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마이너스 프리미엄 분양권 속출

머니투데이 송복규 기자 | 2008.11.09 15:28

용인·화성 등 분양가이하 매물 수두룩, 추가하락 불가피

수도권 부동산 시장에 분양가보다 싼 마이너스 프리미엄 분양권 매물이 속출하고 있다.

강남·서초·송파 등 '강남 3구'를 제외한 수도권 전역이 지난 7일 투기지역에서 해제되면서 자금이 급한 아파트 계약자들이 수천만 원씩 싼 값에 분양권을 내놓고 있는 것.

9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경기 용인·화성·고양 등에는 청약 당시 최고 수백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는 등 인기를 끌었던 아파트의 손절매 분양권 매물이 수십 개씩 쌓여 있다. 은평 뉴타운, 길음 뉴타운 등 서울 재개발아파트 분양권도 등장했다.

부동산114 김규정 차장은 "집값이 큰 폭으로 떨어지면서 주변시세보다 비싸게 분양된 단지들은 준공후 시세차익을 기대하기 어렵게 됐다"며 "고분양가, 자금부족 등으로 아파트 계약해지를 원했던 계약자들이 분양권 처분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인기지역 손절매 분양권 수두룩=지난해 9월 분양된 용인시 수지구 '래미안 동천'은 분양가보다 3000만∼4000만원 싼 분양권 매물이 나오고 있다. 이 단지는 109∼338㎡ 총 2393가구 규모로 3.3㎡당 평균 1700만원선(옵션포함)에 분양됐다. 하지만 이후 3.3㎡당 1500만원대 아파트 분양이 잇따르고 기존 아파트값이 3.3㎡당 평균 1000만원선으로 떨어지면서 분양권 투매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래미안 동천과 비슷한 시기에 분양된 '성복 자이'와 '성복 힐스테이트', '신봉 동일하이빌' 등도 마찬가지다. 이들 단지는 3.3㎡당 분양가가 100만∼200만원 정도 차이나지만 분양가 이하라도 분양권을 팔겠다는 계약자들이 점점 늘고 있다.

화성시 동탄신도시 메타폴리스는 50∼60개 분양권이 새 주인을 기다리고 있다. 분양권 가격은 층에 따라 다르지만 대부분 분양가 수준이다. 인근 동탄 동양파라곤, 풍성 위버폴리스 등 주상복합에도 분양가와 비슷하거나 500만∼1000만원 정도 싼 분양권이 쏟아지고 있다. 고양시 식사·덕이지구에도 마이너스 프리미엄 매물이 수두룩하다.


서울 은평뉴타운, 길음뉴타운 등 실수요가 꾸준한 재개발단지 분양권도 사실상 마이너스 프리미엄 매물이다. 아직까지 분양가 이하 매물은 많지 않지만 금융비용, 세금 등을 감안하면 계약자들은 손해를 볼 수밖에 없다.

◇매수세 없어 가격 추가 하락 불가피=분양가보다 수천만원 싼 분양권 매물이 쌓이고 있지만 매수세는 거의 없다. 사겠다는 사람이 없으니 실제 거래도 이뤄지지 않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지금과 같은 거래 공백이 이어지면 분양권 가격 추가 하락이 불가피하다고 전망한다.

용인 동천동 A중개업소 관계자는 "마이너스 프리미엄 분양권이라해도 주변 집값보다는 훨씬 비싸 매수세가 붙지 않고 있다"며 "자금이 급한 계약자들은 분양권 처분을 위해 가격을 더 낮출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마이너스 프리미엄 분양권은 기존 집값 연쇄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동탄신도시의 한 중개업자는 "분양권 매물이 소진되지 않으면 결국 매도자들이 가격 낮추기 경쟁에 돌입할 수밖에 없다"며 "입주예정 아파트값이 떨어지면 기존 입주아파트도 가격 하락 압박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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