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건설, 결국 직원들이 빚내 인수하나

더벨 전병남 기자 | 2008.11.05 08:50

[thebell note]비싸다고 포기할 수도 없어… 인수 후 부담 우려

이 기사는 11월05일(08:45) 머니투데이가 만든 프로페셔널 정보 서비스 'thebell'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걱정 안합니다. 쌍용건설 우리사주조합이 있잖아요."

쌍용건설 매각 당사자인 자산관리공사(캠코) 관계자는 무사히 M&A가 끝날 것이라고 말했다. 곤두박질치는 쌍용건설의 주가와 우선협상자의 무리한 가격인하 요구 때문에 고민할 것이란 예상과 달리 시원시원한 대답이었다.

쌍용건설 우선협상자로 동국제강이 선정된 지 90일. 동국제강과 캠코는 가격협상 중이다. 결과는 오는 11일 발표된다. 인수가는 얼마로 정해질까. 우선협상자보다, 매각당사자보다, 가슴 졸이며 상황을 지켜보는 측은 쌍용건설 우리사주조합이다.

시장 관계자들 대부분은 캠코의 예상대로 "결국 쌍용건설 우리사주가 인수자가 될 것"으로 전망한다.

급격히 얼어붙은 건설경기와 8000원대(4일, 13시 기준)로 떨어진 주가에 동국제강이 움츠러들었기 때문이다. 재무적 투자자였던 군인공제회마저 떠난 상황. 동국제강은 "5000억원을 깎아주지 않으면 쌍용건설을 사지 않겠다"고 말할 정도로 위축돼 있다.

반면 쌍용건설 우리사주는 절박하다. 우리사주 관계자가 공개적으로 "매각가와 상관없이 무조건 인수해야 한다"고 말할 정도다.


비싸다고 포기할 수도 없다. 주인 없는 회사 취급을 받으며 영업에 어려움을 겪는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이번 기회를 놓치면 언제 다시 매각이 진행될지도 모른다. 쌍용건설을 되찾을 수 있다고 보장하기도 어렵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우리사주조합이 지분 최소량만 인수하면 될 것"이란 조언이 나온다. 가장 현실적인 시나리오다.

이 경우 우리사주조합이 매입할 지분은 447만 주(15%)다. 인수가 3만1000원으로 계산할 경우 1385억7000만원이다. 현 주가(주 당 8200원, 4일 14시 기준)와 단순비교 했을 때(368억3280만원) 1000억 원 이상 차이가 난다. 쌍용건설은 이 인수자금을 외부로부터 빌려서 조달할 계획이다. 달리 방법이 없다.

캠코는 이번 매각으로'공적자금 회수의 극대화'라는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 전망이다. 동시에 쌍용건설 직원들은 자신들이 살린 회사를 빚을 내 찾아오게 될 가능성이 높다.

공적자금 회수를 목표로 하는 캠코의 설립 목적엔 '기업의 경영정상화 지원'도 있다. 빚을 내 찾아온 쌍용건설은 가뜩이나 어려운 건설경기 속에 정상적인 경영이 가능할까. 부담스러운 인수가 때문에 우량 건설사의 경영이 어렵게 된다면, 우리 경제에 플러스일까 마이너스일까.

이 기사의 관련기사

베스트 클릭

  1. 1 '황재균과 이혼설' 지연, 결혼반지 뺐다…3개월 만에 유튜브 복귀
  2. 2 "밥 먹자" 기내식 뜯었다가 "꺄악"…'살아있는' 생쥐 나와 비상 착륙
  3. 3 1년 전 문 닫은 동물원서 사육사 시신 발견…옆엔 냄비와 옷이
  4. 4 "연예인 아니세요?" 묻더니…노홍철이 장거리 비행서 겪은 황당한 일
  5. 5 우리 동네 공인중개사들은 벌써 느꼈다…"집값 4%대 하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