반면 합헌이라고 주장하는 이들의 경우 필요하지 않은 부동산을 보유하는 것을 억제해 주택 가격을 안정시키고 국민 다수에게 공평한 혜택이 돌아가도록 하기 위해 과세를 하는 것이 맞는 것이라고 주장한다. 이들은 1가구1주택자만 법에서 보호해줄 경우 형평성에도 어긋난다는 취지다.

또 다른 쟁점인 세율 문제는 미실현 소득에 대한 이중과세와 지나치게 높은 누진세율로 재산권을 침해하는지 여부가 핵심이다. 이 문제의 경우 '위헌론자'들은 양도소득세에서 종부세액을 공제하는 제도가 없기 때문에 종부세는 미실현 소득에 대한 이중 중복 과세로서 문제가 있다는 입장이다.

이와 달리, '합헌론자'들은 양도소득세와 납부된 재산세는 이미 다른 세제를 통해 공제되고 있기 때문에 별다른 문제가 없다고 얘기하고 있다. 재산권 침해 논란도 세율체계란 입법정책상 문제이기 때문에 사유재산권을 부인하거나 재산권의 본질적인 내용을 침해할 정도로 과도하다고 볼 수 없다는 입장을 펴고 있다.

이번 종부세 위헌 결정은 과거 합헌적 행위를 했을 것으로 가정해야 하는 정부가 위헌 의견서를 내고 주무 장관이 헌법재판소 결정이 어떻게 나올 지에 언급했다는 점에서 논란을 더욱 키웠다.

오랜 동안 기준이 돼 온 법을 수정한다는 것은 큰 어려움이 따른다. 누구나 자신의 의견을 내놓을 수 있지만 법이란 누구에게나 평등하고 특정계층에게 이익이나 피해가 돌아가서는 안 된다.

이 같은 점에서 종부세 논란도 단순히 '위헌'이냐, '합헌'이냐를 따지는 것은 의미가 없다. 국민 모두에게 공평한 기회가 돌아가고 평등한 사회를 이룩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는 결정이 나오기만을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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