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양시장에 '펀드대란' 불똥 튀었다

머니투데이 원정호 기자 | 2008.11.05 14:31

투자금 손실로 청약 포기… 인기지역 광교 '참누리' 계약률 76% 그쳐

광교신도시 참누리아파트 146㎡에 당첨된 직장인 김모(42)씨는 계약금 약 1억2000만원을 마련하지 못해 당첨을 포기했다.

그는 올초만 해도 분양가의 20% 상당인 계약금을 준비하고 광교 입성 꿈에 부풀었다. 그런데 이 돈을 조금이나마 불릴 요량으로 펀드에 넣은 게 화근이었다. 폭락장세 속에 펀드 투자 손실이 눈덩이처럼 불어나자 펀드 해지를 하지 못하고 대신 당첨 계약을 포기한 것이다.

5일 울트라건설에 따르면 광교신도시 참누리아파트에 대한 계약을 4일 마감한 결과 전체 1118가구(부적격 당첨자 70가구 별도) 중 75.2%인 840가구가 계약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분양형별로는 112㎡ 77.5%, 146㎡ 71.5%, 187㎡ 100%, 232㎡ 80% 등이다.

청약 경쟁률 10대1 이상으로 인기리에 분양됐던 것과 비교하면 계약률 70%대는 예상밖으로 저조한 결과다.

울트라건설은 펀드 투자 손실과 대출 규제 등으로 계약금을 마련하기 어려워 어쩔 수 없이 계약을 포기한 경우가 다수 포함된 데 따른 결과라고 설명했다.


펀드 투자 손실의 불길이 이처럼 아파트 분양시장에도 전이되고 있다. 태영건설이 분양한 마산의 메트로시티 역시 펀드대란 등의 영향으로 중도금 수금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2127가구의 대단지인 이 아파트는 내년 12월 입주를 앞두고 5회차 중도금을 접수하고 있다.

일부 입주 예정자들은 아파트값이 하락하는데다 자금 마련에 어려움을 호소하면서 중도금 유예를 요구하고 나섰다. 대출조건이 금리 6.5%대의 이자 후불 방식이다 보니 대다수 계약자들이 자기 자금으로 중도금을 부어온 상태다. 회사 관계자는 "펀드 손실로 중도금을 내지 못하겠다며 연체하는 계약자가 많다"면서 "그러나 다른 계약자와의 형평성에 비춰 중도금을 유예해줄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삼성증권 김재언 연구위원은 "국내에서 펀드 1~2개 갖고 있지 않은 가구가 거의 없을 정도"라면서 "펀드대란에 따라 시중 가용자금이 줄어들자 이는 곧 대규모 자금을 필요로 하는 실물 분양시장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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