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의 경제팀은 누구?

머니투데이 이상배 기자 | 2008.11.05 13:07
버락 오바마 민주당 후보의 미국 대통령 당선이 사실상 확정된 가운데 향후 '대공황'의 위기를 헤쳐갈 차기 경제팀의 구성에 벌써부터 관심이 모아진다.

최대 관심사는 단연 재무장관과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이다. 미 대통령의 경제자문을 책임지는 백악관 경제자문위원회(CEA) 의장에 어떤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가 앉을지도 관전 포인트다.

↑폴 볼커 전 FRB의장
◇ 재무장관은 3파전= 미 재무장관은 금융위기 해결을 위한 구제금융 집행 뿐 아니라 한미 통화스와프 협정의 연장 여부에도 관여하는 자리라는 점에서 특히 중요하다.

오바마 행정부의 초대 재무장관 후보는 크게 3명으로 압축된다. 폴 볼커 전 FRB 의장, 로렌스 서머스 전 재무장관, 티모시 가이스너 뉴욕 연방준비은행 총재다.

볼커 전 의장은 현재 오바마의 경제 고문들 가운데 가장 발언권이 센 인물이다. 1979년~1987년 FRB 의장을 지내면서 강한 뚝심으로 고금리 정책을 밀고나가 미국 역사상 최악의 인플레이션을 잡은 것으로 유명하다. 오바마의 아버지 뻘에 해당하는 81세의 노령이라는 점이 부담이다.

↑로렌스 서머스 전 재무장관
서머스 전 장관과 가이스너 총재는 모두 로버트 루빈 전 재무장관이 발탁해서 중용한 '루빈 사단'이다.

서머스 전 장관은 클린터 행정부 당시 재무차관으로 있으면서 루빈 당시 장관과 콤비를 이루며 1994년 멕시코 페소화 위기, 1997년 동아시아 경제위기, 1998년 롱텀캐피탈매니지먼트(LTCM) 파산 사태 등을 처리한 경험이 있다.

하버드대 사상 최연소인 28세에 정교수가 된 뒤 하버드대 총장까지 지낸 인물로 폴 크루그먼 프린스턴대 교수, 제프리 삭스 컬럼비아대 교수와 함께 미국 경제학계의 '3대 천재'로 꼽힌다. 그러나 지나치게 '거만한' 성격이 흠이다. 하버드대 총장 시절에는 여성 차별, 인종 차별 발언 등으로 수차례 논란을 빚은 전력이 있다.

↑티모시 가이스너 뉴욕연방은행 총재
가이스너 총재는 1990년대초 재무부 중간간부로 있던 중 루빈 재무장관에 의해 차관보로 깜짝 발탁된 뒤 승승장구한 인물이다. 최근 JP모간의 베어스턴스 인수를 성사시키는 등 금융위기의 확대를 막기위해 막후에서 큰 활약을 해왔다.

한미 통화스와프 협정 체결에도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동아시아경제를 전공했고 실제 중국, 일본, 인도, 태국에서 살아본 아시아 전문가다. 다만 47세의 젊은 나이로 중량감이 다소 떨어진다는 게 단점이다.


현실성은 낮지만, 워런 버핏 버크셔헤서웨이 회장도 오바마가 재무장관 감으로 염두해두고 있는 인물이다. 그러나 거액의 자산을 스스로 운용하고 있는 버핏 회장이 재무장관 직을 수락할지는 미지수다. 주식투자와 재무장관직 사이의 '이해상충' 문제도 논란이 될 소지가 있다.

이와 함께 제이미 다이먼 JP모간체이스 최고경영자(CEO)도 차기 재무장관 후보로 거론된다. 주택담보대출(모기지) 관련 자산을 조기에 팔아 최근 금융위기의 충격을 피했을 뿐 아니라 위기 국면에서 베어스턴스와 워싱턴뮤추얼의 인수까지 성공한 날카로운 판단력의 소유자다.

◇ FRB 의장은 연임? 교체?= 2010년 1월로 임기가 끝나는 FRB 의장 자리도 관심거리다. 벤 버냉키 FRB 의장의 연임 여부는 향후 금융위기의 확대 정도와 경기상황에 따라 갈릴 전망이다. 최근 과감한 금리인하 등 금융위기에 대한 적극적 대응을 놓고 긍정적 평가가 없지 않아 연임 가능성도 있다. 버냉키 의장의 전공도 '대공황' 연구로 지금 상황과 꼭 맞다.

만약 FRB 의장이 교체된다면 최근 금융위기 수습에 결정적으로 기여한 가이스너 총재가 깜짝 발탁될 가능성이 거론된다.

반면 신뢰감 있는 중량급 인사가 임명된다면 노벨상 수상자 그룹에서 FRB 의장이 나올 수도 있다. 금융위기 이후 금융규제를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 금융업계보다는 학계 출신을 선호하는 기류가 강한 때문이다. 이 경우 백악관 CEA 의장과도 인재풀이 겹친다.

CEA 의장 후보로는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조지프 스티글리츠 컬럼비아대 교수, 에드먼드 펠프스 컬럼비아대 교수, 댄 맥패든 UC버클리대 교수 등이 주로 거론된다. 최근 노벨 경제학상을 받은 크루그먼 교수의 은사인 로버트 솔로 전 메사추세츠공대(MIT) 교수도 후보군이다.

오바마의 '경제 가정교사'로 알려진 오스탠 굴스비 시카고대 경제학교수, 제이슨 퍼먼 전 브루킹스 연구소 수석연구원도 CEA 의장에 발탁될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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