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 효율 1% 높이면 4560억원 절감

머니투데이 황국상 기자 | 2008.11.05 12:01

삼성硏 '韓·日 산업의 에너지효율 비교' 보고서

우리나라 에너지 다소비 산업이 에너지 효율을 1% 높이면 약 3억6000만달러(4561억원)의 에너지 비용을 줄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삼성경제연구소는 5일 '한국과 일본산업의 에너지효율 비교' 보고서를 통해 "한국 에너지 다소비 산업의 에너지 효율성을 객관적으로 진단한 후 기간산업으로서 경쟁력을 유지하며 지속성장 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야 할 시점"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2006년을 기준으로 한 국내 석유화학·철강·시멘트·펄프·제지·비철금속 등 에너지 다소비산업이 사용하는 에너지량이 한국 총 에너지 소비량의 38%를, 제조업 에너지 소비의 80%를 차지하고 있다.

석유화학 산업은 제조원가의 약 60%가 원유 등 에너지 비용이다. 철강산업도 유연탄 등 에너지 자원을 구입하는 데 석유화학 업종과 비슷한 수준의 비용을 치른다.

이들 산업은 자동차·정보기술(IT)기기·조선·건설 등 주요 산업에 기초 원재료를 공급하는 기간산업이어서 인위적 구조조정이 힘들다는 특색을 보인다. 즉 '에너지 효율화'라는 단순한 명분에 집착해 에너지 다소비산업 축소 등 인위적 산업구조조정을 주장하는 것은 기간산업의 약화를 초래할 수 있다는 말.

연구소는 기존의 에너지 효율성을 나타내는 지표가 '부가가치 기준 에너지 원단위(에너지소비량÷부가가치)'에서 '생산량기준 에너지 원단위(에너지소비량÷생산량지수)'로 바뀌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2006년 기준으로 '부가가치 기준 에너지 원단위'로 따진 에너지 효율은 일본이 우리나라보다 2.2배 높은 것으로 나타난다.

'부가가치 기준' 지표는 화폐단위(부가가치)라는 공통 기준을 적용해 통계 집계가 용이하다는 장점은 있지만, 제품·산업구조나 브랜드 가치 등 에너지 소비와 관련이 없는 변수가 뒤섞인다는 단점이 있다.


이를 대체하기 위해 만들어진 개념이 '생산량 기준 에너지 원단위'. 이를 기준으로 하면 한·일간 에너지 효율 격차는 1.2~1.4배 수준으로 나타난다. 연구소는 이를 바탕으로 한·일 양국의 주요 업종간 에너지 효율을 분석, 에너지 효율성 격차가 1999년 대비 5~14%포인트 확대됐다고 지적했다.

석유화학 산업은 1990년대에 최신설비를 도입해 에너지 효율성을 크게 개선했지만 2000년대 들어서 설비투자가 둔화되고 신공정·신기술 개발도 부진한 탓에 에너지 효율성 제고 움직임이 정체된 것으로 분석됐다.

철강산업은 전로강 부문의 에너지 효율이 세계 최고 수준이지만, 전기로강 부문이 열악해 철강산업 전반의 에너지 효율은 일본보다 14% 뒤쳐진 것으로 조사됐다. 시멘트 산업은 폐기물 재활용 비율이 일본의 절반 수준인 탓에 양국 에너지 효율격차가 20%에 이르렀다.

반면 제지산업의 효율성은 일본보다 21%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비철금속 산업 역시 신공법 도입과 최신설비 투자확대에 힘입어 에너지 효율이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평가됐다.

연구소는 "한국이 일본에 비해 최신 설비를 보유하고도 추가적 노력이 부족해 에너지 효율이 낮다는 게 문제의 핵심"이라고 꼬집었다.

이 기관은 또 △기업은 독자적 신기술·신공정 개발 등 장기적 안목을 가지고 에너지 효율 관련투자를 늘리고 △정부는 산업용 에너지를 저가로 공급하던 기존 정책을 에너지 효율제고 기술개발 및 상용화를 지원하는 정책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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