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변화를 택했다

엄성원 기자 | 2008.11.05 20:53
미국은 변화를 택했고, 이제 세계는 미국의 변화를 주목한다.

제 44대 미국 대통령에 당선이 확정된 버락 오바마(47) 민주당 후보는 5일 새벽(현지시간) 시카고 그랜트파크에 마련된 축하 연단에 올라 "변화가 미국에 왔다(Change has come to America)"고 선언했다.

그는 이어 "미국은 모든 것이 가능한 국가라는 것을 증명했고, 우리는 더 나은 미래를 확신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인종의 벽을 뛰넘어 232년 역사상 첫 흑인 대통령에 오를 자신이 이끌 미국의 변혁을 다짐하는 순간이었다. 동시에 최근 금융위기로 초강대국으로서의 지위마저 흔들리는 미국이 다시 슈퍼파워로 거듭 날 윤리와 도덕성을 부여하는 자리이기도 했다.

4일 선거는 당초 예상대로 이변은 없었지만 나타난 결과는 정작 미국인 자신들도 놀라울 정도였다. 승부는 일찌감치 결정됐다.

오바마 후보는 개표와 각종 출구조사 결과 5일 하오 9시(한국시간) 현재 338명의 선거인단을 확보, 당선에 필요한 과반인 270명을 훌쩍 넘겨 승리를 확정지었다.

공화당의 존 매케인(72) 후보는 163명을 확보하는데 그쳤다. 그는 대공황이후 최악의 경제위기를 초래하고 명분없는 전쟁에 이끌고간 집권 부시 공화당 정부에 대한 국민적 반감의 높은 장애를 결국 넘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그러나 선거인단 확보수가 아닌 전체 득표수는 2% 안팎의 접전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애리조나주 피닉스의 선거캠프에서 결과를 지켜본 매케인 후보는 언론들이 오바마의 당선을 기정사실화하자 이날 오후 11시쯤 오바마에게 전화를 걸어 패배를 깨끗이 인정했다. 그는 승복 연설을 통해 오바마 당선자의 승리를 축하하는 한편 위기를 극복하는데 힘을 보태겠다고 약속했다. 조지 W 부시 대통령도 즉시 당선 축하 인사를 전했다.


민주당은 대통령뿐 아니라 상,하 양원과 주지사 선거에서도 공화당에 압승을 거두며 행정, 입법부의 장악력을 한층 강화했다.
민주당은 상원의 경우 현재 최소 56석을 확보, 40석에 그친 공화당을 압도했다. 하원(전체 435석)에서도 현재 252석으로 173석에 머물고 있는 공화당에 완승했다. 11곳의 주지사 선거에서는 최소 6곳을 차지했다.

이에따라 최초 유색인종 미국 대통령이기도 한 오바마는 '여대야소' 정국의 뒷받침 속에 강력한 개혁 드라이브에 나설 추진력을 더하게 됐다.

하지만 그의 앞에 놓인 과제는 녹록치 않다. 당장 당선자 신분으로라도 최악의 경제위기 해결에 나서야 하고 이라크, 아프가니스탄 등 해외 전쟁을 해결해야 하는 난제를 안고 대통령직을 수행하게 됐다. 나아가 흔들린 미국의 국제 위상도 재정립해야 한다.

하지만 차별을 딛고 세계 최강국의 최고 권력자로 우뚝선 그의 추진력에, 미국의 변화를 약속한 그의 당선을 반기는 세계 각국의 협력이 보태진다면 어떠한 글로벌 도전도 함께 헤쳐나갈 수 있을 것임이 틀림없다.

오바마 당선자는 내년 1월20일 취임, 임기 4년의 대통령 직을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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