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재건축, 매도가-매수가 '따로따로'

머니투데이 정진우 기자 | 2008.11.06 16:33

집주인·수요자 희망가격차 다시 벌어져 "거래 더 어려워질 것"

↑ 서울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근접해가던 서울 강남 재건축단지의 매도자와 매수자간 희망 호가 격차가 다시 벌어지고 있다. 11·3대책 발표 이후 아파트 소유자들은 가격 상승에 대한 기대치를 높이고 있는데 비해, 수요자들은 이를 인정하지 않으려는 경향이 뚜렷한 것이다.

그만큼 기대감과 불안감이 공존하면서 매도·매수자간 괴리가 커지고 있다. 6일 부동산 중개업계에 따르면 이번 대책 직후 서울 강남 일대 주요 재건축 단지들은 집주인들이 매물을 거둬들이면서 일제히 호가를 올리는 분위기다.

부동산써브에 따르면 강남구 재건축 아파트 매매가 변동률은 지난주 -2.82%에서 이번주 0.26%로 반등했다. 이는 반짝 오름세를 보였던 지난 8월 4째주 이후 9주 만의 상승이다.

개별 단지 중에는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의 경우 102㎡ 호가는 8억3000만~8억5000만원 선으로, 이번 대책 직전에 비해 3000만원 이상 뛰었다. 이 아파트 112㎡ 역시 같은 기간 3000만원 가량 높아진 10억~10억5000만원 선에 호가가 형성돼 있다. 송파구 잠실동 잠실주공5단지도 마찬가지다. 이 아파트의 경우 주택형별로 3000만원 안팎 호가가 올랐다.

하지만 매수자들의 희망가격은 이보다 훨씬 낮은 수준이다. 대치동 은마아파트 인근 중개업소 관계자는 "집주인 요구액에 비해 (매수 희망자들의 제시 가격은) 몇 천만원씩 낮다"고 설명했다.

이 때문에 대책 발표 이전보다 거래 성사는 더욱 어려울 것이란 게 중개업소의 귀띔이다. 송파구 잠실동 잠실5단지 인근 한 중개업소 관계자는 "불과 하루 전인 어제(5일) 112㎡가 현재의 호가보다 3000만원 싼 9억2000만원에 거래됐다"며 "수요자들은 여전히 가격을 낮춘 급급매물 외에는 관심을 보이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저가 매물 찾기' 현상은 경매시장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이날 서울중앙지법 경매7계에서 실시된 입찰에서 은마아파트 112㎡는 최저가 10억원에 입찰을 실시했지만, 응찰자가 단 한 명도 나타나지 않아 유찰됐다. 이 아파트의 감정가는 12억5000만원으로, 한 차례 유찰된 뒤 두 번째 경매에 나왔지만, 수요자들로부터 외면당한 것이다.

반면 입찰가격이 낮은 다른 재건축 추진 단지는 낙찰자를 찾았다. 같은 날 경매 처분된 대치동 청실아파트 102㎡의 경우 5명이 응찰, 8억1500만원에 최종 낙찰됐다. 이 아파트는 당초 감정가격이 11억원이었으나, 유찰을 거듭하면서 이날 감정가의 64%인 7억400만원에 입찰을 실시했다.

전문가들은 강남 재건축시장이 이번 대책을 계기로 상승세로 돌아서고 있지만, 아직까지는 호가 위주의 오름세인 만큼 좀 더 두고봐야 한다면서도 고금리와 함께 여전히 거시 변수가 많아 매수 움직임은 그리 크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부동산114 김규정 차장은 "11·3대책 발표 당일 강남 재건축단지의 호가가 반짝 상승했을 뿐, 이후 별다른 움직임이 포착되지 않고 있다"며 "매수자들이 희망하는 가격과 매도자들이 내놓는 가격의 차이가 커 거래로 이어지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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