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당선, 한국 경제 영향은?(상보)

머니투데이 이학렬 기자 | 2008.11.05 17:32
-경제위기로 정책 변화 보폭 적어
-미대선 불확실성 해소는 긍정적
-보호무역 vs 강달러…수출 영향 엇갈려
-한반도 리스크 개선시 신용등급 상향 기대

버락 오바마 민주당 후보의 미국 대통령 당선이 우리나라 경제에는 어떤 영향을 미칠까.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최근 불어닥친 미국발 금융위기에 따른 글로벌 경제 침체의 파고가 워낙 영향이 커서 오바마 당선이 당장의 큰 변화로 연결되지는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미국 대선이라는 불확실성 해소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영향을 기대했다. 그러나 공화당 집권시기보다 강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미국의 보호무역에 대한 대비가 필요하다고 한 목소리로 진단했다.

◇금융위기 "큰 변화는 없다"=대통령이 바뀌었다고 해서 부시 행정부가 짜 놓은 위기극복 프로그램의 큰 틀은 바뀌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민주당이 균형재정을 추구하고 있으나 지금과 같은 긴박한 위기 국면에서 7000억 달러 규모의 구제금융 등 부시 행정부가 취했던 정책을 크게 바꿀 여지가 없기 때문이다. 민주당이 부시 대통령이 제안한 구제금융법안에 더 적극적이었다는 점도 이 같은 전망에 힘이 실린다.

권순우 삼성경제연구소 거시경제실장은 5일 "현재 전세계적인 경제위기에 놓여있는 만큼 (오바마 당선이) 경제흐름을 결정적으로 바꾸지는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현욱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 역시 "경제위기 영향이 커서 오바마 당선으로 현재의 경제정책이나 상황이 크게 달라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불확실성 해소…경제살리기 '올인' 덕 볼듯=미국 대선이라는 불확실성이 해소된 것 자체가 긍정적으로 해석되고 있다. 레임덕에 시달렸던 부시 대통령과는 달리 새 대통령이 강력한 리더십을 발휘하면서 행정부가 일사분란하게 움직일 경우 정책 목표를 잡는데 훨씬 수월하다는 진단이다.

특히 오바마는 금융위기가 최악의 상황에 빠지는 것을 막고 경기를 부양하기 위해 집권 초기에 고강도 경기부양책에 나설 것으로 예상돼 우리나라 뿐 아니라 세계경제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를 증명하듯 미국과 우리나라 등 전세계 주식시장이 미국 대선을 앞두고 강한 상승세를 보였다.

채욱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 원장은 "저소득층 세금환급, 고용확대 지원 등 오바마의 공약 사항들이 모두 재정지출을 필요로 하는 것들"이라며 "경기부양을 위해 적극적으로 재정지출을 늘릴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보호무역 강화 vs 강달러…대미 수출은?=오바마는 적극적인 정부의 시장개입 및 규제의 필요성을 강조해왔다. 특히 오바마의 대외정책은 미국산업 및 근로자들의 일자리 보호에 중점을 두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아무래도 오바마가 노조와 미국산업에 중점을 두고 있기 때문에 대미 수출은 어려워 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하지만 오바마가 당선 이후 선거과정에서 나온 과격한 정책을 그대로 밀어붙일 지는 미지수다. 실제로 클린턴은 선거과정에서 보호주의를 외쳤지만 당선이후 기존 정책노선을 유지하기도 했다.

김광두 서강대 경제학과 교수는 "선거과정에서 보여준 정책들은 표를 의식한 것"이라며 "당선이후까지 정책을 유지할 지 지금 예단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오바마의 정책이 대미 수출에 악영향만 주는 것도 아니라는 분석도 있다. 적극적인 재정정책으로 미국경기의 회복 속도가 빨라지면 수출에 긍정적이라는 점에서다. 게다가 민주당은 그동안 전통적으로 강달러를 고수한 만큼 우리나라의 수출가격 경쟁력도 높아질 것이라는 기대도 상당하다.

최동순 LG경제연구원 연구원은 "미국의 빠른 내수 회복과 달러 강세로 수출 수요가 늘어나는 긍정적인 효과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대북관계 개선으로 국가 신용등급 상향에 대한 기대치도 커지고 있다. 오바마는 6자회담을 통한 한반도의 비핵화와 대화를 통한 외교적 노력에 주력할 것을 강조해왔다.

유병규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본부장은 "한반도 리스크가 개선되면 국가 신용등급 개선에도 어느 정도 영향이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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