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인하, 약발 먹히지 않는 이유

머니투데이 이승제 기자 | 2008.11.07 11:09

R의 공포에 금리인하 효과 눌려...긴 호흡 가질 때

글로벌 증시가 금리인하를 담담하게 받아들이기 시작했다. 한국은행은 7일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낮췄지만 국내 증시는 오히려 하락 폭을 키우고 있다. 기관은 마치 기다렸다는 듯 매도세를 확대하며 지수 하락을 주도하고 있다.

전날 유럽중앙은행(ECB)와 영국 영란은행(BOE)는 각각 기준금리를 0.5%포인트, 1.5%포인트 인하했지만 약발이 먹혀들지 않았다. 영국을 비롯한 유럽 증시는 5% 넘게 추락했다.

전문가들은 이에 대해 "워낙 'R(Recession·실물경기침체)의 공포'가 시장을 짓누르고 있어 금리인하를 단기 호재로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고 보고 있다.

이종우 HMC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본격화하고 있는 실물경제 침체를 금리인하로 해결하기 어려운 게 현실"이라며 "금리인하는 이제 단기 재료로서의 가치를 갖지 않는다"고 분석했다.

이 센터장은 이어 "각국 정부는 금리인하와 재정확대라는 외통수에 몰리고 있다"며 "일단 쓸 수 있는 카드를 모두 쓰면서 결과를 기다리는 형태"라고 말했다. 내년에 경기침체 본격화가 세계 경제를 강타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선제 대응에 나서고 있다는 얘기다.


오히려 투자자들은 금리인하를 기다렸다 매도하는 전략을 구사하는 형국이다. 최근 단기상승 국면에서 사들였던 물량을 털어내는 계기로 활용하고 있다는 것. 이날 기관들은 한은의 금리인하에 맞춘 듯 매도물량을 쏟아냈다.

김영익 하나대투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금리인하는 늘 시차를 두고 효과를 발휘한다"며 "미국과 우리나라의 경우 6~9개월 가량 시차를 두고 영향을 주게 된다"고 설명했다.

문기훈 굿모닝신한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유럽과 영국의 경우 예상보다 큰 폭의 금리인하를 단행했는데, 이는 오히려 '이렇게 다급한가'라는 위기감을 낳은 것으로 보인다"며 "유동성 함정이 금리 인하로 즉각 해결되지 않고, 금리 인하는 누적적인 효과를 발휘한다는 점에서 긴 호흡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문 센터장은 또 "우리나라는 유럽과 상황이 다소 다르다"며 "추후 필요할 경우를 위해 탄환(금리인하 추가단행)을 아껴둬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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