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시평]'최악'넘긴 지금이 기회

신성호 한국증권업협회 상무 | 2008.11.06 12:11
지난 10월은 다른 부문도 그러했지만 금융시장은 참으로 어려웠다.

코스피지수가 900선을 하회하고 원/달러 환율이 1500원을 앞둔 상황에서 시장 참여자 모두는 IMF 외환위기 시절과 다를 바 없는 공포에 휩싸였기 때문이다.

특히 해외의 비관적 시각은 우리를 더욱 어렵게 했다. 그러나 다행히 정부를 비롯해 각 경제주체의 다각적 대응에 힘입어 이제 큰 불안감은 누그러진 것 같다.
 
큰 불안감이 가셨다고 안도하거나 향후를 낙관할 것은 아니다. 그러나 주식시장은 기복이야 있겠지만 추세적으로는 안정될 것 같다. 무엇보다 주식시장에서 가장 큰 부담으로 여긴 사안을 잘 넘겼기 때문이다.

가장 큰 부담이란 미국 등 일부 선진국 기업의 부도위험을 의미하는데, 개인적으로는 그간 미국 등 선진국 금융시장이 경기후퇴보다 더 극단적 위험인 부도 공포에 휩싸였던 것으로 생각된다.
 
실로 전 세계 주가 방향을 이끄는 미국 주가의 일간 10% 넘는 하락, 특히 이러한 하락이 연일 이어졌던 점은 경기후퇴에 대한 반응이라 할 수 없다. 미국 주가 폭락이 경기후퇴에 대한 반응이었더라면 종전 사례에 비추어 볼 때 일간 하락폭은 2~3% 정도에 그쳐야했기 때문이다.

따라서 그간 미국 주가의 폭락은 증권시장에서 가장 우려하는 유동성 위기와 맞물린 부도위험에 대한 반응이라 하겠다. 우리로 보면 1997년 말 IMF 사태때 전 기업에 걸친 부도위험으로 인한 주가급락과 유사한 것이다.

 
그런데 부도위험과 관련된 주가의 하락반응은 매우 과격하게 표출되지만 그 기간은 길지 않다. 예컨대 1997년 말에 우리 주가가 폭락했지만 그 기간이 길지 않았던 점이 현재 상황에서 참조된다. 때문에 이번에 세계 주식시장을 뒤흔든 미국 주가의 급격한 하락도 점차 진정될 것 같다.

특히 각국 정부의 통화·금융에 대한 공동 대응을 감안하면 부도위험은 이제 크게 줄어든 듯하다. 정리하면 세계증시에서 가장 우려했던 상황이 이제는 지나갔고, 또 최악의 상황과 관련 사안을 전 세계 주가가 그간의 하락과정에서 반영한 만큼 우리를 포함, 각국의 주가 하락은 진정될 것 같다.
 
물론 부도위험이 엷어졌어도 다른 부정적 사안을 지적할 수 있다. 이와 관련 가장 많이 거론될 사안은 경기둔화에 대한 우려인데, 이 부문은 앞으로도 상당기간에 걸쳐 쟁점이 될 것 같다. 그러나 그간 주가는 경기 둔화보다 더 악성인 부도위험을 반영했고, 그 과정에서 경기수준이나 주식가치에 대비해 지나치게 떨어졌지 않나 싶다. 즉 지나치게 떨어진 주가하락이 경기둔화를 상쇄할 것 같다.
 
우선 미국의 경우 그간 주가가 큰 폭으로 떨어져, 향후 1년을 기준으로 한 미국의 예상 PER(주가/1주당순이익)는 9.8배에 불과하다. 이러한 미국 주식의 가치는 1970년대 수준으로 회귀한 것인데, 현재의 미국 금리가 70년대의 절반 정도인 점을 고려하면 미국주가 역시 지나치게 떨어진 셈이다.
 
우리도 향후 1년 예상이익 기준 PER가 10월 말 현재 8.5배에 불과한데, PER 8.5배를 금리로 환산하면 11.8%에 해당된다. 즉 금리대비 주식의 가치가 매우 높은 편인데, 더구나 PBR(주가/1주당 순자산)가 0.98배로 낮아진 만큼 주가의 하방경직성이 높아질 것 같다. 실로 우리 주가가 자산가치를 밑도는 점은 신규투자 입장에서는 매우 매력적이라 하겠다.
 
여하튼 이번의 세계적 금융파동을 겪으면서 투자가들은 여러모로 마음이 편치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주가란 결국 기업이익, 금리, 대체 투자대상과의 수익률 비교 관점에서 형성되는 점을 감안했으면 싶다. 때문에 투자가들은 그간의 주가하락 연장선에서 향후를 내다보지 않았으면 한다. 재차 강조하고 싶은 것은 이번의 미국발 금융파동이란 특이한 경우를 일반적 사안으로 여기지 않고 장기관점에서 주식에 투자했으면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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