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화 선택한 미국"...증시에는 어떤 바람 부나

머니투데이 김유림 기자 | 2008.11.05 15:48

[마켓플로]오바마 대통령 시대, 미국 증시 어디로

미국의 첫 흑인 대통령 당선이 확정됐다. 미국은 물론 부친의 고향 아프리카와 어머니와 함께 거주했던 인도네시아 등 전세계가 오바마 대통령의 등장에 환호하는 모습이다. 심지어 이름이 같다는 재밌는 우연 때문에 일본의 후쿠이현 어촌도시 오바마시에서도 환영받고 있다.

오바마의 미들네임은 무슬림들이 사용하는 '후세인'이다. 아버지는 흑인, 어머니는 백인에 아프리카(케냐)와 아시아(인도네시아), 미국 등지에 폭넓은 연고를 갖고 있다. 종교는 기독교지만 회교국가인 인도네시아에서 유년 시절을 보냈던 경험으로 무슬림에 대한 배경지식도 있다.

부모와 다름없었던 백인 외조부모와 하와이에서 청년 시절을 보냈고 중부 도시인 시카고에서 정치 인생을 시작해 워싱턴 정가에 입성하는 등 미국 내에서 조차 성장 배경이 폭넓다.

부시의 외골수적 반테러리즘과 네오콘에 지친 미국인들에게 오바마의 이런 다원적 정체성은 변화에 대한 갈증을 더욱 자극했고 첫 흑인 대통령 신화를 이루는 뿌리 역할을 했다.

오바마의 당선에 대해 첫 흑인 대통령이라는 감성적인 면이 중점적으로 부각되고 있지만 궁극은 미국의 변화에 대한 미국인들의 갈증이다.

이런 미국인들의 기대와 오바마 자신의 독특한 정체성이 합쳐져서라도 새 정부의 정책은 이전 정부와는 확실히 색깔을 달리 할 것으로 보인다. 일부에서는 오바마가 사회 인프라 확충과 대체 에너지 개발을 중시하고 있다는 점에서 21세기판 뉴딜정책이 나올 거란 기대감에 부풀어있다.

선거일이었던 4일 달러 가치가 폭락하고 유가가 크게 오른 것 역시 오바마 정부에서 돈이 많이 풀릴 것이란 예상 아래 인플레 헷지 수요가 몰렸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 인터넷판도 3일 보건의료와 사회기반시설, 대체 에너지를 오바마 수혜주로 전망했다. 레이건과 아버지 부시 때는 국방, 클린턴 때는 IT, 전 부시 정부에서는 정유 산업이었다면 오바마 정부에서는 대체에너지에 대한 개발 열기가 더욱 확산될 것으로 예상된다. 클린턴 때 IT 산업 부흥이 증시 활황을 이끌었듯(대부분 거품에 불과했다 해도) 대체에너지 개발 연기가 증시 부흥을 이끌 것이란 기대감도 피어오르고 있다.


또 현재 미국이 대공황, 혹은 적어도 70년대 이후 최악의 경제위기를 겪고 있단 점에서 사회기반시설 확충을 통한 경기부양도 증시에 적잖은 호재가 될 전망이다.

블룸버그는 지난 1928년 이후 증시 상승률을 분석한 결과 민주당 대통령이 당선된 후 일년간 상승률이 공화당 대통령을 앞섰다는 '희망적인' 분석을 보도했다. 프랭클린 루즈벨트에서 빌 클린턴까지 민주당 출신 대통령은 모두 6명인데 이들이 당선된 후 12개월간 S&P500지수는 평균 9.3% 올랐다. 다만 지미 카터 대통령 당선 후 일년간 증시는 하락했다.

특히 지금 미국 증시는 폭락에 폭락을 거듭해 그 어느 때보다 상승 기반이 충분하기 때문에 기대감이 높다. 증시가 오바마 당선 이후 비록 빤짝에 그칠지라도 랠리를 펼칠 거란 전망이 나오는 배경은 충분하다.

6명의 민주당 대통령들의 재임 기간 동안 S&P500지수 상승률은 62%에 달했다. 반면 6명의 공화당 대통령이 당선된 후 일년간 지수는 평균 4.3% 하락했다. 6명의 공화당 대통령 재임 기간에는 S&P500지수가 평균 28% 상승하는데 그쳤다. 이 조사는 재선을 제외하고 새로 선출된 대통령만을 대상으로 했다.

하지만 우리 앞에 있는 엄연한 현실은 새 대통령이 나타났다고 해서 없어지는 것이 아니다. 헤지펀드들이 속속 자산을 동결하고 있는 가운데 서브프라임에 이어 부실로 전락할 소지가 다분한 크레디트디폴트스왑(CDS) 발행 규모가 전세계적으로 3조 달러를 넘는다는 미국 정부의 집계 발표가 있었다.

반짝 랠리를 즐기는 동안에도 악재는 잠복해 있다는 사실 역시 잊어서는 안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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