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레터]오바마 수혜주에 올라타라지만

머니투데이 원종태 기자 | 2008.11.10 07:25
"시세는 인기 7할, 재료 3할"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지난주 이른바 오바마 수혜주의 주가상승폭을 보면 이 말이 절묘하게 들어 맞습니다. 당장 눈에 보이는 재료보다 시장은 오바마 대통령 당선이라는 큰 테마에 편승해 인기주를 만들어 냈습니다. 앞으로 10년간 1500억달러를 신재생에너지에 투자하겠다는 오바마의 공약은 바다 건너 한국증시 관련주에도 꿈을 불어넣었습니다.

태웅평산, 용현BM, 현진소재 등 풍력 관련주는 물론 태양광, 탄소배출권, 복제의약품 관련주까지 일련의 오바마 수혜주들이 급등했습니다. 용현BM의 경우 대규모 수주공시까지 가세하며 6거래일 상한가로 마감하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습니다.

일부 전문가들은 그러나 오바마 수혜주의 인기 이면에는 지나친 기대감도 없지 않다고 우려합니다. 전문가들은 특히 "오바마의 대통령 당선으로 신재생에너지가 한층 성장할 수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아직 확정된 것은 아무 것도 없다"고 강조합니다. 풍력 발전대책을 어떤 식으로 내놓을지 모르는 상황에서 한국의 풍력 부품이 미국시장을 노크할 것이라고 막연히 예단하는 것은 금물이라는 것입니다.

태양광 발전도 현재 기술력으로는 에너지 전환비율이 15∼20%에 그쳐 경제성이 떨어지기 때문에 상용화까지 시간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습니다. 오바마가 태양광 발전의 기틀을 만들 수 있지만 그 꽃은 임기 이후에나 필 수 있다는 지적입니다.

오바마가 의료보험 대상자를 크게 늘리며 복제 의약품 시장이 확대될 수 있어 한국 제약주가 수혜를 입을 수 있다는 전망도 좀 막연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충고입니다. 완제 의약품의 미국 수출은 오랜 기간 임상과 허가과정을 거쳐야 하는 것이지 오바마가 대통령이 됐다고 해서 당장 한국 제약사들이 미국에 진출할 수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현대증권 박종선 기술정보팀장은 "오바마의 대통령 당선은 신재생에너지 등 관련시장을 크게 확대할 수 있다는 점에서 분명히 긍정적"이라며 "그러나 한국기업들이 그 과정에서 어떤 수혜를 입을지 결정된 것이 아무 것도 없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특히 "오바마가 보호무역과 고용창출 등 자국의 이익을 강조하고 있기 때문에 한국 기업들이 직접적인 수혜를 입을 수 있을지 두고봐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당장 미국시장에 대한 막연한 기대보다는 기업실적과 수주 추이에 더 주목하라는 조언도 나옵니다.

"달리는 말에는 올라타라"는 증시격언이 있습니다. 그러나 그 말이 혹시 올라타자마자 힘이 빠지는 단거리 경주용은 아닌지 신중해야 할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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