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출' 아픔 이겨낸 '최고령' 신인왕

머니투데이 최종일 기자 | 2008.11.06 17:50

프로야구 최고령 신인왕 삼성 최형우

"힘들었던 시절이 있어서 좋은 상을 받은 것 같습니다."

6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2008프로야구 '최우수선수-최우수신인선수 투표 및 각 부문별 시상식'에서 전체 94표 가운데 76표를 얻어 신인왕 트로피를 거머쥔 최형우(삼성. 25)는 담담하게 소감을 밝혔다.

이번 수상으로 역대 최고령 신인왕이라는 기록을 세운 최형우에게는 이 자리에 서 있는 것마저 가슴을 뭉클하게 한다. 프로야구에 뛰어든 지 올해로 7년. 지난해까지 그에게 그라운드는 행복보다는 시련을 안겨줬기 때문이다.

전주고를 졸업하고 2002년 삼성에 입단한 최형우는 2군에서 대부분의 시간을 보냈다. 2004년까지 1군 경기에는 6차례 출전한 것이 전부였다. 결국 2005년 시즌을 끝으로 짐을 싸야 하는 아픔을 겪었다.

넉넉치 않은 집안 형편에 대학 진학을 마다하고 프로를 선택했던 그는 방출 통보로 앞이 캄캄했다. 더구나 병역 문제도 해결해야 하는 입장이었다. 방출통보를 받은 날, 입단 동기들의 위로도 귀에 들어오지 않았다.

하지만 야구를 포기할 수는 없었다. 상무에 테스트를 받으러 갔다. 하지만 탈락했다. 다시 한번 절망을 맛볼 수밖에 없었다. 그런 그에게 기회가 찾아왔다. 때마침 경찰청에 야구단이 창단된 것. 창단팀이라 그런지 그를 받아줬다.


잘 해야 다시 기회가 생긴다는 각오로 그는 이를 악물었다. 야구 이외에는 아무것도 생각하지 않았다. 약점으로 지적되던 수비 부분을 보강하기 위해 포수에서 외야수로 전향하며 절치부심했다.

그렇게 일 년 간 자신을 담금질한 끝에 지난해 프로야구 2군 북부리그에서 활약하며 자신의 재능을 마음껏 뽐낼 수 있었다. 타율, 타점, 홈런, 최다안타 등 타격 전 부문에 1위에 오른 것.

경찰청을 제대하고 올해 삼성에 재입단해 2할7푼6리, 19홈런, 71타점을 기록으로 삼성의 12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에 결정적인 공헌을 해 신인상 수상의 영광을 안았다.

"이 나이에 신인왕이라 쑥스럽다"며 수줍게 웃은 그는 "그동안 2군 생활 등이 겹쳐진다. 지금 받은 상에 자만하지 않고 계속 이 자리에 올 수 있도록 열심히 하겠다"라며 수상소감을 밝혔다.

한편 이날 MVP는 전체 94표 중 51표를 받은 SK의 2년차 '닥터K' 김광현에게 돌아갔다. 올 시즌 16승 4패, 다승과 탈삼진 1위, 방어율과 승률 2위를 기록하면서 2년 연속 팀을 정규리그 우승으로 이끈 공로를 인정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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