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금융시장, '오바마 효과' 볼까

머니투데이 김익태 기자, 반준환 기자 | 2008.11.05 16:32
버락 오바마 민주당 후보의 대통령 당선은 국내 금융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전문가들은 오바마의 당선으로 민주당이 행정부와 의회를 모두 장악, 보다 강력한 금융시장 불안해소 정책을 펼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세계 금융위기 극복을 위한 국제 공조에도 적극 나설 것으로 보여 우리나라 금융시장 안정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했다.

곽병렬 대신증권 애널리스트는 "오바마 정책공약의 핵심포인트는 금융위기로 쇠약해진 미국 경제 살리기에 중점을 두는 것"이라며 "미국의 금융위기 극복 및 경기회복을 위한 노력은 글로벌 금융시장의 안정과도 밀접하므로 증시의 대외적인 시장위험을 완화시킬만한 요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연구원 관계자는 "기본적으로 강한 정부를 선호하는 민주당은 금융위기에 대처할 때 재정지출 확대 및 감세 등 적극적인 정책을 펼 것"이라며 "세계 주요국과의 정책 공조를 보다 강화할 것으로 예상돼 유동성 압박을 받고 있는 국내 금융기관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미국이 실물경제의 힘으로 금융위기를 예상보다 빨리 탈피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도 나온다. 김재열 국민은행 경제연구소장은 "실물경제에서 선제효과가 발생한다면 금융시장에도 선순환구조가 형성되는 만큼 턴어라운드가 빨라질 수 있다"며 "미국 차기정부의 금융시장 안정책과 경제부양은 국내에도 좋은 신호탄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외국계 은행의 한 임원은 "오바마 당선자가 초기 금융위기가 실물경제로 전이되는 것을 막는 다양한 정책들을 내놓을 것"이라며 "한국의 달러 차입 여건이 급작스레 좋아지진 않겠지만 신용경색이 완화되면 긍정적인 효과가 서서히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금융 부문에서 우리나라의 국제적 위상을 제고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우리나라는 경제 규모에 비해 금융부문의 성장과 국제화가 상대적으로 떨어져 국제 금융시장에서 영향력이 미약한 처지다.

임희정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미국이 대선 이후 당분간 현재의 국제 금융질서에 대한 주도적 영향력을 행사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도 "하지만 아시아 신흥국가들의 약진과 유럽의 견제로 점차 국제 금융 시장 재편을 추구하는 신브레튼우즈 체제에 대한 논의가 활성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동용승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 역시 "G-20 회담은 금융위기가 글로벌 차원으로 확대됨에 따라 미국, 유럽 등 선진국만의 노력으로는 극복하기 어렵다는 판단에 따른 결과"라며 "글로벌 금융시스템 개혁을 위한 국제적 논의는 선진국 뿐 아니라 신흥국까지 포함하는 다자주의적 틀 아래에서 진행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새로운 국제질서 논의에 적극적으로 참여함으로써 글로벌 금융시장은 물론 경제질서의 재편과정에서도 의미 있는 영향력을 확보하는 것이 가능해졌다"고 덧붙였다.

민주당은 전통적으로 강한 달러 입장을 고수해 오고 있고, 오바마 당선자 역시 '강(强) 달러 정책'을 신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달러화 가치 상승을 유도하는 다양한 정책이 구사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 경우 수출 기업의 가격 경쟁력이 높아져 수출 기업에 유리하게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반면 국내 외환시장에는 불안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미국경제는 규모면에서 정부정책이 즉각적인 효과를 보기 어려운 구조"라며 "재정확대, 감세 등의 정책이 효과를 보려면 최소 3~4년이 필요한데 국내 금융기관이나 기업들이 그 정도로 오랜 경기침체를 버틸 수 있을지는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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