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장전]한 템포 쉬어갈 때

머니투데이 오승주 기자 | 2008.11.06 08:22

코스피 8일새 25%↑...오바마 '경제회생책' 기다리며 '휴식'

미국 다우지수가 5% 넘게 하락했다.

미국 건국 이래 사상 첫 흑인대통령을 배출하면서 '축하랠리'를 펼친 지 하룻만에 찬물이 끼얹어진 모습이다.

대선이 끝나고 현실을 인식해보면 여전히 그동안 골머리를 앓게 했던 문제는 남아있다. 실물위기를 고스란히 반영하는 미국의 고용지표가 저조한 성적표를 받아들었고, 아직 오바마 미국 대통령 당선자가 금융과 실물위기를 어떻게 헤쳐나갈 지에 대한 청사진도 명확하지 않은 상태다.

하지만 지난달 27일 다우지수가 종가기준으로 연저점인 8175.77 이후 지난 4일까지 9625.28로 오르면서 6거래일만에 17.7% 급반등한 점을 고려하면 하룻만에 강하게 주저앉긴 했어도 급등에 따른 조정으로 풀이도 가능하다.

코스피를 비롯한 아시아증시도 미국 다우지수의 급락에 따라 숨고르기에 들어갈 공산이 커졌다.

미국 다우지수가 반등하는 동안 코스피지수도 지난달 30일 이후 5거래일 연속 오름세를 타고 있다. 좀더 앞서 올해 종가기준 연저점을 기록한 지난달 24일 938.75 이후 8거래일간 코스피는 25.9% 반등했다.

일본 닛케이지수도 지난달 27일 이후 32.8% 폭등세다. 홍콩항셍지수도 같은 기간 34.7% 올랐다.

극도의 불안심리를 떨치고 미국과 한국, 일본, 홍콩 등 주요증시가 큰 폭의 되돌림을 갖는 과정에서 '조정의 빌미'를 찾던 터다. 이런 와중에 미국 다우지수의 급락은 조정의 빌미를 찾던 코스피와 아시아증시에 잠시 생각할 여유를 줄 것으로 보인다.

많이 오른 데 따른 조정을 두려워할 필요는 없다.

그동안 국내증시를 괴롭혀온 외환이나 금융지표의 개선세는 다우지수가 급락했다고 해서 기록적인 폭락세로 돌아갈 여지를 차단하고 있다.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지급준비율 및 초과지준에 대한 이자지급 규모를 늘릴 것이란 관측과 재무부가 의회에 제출한 보고서에 금융기관 강화를 위한 '새로운 프로그램' 고려 소식은 금융시장에는 호재다.


중국정부도 5조 위안 규모의 교통인프라 구축 사업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어 경기부양을 위한 각국 정부의 노력은 계속되는 상황이다.

자금시장의 여건도 좋아지고 있다. 3개월물 달러 리보(Libor)는 전날 2.71%에서 2.51%로 하락해 18일 연속 내림세를 이어갔다.

5년만기 외국환평형기금채권의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도 지난 5일 0.56%p 떨어진 2.52%를 기록하는 등 국내 금융시장의 외화조달 여건도 개선되는 추세다.

국내에서는 주택담보대출금리의 잣대가 되는 CD금리가 4거래일 연속 하락했다.

단기 조정에 일희일비하기보다는 장기적인 관점의 전략이 여전히 요구되는 시점이다.

성진경 대신증권 연구원은 "그동안 너무 빠른 오름세를 탔기 때문에 상승탄력이 둔화될 것으로 보인다"며 "한 템포 쉬어갈 때"라고 말했다.

성 연구원은 "차익실현 욕구가 커질 수 있고 증시 반등을 이끌었던 재료들도 영향력이 점차 희석될 것으로 판단된다"며 "이미 숨고르기에 들어간 선발 업종보다는 반등 후발 업종의 조정폭이 클 수 있다는 점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잠시 숨고르기에 들어가면서 업종별 옥석가리기에 나서보는 것도 한 방편이다.

장기적으로 여전히 코스피의 PBR이 1을 밑도는 상태(코스피 PBR 1 수준은 1250선)에서 우선적으로 반응한 종목을 유지한 채 뒤따르는 낙폭과대주를 취하는 전략은 유효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잠시 쉬어가면서 옥석을 가리는 방법도 나쁘지 않을 듯 하다.

신중호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이제는 업종별로 모멘텀을 재점검해 볼 필요가 있다"며 "향후 지속적인 상승을 위한 내부에너지(실적모멘텀) 유무에 따른 업종선별에도 관심을 쏟아야 할 시기"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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