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정부서도 이어진 韓美 '이념 부조화'

머니투데이 오상헌 기자 | 2008.11.05 16:35

한미, '보수VS진보' 정권 사례많아...'이명박-오바마' 한미관계 시험대

버락 오바마 민주당 후보가 제44대 미국 대통령에 당선되면서 역대 한미 양국 정권의 이념적 대비가 주목을 끌고 있다.

우리 정부와 미국 정부가 추구하는 가치가 각각 '보수'와 '진보'로 갈리는 모습이 이번에도 나타났기 때문이다. 이른바 '이념 부조화' 현상이다.

양국 정부의 '코드 불일치' 기간엔 어김없이 한미간 갈등이 존재했다. 이에 따라 오바마 정부 출범 후 한미관계가 악화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자연스레 나온다.

김영삼 전 대통령의 문민정부가 출범한 1993년. 한국 정부의 성향은 보수에 가까웠다. 미국에선 반대로 같은 해 '진보' 쪽인 민주당의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이 취임했다.

두 정권은 북핵 문제를 둘러싸고 갈등을 빚었다. 미국이 북한과 제네바 협상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우리 정부를 소외시켰다는 평가가 나왔다. 북한 문제에 대한 양국 정부의 시각이 달랐기 때문이었다.

클린턴 전 대통령이 1997년부터 연임하고 1998년 김대중 전 대통령의 국민의 정부가 출범하면서 한미 양국엔 같은 이념을 가진 정권이 손발을 맞추기도 했다.


하지만 2001년 미국에선 보수 성향인 공화당의 조지 부시 대통령이 정권교체를 이뤄냈다. 반면, 한국의 경우 상대적으로 진보 성향인 노무현 전 대통령이 2003년부터 참여정부 시대를 열었다. 가치와 철학이 다른 정권이 또 다시 한국과 미국에 각각 들어섰던 셈이다.

참여정부와 부시 행정부 간에도 불편함이 내내 감돌았다. 대북 포용정책을 이어받은 노 전 대통령과 대북 강경책을 선호하는 부시 대통령 사이의 정책 지향이 달랐다. 자주외교를 추구한 참여정부의 외교 노선이 결과적으로 한미동맹을 약화시켰다는 지적도 끊임없이 일었다.

이후 올초 한국에선 이명박 정부가 10년 만의 정권교체에 성공했다. 임기 마지막 해이긴 하지만 보수 성향인 부시 행정부와의 짧은 '밀월' 기간이었다.

하지만 '이념적 동거'는 이번에도 그리 오래가지 못 했다. 5일 버락 오바마 민주당 후보가 미국 대통령에 당선되면서다. 한국의 보수 정권과 미국의 진보 정권이 한미관계의 새로운 시험대에 오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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