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증시, 경협ㆍ그린에너지 '반색'

머니투데이 전필수 기자 | 2008.11.12 04:04

[머니위크]오바마시대 수혜주는?

전 세계가 오바마 열풍이다. 그의 입지전적인 성공 스토리, 아프리카와 아시아, 이슬람권과 기독교를 아우르는 인생 여정 등에 세계인이 열광하며 주목하고 있다. 오바마의 아버지 나라 케냐는 그의 당선을 기념하기 위해 공휴일을 선포했으며 어린 시절을 보낸 인도네시아도 축제 분위기다. 벌써부터 오바마 이전과 오바마 이후 시대로 나뉠 것이란 얘기까지 나온다.

일반 시민들이 새 시대에 대한 기대감에 열광하는 동안 국내의 정계와 재계 인사들은 오바마와의 인연을 만들기에 한창이라고 한다. 정치 신인급인 오바마에게 줄을 대기가 만만치 않다는 얘기도 들린다. 하지만 발빠른 증시는 진작부터 오바마와 손을 잡았다.

국내 증시의 오바마 테마는 이미 지난 1월 시작됐다. 당시 오바마가 민주당의 유력후보로 부상하면서 해외자원개발기업 유아이에너지가 주목을 받으며 급등했다. 유아이에너지가 영입한 수석고문단 중에 오바마측 인사가 포함돼 있다는 사실이 부각됐기 때문이다.

유아이에너지는 지난해 10월 클린턴 1기 행정부 시절 국가안보담당 보좌관을 역임하고 오바마 후보의 외교정책 고문으로 활동하고 있는 안쏘니 레이크(Anthony Lake)씨를 자사의 수석고문으로 영입한 바 있다. 이후 유아이에너지는 오바마의 주가가 치솟을 때마다 동반 급등하는 행운을 누렸다.

유아이에너지의 급등을 냉소적(?)으로 바라보던 국내 증권사들도 오바마의 당선이 확실시되면서 수혜주 찾기에 본격 나섰다. 오바마가 내건 '변화(Change)'에 영향을 받을 종목들이 무엇이냐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 패러다임의 전환, 남북경협-그린株 기대

임기말을 앞두고 사상 최악의 평가를 받고 있는 부시는 지나친 일방주의와 패권주의로 화를 자초했다. 그가 일으킨 2건의 전쟁은 아직도 끝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고, 미국발 금융위기는 기축통화로서 달러의 지위까지 위태롭게 할 지경까지 몰렸다.

오바마는 글로벌 다극체제를 인정하고 기존의 일방주의와 차별화를 시도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북한과도 직접대화를 통해 '한반도 평화체제의 정착화'를 시도할 것으로 기대된다. 새 정부의 대북 강경노선과 금강산 관광객 피살 등으로 꼬인 남북경협주들로서는 여간 반가운 일이 아니다.

금강산 관광과 관련된 현대그룹의 현대상사와 현대상선, 대북송전주로 꼽히는 선도전기, 광명전기, 개성공단 입주업체 로만손 등이 대표적 남북경협주로 꼽히는 종목들이다.

환경관련주들도 오바마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10년간 1500억 달러를 신재생에너지 개발에 투자하고, 2025년까지 미국 총 전력의 25%를 신재생에너지로부터 조달한다는 오바마의 공약과 MB정부의 그린에너지 육성책이 맞물리며 관련주들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국내 증권사들이 가장 많이 꼽는 오바마 수혜주이기도 하다.

증권업계는 오바마 당선으로 미국도 온실가스 감축 의무 대상국에 포함될 것이고, 결국 온실가스를 줄이는 신재생에너지 투자가 늘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에 따라 풍력, 태양광, 하이브리드카 등 신재생에너지 주들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현대증권은 풍력발전, 특히 풍력 단조업체에 주목했다. 현대증권은 전 세계 풍력 단조품 1위 기업인 태웅, 풍력 부문 매출이 급증할 것으로 예상되는 용현BM을 오바마 집권의 최대 수혜주로 꼽았다. 풍력발전설비업체인 유니슨과 동국산업도 오바마 랠리에 급등했다.


대신증권은 동양제철화학을 비롯해 소디프신소재와 주성엔지니어링을 태양광발전산업 활성화에 따른 수혜주로 꼽았다. 하이브리드카 시장 활성화로 2차전지업체가 수혜를 받을 것이라며 LG화학, 에코프로 등에도 주목했다.

◆ 새로운 뉴딜과 의료정책

최악의 경제위기에 직면한 오바마가 가장 먼저 할 일은 경제살리기다. 미국인들이 그의 변화에 표를 던진 것은 부시 정부가 야기한 경제위기에 대한 반작용이 큰 역할을 했다. 강력한 경기부양책을 쓸 것이란 기대가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하나대투증권은 프랭클린 루즈벨트 대통령의 뉴딜정책에 버금가는 종합대책이 나올 것으로 기대했다. 하나대투증권은 "오바마는 재정정책을 위해 사회간접자본(SOC)에 관심을 둘 가능성이 크다. 이에 따라 전력산업과 통신장비산업이 수혜를 볼 수 있다"며 LS와 케이엠더블유를 추천했다. IT 인프라 확대를 위해 노후 전력선 교체, 광역통신망 사업 등을 추진할 때 이들 기업이 실질적 수혜를 볼 것이란 풀이다.

부유층에 세금을 더 걷어 사회적 약자를 보호하는 정책을 추진할 오바마 정부의 또 다른 수혜주는 헬스케어 관련주다. 오바마는 공보험을 도입, 건강보험 사각지대에 있는 5000만명의 미국민에게 보험혜택을 줄 작정이다. 클린턴 정부때 추진하다 실패한 공보험을 추진하기 위한 여건은 이미 마련돼 있다. 민주당은 대선과 동시에 치러진 상하원 선거에서 모두 승리했다.

대신증권은 오바마의 의료개혁으로 복제약 제품에 대한 지원이 강화되면서 셀트리온, 한미약품 등이 수혜를 볼 것이라고 내다봤다. 삼성증권은 국내 대형 제약사인 유한양행·동아제약·종근당을 추천했다. 오바마는 약값 인하를 유도하기 위해 복제 의약품 사용에 대한 지원의지를 분명히 했다.

◆ 보호무역주의는 넘어야 할 벽

오바마의 당선이 국내업체들에게 새로운 기회를 준다지만 위험요소도 분명 존재한다. MB정부가 명운을 걸고 추진하는 한미 FTA(자유무역협정)에 대해 오바마는 공공연히 반대입장을 밝혀왔다. 현대경제연구원은 클린턴 정권 때의 '수퍼301조' 같은 보복성 무역조치가 나올 수 있다는 점을 걱정했다.

특히 오바마가 불공정한 협상이라고 지적한 자동차 부분은 앞으로 오바마 정권의 행보에 더욱 신경이 쓰일 수밖에 없다. FTA 재협상이 된다면 철강업체들도 피해를 볼 것으로 우려된다. 대미수출 비중이 큰 강관류 제조업체가 특히 부정적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역시 대미 수출 비중이 큰 IT업종도 보호무역의 벽이 부담스럽긴 마찬가지다.

그러나 관련업계는 위기가 아니라 기회란 입장을 보였다. 현대차그룹은 "미국 새 정부의 경기부양책이 대미수출 의존도가 높은 한국 차업계에는 호재가 될 수 있다"고 기대했다. 또, 지나친 보호무역주의로의 회귀도 세계경제의 침체를 불러올 수 있어 힘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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