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지펀드에게도 10월은 잔인했다

김유림 기자 | 2008.11.08 15:09

헤지펀드들, 10월 고객에게 보낸 편지 보니..

최근 글로벌 증시 급락이 헤지펀드들에 의한 매도때문이라는 분석이 잇따르는 가운데 헤지펀드 매니저들이 지난달 고객들을 대상으로 보낸 편지에도 어두운 시각이 가득한 것으로 확인됐다.

마켓워치는 최근 헤지펀드 매니저들이 고객에게 보낸 편지를 보면 진혼곡이 배경에 흐르는 듯하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이런 비관론은 시장이 바닥을 쳤다는 사인으로 해석할 수도 있으며 상당수 헤지펀드 매니저들도 이런 생각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일부는 지금 주가는 어두운 전망을 디스카운트하기에 충분하기 때문에 매수를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 헤지펀드 올 성적 90년 이후 최악

S&P500지수는 10월 한달만 16% 급락했다. 크레디트사이트에 따르면 10월 투자등급 채권 스프레드는 1.51%포인트 상승했고 정크등급 채권 스프레드는 5.21%포인트 급등, 사상 최고치인 16.17%로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 들어 투자등급 채권의 손실은 평균 19%, 정크등급 채권 손실은 31%에 달한다. 이 때문에 채권투자 기관들은 "더 이상 나빠질 수 있는가?"를 생각하고 있다.

헤지펀드리서치에 따르면 헤지펀드들의 10월 손실은 5.43%를 기록해 올 들어 손실은 15%로 확대됐다. 이에 따라 1조7000억달러 규모의 헤지펀드 업계의 올해 성적은 업계 실적에 대한 집계가 시작된 지난 90년 이후 최악을 기록했다.

90년 이후 업계가 손실을 기록했던 적은 지난 2002년 1.45%의 손실을 냈을 때를 제외하곤 한 해도 없었다.

◇ 헤지펀드가 고객에 보낸 편지

헤지펀드인 리애인슬리매버릭캐피털의 스티브 갤브레이스 파트너는 지난달 헤지펀드들이 고객들에게 보낸 편지를 25통 가량 읽었다. 그는 고객들에게 보낸 편지에서 "헤지펀드들의 편지는 온통 장례식을 연상케 할 정도로 어두웠다. 세계 경제는 이미 90년대와 80년대, 그리고 2002년 버블 붕괴 당시 경험했던 경기 침체기로 이미 진입했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전했다.

헤이만어드바이저의 카일 베이스 이사는 지난달 17일 보낸 편지에서 "오늘 어떤 것을 사는데도 신중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미국 실업률이 10%에 달하고 미국 경제성장률이 마이너스 4~5%가 될 때가 주식을 살 때라는 매우 비관적인 전망을 제시했다.


아울러 지금이 주식을 살 때라는 버핏을 비판했다. 그는 "버핏은 자산의 50%가 폭락해도 충분히 견딜 만한 재산이 있는 사람"이라며 "당신이 버핏같은 자산을 갖고 있다면 그렇게 해라"고 말했다.

바우포스트그룹의 세스 클라만도 지난달 10일자 편지에서 "경기 침체가 더 잔인하고 장기화될 것"이라며 "참혹한 실상이 아직 남아 있다"고 밝혔다. 클라만은 "미국 달러는 계속해서 약해질 것이고 기축통화로서의 지위도 끝을 보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때문에 미국 장기 금리는 계속 오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기축통화로서의 달러 지위가 약화될 경우 더 높은 수익률을 제시해야만 해외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 수 있기 때문이다.

◇ 위기에서도 흙속 진주 찾기

헤지펀드들은 위기 속에서도 수익을 내는 투자 대상을 찾기에 여념이 없다. 페리캐피털은 수익률이 15%를 넘는 선순위 은행채와 프라임 및 알트에이 모기지 담보 증권에 투자하고 있다.

매니저인 리차드 페리는 지난달 8일 보낸 투자자 편지에서 "대학살 속에서 가치있는 투자 대상을 계속 찾아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바우포스트의 클라만은 수익률이 30%수준인 기업 채권 투자에 초점을 맞췄다. 클라만은 투자 서한에서 "파산 위기에 빠진 기업채권 투자를 통해 부동산에 투자할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면서 "세상은 끝난게 아니다. 이런 위기 속에서 씨를 뿌려야 회복했을 때 열매를 맺을 수 있다"고 밝혔다.

헤지펀드 오크트리는 에버코어나 그린힐 같은 부티크 투자회사를 눈여겨 보라고 조언했다. 이제 대형 상업은행들에 대한 규제 감독이 강화되기 때문에 이 업종이 상대적으로 선방할 것이란 분석이다.

하워드 막스 오크트리 회장은 "현재는 베어마켓의 3단계"라면서 "3단계 이후에는 추가로 악화되지 않는다. 불마켓이 올 때까지 분위기를 다져갈 것이기 때문에 지금이 흙속에서 진주를 찾아야 하는 때"라고 지적했다.

매버릭은 지난달 9일 보낸 편지에서 "지금처럼 과평가된 주식과 저평가된 주식이 혼재돼 있는 때를 일찍이 보지 못했다"면서 "기회를 모색해야할 때"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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