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레이건을 본보기 삼아라-NYT

머니투데이 유일한 기자 | 2008.11.06 14:13

"여론악화에도 금리 올리고 장기 체질개선"

ⓒ삽화=임종철
버락 오바마 민주당 후보의 대통령 당선일인 5일(현지시간) 증시가 기록적인 폭락세를 보인 가운데 뉴욕타임스(NYT)는 새 정부가 인기에 연연해 단기적인 경기부양에 주력하지 말고 길게 보고 위기 극복의 처방을 내놓아야한다고 6일 제안했다. 대통령으로서 오바마의 성공은 단기적인 경기부양이 아니라 미국이 당면한 장기과제의 해결에 좌우될 것이기 때문이다.

NYT는 이와 관련 조지 부시 현 대통령을 따르지 말고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의 대응을 참고해야한다고 당부했다. 과감한 금리인상 등으로 당장은 유권자들로부터 인기를 잃었지만 결국 장기적인 인플레와 침체 위험을 관리하는데 성공했던 전례를 본보기 삼아야한다는 것이다.

레이건 전 대통령은 1981년1월 취임했다. 이때는 경기가 침체를 막 끝낸 상황이었지만 체감 경기는 극도로 악화된 때였다. 공식적으로 침체는 1980년1월~7월까지 6개월간 이어졌다. 고물가는 더 큰 골치였다. 리처드 닉슨, 제럴드 포드, 지미 카터 대통령이 앞서 물가를 잡기 위해 주력했지만 오일 쇼크 등의 여파로 여의치 않았다. 때문에 경기부양책을 선택하기 쉽지 않았다.

레이건은 감세와 동시에 연준(FRB)이 물가를 잡기 위해 빠르게 금리를 인상하는 것을 허용했다. (당시 연준 의장이었던 폴 볼커는 지금 오바마 당선자를 돕고 있으며, 차기 재무부장관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경기가 얼마 지나지 않아 더 심한 침체에 빠지자 볼커는 금리인상 등 잘못된 정책을 폈다며 여론의 지탄을 받았다. 1981년7월~1982년11월까지 16개월 동안 긴 침체가 나타난 것. 1982년 중간 선거에서 레이건은 고전했고, 민주당은 1984년 선거에서 이길 것으로 자신했다.

그러나 행정부와 중앙은행의 선제 정책에 따라 경기는 급하게 회복됐고, 물가는 안정됐다. 레이건은 재선에 성공했고, 나아가 4년 임기를 마친 뒤에는 같은 공화당의 조지 H.W. 부시(아버지 부시)에게 권력을 이양하는 보기 드문 치적을 남겼다.


아버지 부시는 경제 실정 등으로 4년 만에 자리를 민주당에 넘겨줬다. 아버지를 따라 대통령이 된 '아들 부시'(조지 W. 부시) 현 대통령은 초반부터 경기부양책으로 감세를 들고 나왔다.

그러나 레이건이 급증하는 재정적자를 막기 위해 머지않아 세금을 인상하는 조치를 취한 것과 달리 아들 부시는 이를 고려하지 않았다. 호황을 지속하는 경제에 브레이크를 걸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으며 이는 당시 연준 의장이었던 앨런 그린스펀도 마찬가지였다. 이 과정에서 버블이 부풀려진 경제는 지금 한꺼번에 충격을 맞았다.

부시 대통령의 대규모 감세는 공화당 일방의 결정이었다. 민주당과 협력했다면 감세 규모는 크지 않았을 것이고, 후유증도 훨씬 작았을 것이다. NYT는 세금 법안을 마련할 때 민주당과 오바마는 공화당의 의견을 수렴해 단기 경기 부양과 장기 재정 적자 사이의 균형을 맞춰야한다고 강조했다. 양당 정치의 장점을 복원해야한다는 것이다.

경기부양과 관련해서는 감세보다는 기간산업(인프라) 설비 투자가 적절하다고 전문가들은 파악했다. 도로와 다리, 하수구를 새로 짓거나 대대적으로 정비해 많은 고용을 창출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것이다. 올해 초와 같은 감세의 경우 단기적인 소비를 자극할 수 있지만 그 효과는 오래 가지 않고 결과적으로 재정적자만 확대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한두 달의 소비보다는 안정적인 고용 창출이 경기체질 측면에서도 훨씬 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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