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기 도는 은행채시장 "낙관은 이르다"

머니투데이 이새누리 기자 | 2008.11.06 16:28
은행채 시장에 생기가 돌기 시작했다. 한동안 매수세 고갈로 기를 펴지 못했던 은행채는 최근 새로운 투자처로 주목받고 있다.

은행채와 국고채간 신용스프레드는 정부의 전방위 대책이 무색하게 꾸준히 오르다 한·미 통화스와프 계약이 발표된 지난달 30일을 기점으로 하락세로 돌아섰다.

6일 금융시장에 따르면 3년물 트리플에이(AAA) 은행채 스프레드는 300bp(3.0%포인트) 아래로 떨어졌다. 지난달 30일 327bp로 고점을 찍은 뒤 5일에는 298bp로 축소됐다. 시장에서는 예상보다 빠른 속도의 하락세라고 지적한다.

은행채 스프레드가 떨어진 건 은행을 둘러싼 비우호적인 환경들이 개선된 덕분이다. 한국은행이 은행채를 환매조건부채권(RP) 매입 대상에 포함한 데다, 금융당국은 원화유동성비율 규제를 완화해 은행이 고금리로 은행채를 발행할 이유가 없어졌다. 통화스와프협정는 결정타가 됐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통화스와프 체결 이후 은행채뿐 아니라 외국인 채권 매도가 증가하며 분위기가 달라졌다"며 "단기물이 중장기물에 비해 비교적 많이 떨어지긴 하지만 오늘만 해도 단기의 경우 40bp, 중장기는 10~20bp 등 많이 하락했다"고 전했다.


은행채 금리가 하락(가격 상승)하면서 은행채에 대한 신규 수요는 늘고 있다. 한은의 추가 금리인하 가능성도 이런 움직임에 한몫했다. 반짝 고금리로 돈을 끌어모은 정기예금 금리가 내려가면 그만큼 매력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회사채의 경우 정부가 일반 회사채 펀드에 세제혜택을 준다고는 했지만 은행채에 비해 위험한 건 사실"이라며 "한번 소문이 잘못나면 수익률에 큰 영향을 받을 수 있어 은행채가 상대적으로 주목받는다"고 전했다.

하지만 우려가 말끔히 없어진 건 아니다. 지난 9월 리먼브러더스 파산 사태 직전 은행채 스프레드는 120bp대. 은행채 금리가 리먼 사태 이후 급등한 걸 감안하면 그전 수준을 회복하기엔 갈 길이 멀다.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과 통화옵션상품인 키코의 추가 손실도 걱정거리다.

스프레드가 줄어든 것이 은행채 금리 하락 뿐 아니라 국고채 금리 상승도 반영됐다는 점이 이런 우려를 뒷받침한다. 국고채 금리는 내년 재정확대에 따라 국고채 발행이 늘어날 거라는 전망 때문에 반등했다. 그간 국고채 오버슈팅(단기과열)에 대한 반작용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베스트 클릭

  1. 1 '보물이 와르르' 서울 한복판서 감탄…400살 건물 뜯어보니[르포]
  2. 2 '공황 탓 뺑소니' 김호중…두달전 "야한 생각으로 공황장애 극복"
  3. 3 김호중 팬클럽 기부금 거절당했다…"곤혹스러워, 50만원 반환"
  4. 4 생활고 호소하던 김호중… 트롯 전향 4년만 '3억대 벤틀리' 뺑소니
  5. 5 "사람 안 바뀐다"…김호중 과거 불법도박·데이트폭력 재조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