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기 해법과 힘겨운 씨름 "시간 좀 줘"

머니투데이 오승주 기자 | 2008.11.12 04:05

[머니위크 기획]오바마 당선과 글로벌 증시

버락 오바마의 미국 대통령 당선은 글로벌 증시와 국내 주식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정치적 분위기만 본다면 '오바마 랠리'가 있을 법도 한데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오히려 오바마의 행보를 주목하면서 등락을 반복하는 혼조세를 보이고 있다. 향후 증시를 보는 전문가들의 시각도 신중하고 조심스러운 낙관 수준이다.

◇오바마의 경제정책

민주당 출신 오바마가 미 역사상 첫 흑인대통령으로서 대권을 잡음에 따라 미국 경제정책에는 적지 않은 기조변화가 예상된다.

공화당은 전통적으로 자유시장 경제에 기반을 둔 기업활동 활성화와 이를 통한 고용 창출과 경제성장을 중시한다. 반면 민주당은 자유시장경제에 대해 적절한 정부통제가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또 증세와 임금인상, 공공서비스 확충을 통한 부의 불균형해소에 중점을 두고 있다. 환경 이슈도 대단히 중시한다.

현재의 금융위기와 관련해 오바마는 '자유방임'이 근본 원인이라며 구제금융 등 정부 차원의 적극적 개입을 통한 해결방안을 제시했다. 이에 따라 주택 차압 위기에 몰린 소유주에 대한 적극적인 구제조치와 각종 금융거래 관련법 제정 및 강화, 금융시스템 전반을 감시하고 통제, 조언하는 부서의 신설, 대출절차 등 금융거래와 각종 파생상품 내용의 투명성 강화와 같은 정책들을 구사할 것으로 관측된다.

이상재 현대증권 경제분석부장은 "신용위기로 확산된 미국의 금융불안에 대해 보다 공격적인 대응이 이루어지면서 시장 여건이 개선될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다. 그는 "오바마가 새 정부에서 경기부양책을 강화할 명분이 있다는 점에서 내년 하반기 쯤에는 미국 경제가 회복될 여지가 크다"고 전망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현 위기 탈피를 위한 오바마의 주요 현안과제로 △글로벌 리더십의 조기 구축 △글로벌 정책공조 강화 및 지속 △신산업 육성 또는 대규모 경기부양책 추진 △달러화의 기축통화 위상 유지 △금융기관을 포함한 구조조정 본격화 등 5가지를 꼽았다. 이같은 과제에 적절히 대응하지 못하면 금융위기와 경기침체가 의외로 장기화될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이기도 하다.

◇국내 증시의 방향은

오바마는 심각한 글로벌 금융위기 극복과 실물경제 침체 탈피라는 대단히 '어려운 숙제'를 안고 대통령의 자리에 올랐다.


삼성증권은 미국 대통령 당선자가 확정됨에 따라 '미국 대선 랠리'는 일단락될 것으로 내다봤다. 단기적으로 증시를 끌어올릴 호재가 사라진 만큼 지수가 반등할 때마다 차익실현 매물이 쏟아져 증시가 추세적인 상승 흐름을 타는데는 시간이 걸릴 것이란 관측이다.

추가적인 금리 인하, 오바마의 글로벌 금융위기 타개책 발표, 글로벌 정책 공조 강화 등 단기 호재시 전세계 증시는 바닥권에서 안도랠리가 펼쳐지겠지만, 그 성격은 기본적으로 '베어마켓 랠리'라는 것이다.

국내증시도 반등과 하락이 혼재하면서 방향성 탐색에 열을 올릴 것으로 보인다.

이상재 현대증권 경제분석부장은 "오바마의 대통령 당선으로 미국 대외통상정책이 보호무역주의로 회귀할 가능성이 높고, 한미 FTA의 재협상 가능성이 높아진 점은 우리나라 수출에 부정적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하지만 달러화 강세 기조가 지속될 가능성이 더 높아졌고, FTA 비준 지연에 따른 수출 차질 또한 크게 우려할 수준은 아닐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특히 금융위기 해소를 위한 추진력이 확보됐다는 점은 한국 수출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여 국내 증시도 수출주를 중심으로 되살아날 공산이 크다"고 내다봤다.

금융위기에서 촉발된 문제가 실물경제로 옮겨 붙은 마당에 어떤 해결책을 제시해도 '시간이 상당히 걸릴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관측도 만만치 않다.

익명을 요구한 증권업계의 한 관계자는 "이번 금융위기와 실물경제의 침체는 지난 10년간 낮은 원유가격과 저금리, 파생상품의 확대 등에 따른 유동성 팽창 등 탐욕이 빚어낸 업보"라며 "오바마도 신(神)이 아닌 이상 뾰족한 해결책을 제시한다고 해도 위기 극복에는 많은 시간이 요구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 관계자는 "국내증시에서 '살아남는 법'은 가격이 저렴해진 업종 대표 우량주를 매수해 장기간 보유하면서 '훗날'을 기다리는 인내심"이라며 "단기 차익을 노리고 증시에 뛰어들다가는 두번 우는 수가 생길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 부동산이 최근 '리츠지수'가 반등하고는 있지만, 바닥 확인이 아직 미흡하다는 점도 걸림돌이다. 이번 글로벌 금융위기의 기초자산이라고 할 수 있는 주택문제의 해결이 선행돼야 얼킨 실타래를 풀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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