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찔끔' 금리인하, 미완의 경기부양

머니투데이 이상배 기자 | 2008.11.07 12:59

금리인하폭 0.25%p, 시장기대 0.5%p에 못미쳐

- 금리인하폭 0.25%p, 시장기대 0.5%p에 못미쳐
- 경기부양, 재정확장에 금리인하 '화룡점정' 못해

기준금리 인하폭이 0.25%포인트에 그쳤다. 시장이 기대한 0.5%포인트에 못 미친다. 시장도 정부도 아쉬움을 숨기지 못했다. 정부가 야심차게 준비한 경기부양책도 '미완'으로 남을 수 밖에 없게 됐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7일 정례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기존 4.25%에서 4.00%로 낮췄다. 인하폭은 0.25%포인트로 시장 예상치였던 0.5%포인트의 절반이었다.

전날까지도 한은은 '금리동결'과 '0.25%포인트 인하'를 놓고 고민했다. 물론 0.25%포인트 인하 쪽에 기울어 있었다. 향후 경기가 둔화되고, 경상수지 흑자전환으로 원/달러 환율이 안정되면 물가상승 부담이 크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 때문이었다. 주택가격 하락에 대한 우려도 컸다.

그럼에도 시장의 기대치와는 거리가 컸다. 이미 지난달 9일 기준금리를 5.25%에서 5.0%로, 28일 다시 4.25%로 단기간내 1%포인트나 내린 것이 한은에게 부담이었다. 향후 경기침체에 대비한 '실탄'(금리인하 여력) 확보도 고민거리였다.

하지만 6일(현지시간) 유럽에서 과감한 금리인하가 단행되면서 시장에서는 금리인하폭이 0.5%포인트가 될 수도 있지 않겠느냐는 기대가 형성됐다.

영국 중앙은행인 영란은행(BOE)은 기준금리를 3%로 무려 1.5%포인트나 전격 인하였다. 사상최대 폭이다. 유럽중앙은행(ECB)도 기준금리를 3.25%로 0.5%포인트 내렸다. 지난달 0.5%포인트 인하한데 이은 조치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위원은 "시장은 0.5%포인트 인하를 생각하고 있었는데, 0.25%포인트를 인하한 것은 오히려 실망감을 부를 수 있다"며 "0.5%포인트를 내리고 추가인하할 수 있다는 신호를 줬어야 했다"고 말했다.


기획재정부는 최근 한미 통화스와프 공치사 등의 문제로 한은과 갈등을 빚은 것을 의식해 반응을 최대한 자제하면서도 아쉬움은 감추지 못했다.

재정부 관계자는 "금통위의 금리인하를 환영하고, 결정을 존중한다"면서도 "(인하폭이) 다소 아쉬울 뿐"이라고 밝혔다.

그는 "과거에는 미국과의 정책금리 차이가 1%포인트 수준이었는데, 지금은 금통위가 금리를 내렸어도 여전히 차이가 크다"고 말했다. 현재 미국의 정책금리는 1%로, 우리나라와 3%포인트의 차이가 난다.

이 관계자는 "향후 경기가 둔화되면 물가는 자연스럽게 안정되지 않겠느냐"며 "앞으로 금통위가 경기둔화 상황을 보면서 적절히 판단해줄 것으로 본다"고 말해 추가 금리인하를 기대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정부로서는 국내총생산(GDP)의 2%에 달하는 재정적자를 감수하면서 경기부양을 위해 14조원을 쏟아붓기로 했는데도 금리정책이 충분히 뒷받침해주지 않는 것이 아쉬운 상황이다.

정부는 지난 3일 발표한 '경기난국 극복 종합대책'을 통해 내년 재정지출을 11조원(공기업 투자분 포함) 늘리고 2년간 3조원의 세금을 추가로 깎아주기로 했다. 여기에 선제적 금리인하가 '화룡정점'(畵龍點睛)의 역할을 해줄 것을 정부는 기대했었지만, 금통위의 소극적 대응으로 결국 뜻을 이루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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