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태희 "양도세 중과 폐지는 시장안정된 뒤에"

대담=권성희 정경부장, 정리=조철희 기자, 사진=홍봉진 기자  | 2008.11.04 18:51
임태희 한나라당 정책위의장은 4일 "수출 쪽에서 위축되는 부분을 내수쪽에서 떠받쳐야 실물 부문의 경기 침체를 미연에 방지할 수 있다"며 "가급적 일자리 창출을 빠른 시일 내에 해내고 경기확산 효과가 큰 조치를 취했다"고 밝혔다.

 임 정책위의장은 이날 머니투데이 경제방송 MTN에 출연, 정부가 지난 3일 발표한 경제난국 극복 종합대책과 관련해 "우리나라는 수출 의존형 경제기 때문에 수출 부분에 타격이 있을 가능성에 대비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임 정책위의장은 미국발 금융위기로 촉발된 세계 경기 하강이 오래갈 것으로 보고 장기전에 대비해야 한다는 의견도 밝혔다. 다음은 임 정책위의장이 밝힌 현 경제 상황에 대한 진전과 정부 여당의 정책 방향이다.
 
-부동산 시장 거래 활성화를 위해 정부여당이 여러 대책을 내놓고 있다. 다만 규제 완화가 실제 효과가 있겠냐는 비판이 있는데.

▶부동산의 경우 전반적으로 가격 안정이 중요하다. 이런 시기에 부동산 가격이 오르는 것은 어려움을 가중시킨다. 그러나 너무 가격이 죽어서 부동산 금융위기로 연결되면 미국에서 생긴 일이 우리도 생길 수 있다. 그렇게 가지 않도록 실물부분 대책을 통해 경제가 안정적으로 충격을 흡수할 수 있도록 조치를 했다.

-증시 대책은 별도로 담기지 않았는데.

▶증시는 우리 실물경제를 있는 그대로 반영해야 한다는 게 기조다. 돈의 흐름을 가급적 안정적으로 주식시장에 머무르는 게 하는 것외의 조치는 하기 어렵다고 본다.

-1가구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완화 기대가 있었는데 이번 대책에서 빠졌다. 분양가 상한제 폐지도 담지 못했다. 앞으로 손질을 할 수 있나.

▶지금 부동산 시장의 경우 가격은 안정됐지만 비정상적으로 거래가 안 되고 있다. 그래서 이번에 가급적 거래 비용을 줄이는 정책들을 이번에 많이 도입했다. 미분양 주택 구입시 양도세 완화, 전매제한 요건 완화 등이 좋은 예다. 개인들도 자신의 자산을 구조조정할 기회를 가져야 한다.

지방의 경우 집값이 안정돼 있다. 하지만 수도권은 앞으로 일정 여건만 되면 다시 주택가격이 오를 수 있는 지역이다. 수요에 비해 집이 부족한 강남 3구 지역을 중심으로 주택가격을 자극할 수 있는 조치들은 이번에 조치하지 않았다.

-부동산 시장이 연착륙할 수 있을지 걱정을 한다.

▶지방의 경우 가격이 오를 여지가 거의 없다. 다만 수도권은 문제다. 기본적으로 수요가 부족하다. 강남 3구나 분당이나 과천 등 과거 버블세븐 지역은 여건이 되면 오를 가능성이 있다. 소위 대폭락 사태로 가지 않는 대책을 마련해 준비하고 있다. 시장을 예의주시하겠다.

-건설사 대책이 도덕적 해이를 낳는다는 지적이 있는데.

▶그런 지적에 대해 잘 알고 있다. 지난번 정부와 한나라당이 내세운 대책도 건설사에 그냥 자금 지원을 해주는 대책은 사실상 거의 없다. 건설사의 경우 채권단이 만기를 연장한다거나 대출하는 경우 반드시 건설사에 대한 자구노력을 병행해서 하게 될 것이다. 우리가 국민세금을 들여 하는 은행에 대한 지급보증도 그렇고 건설사에 대한 자금 공급도 그렇고 자금을 지원할 때는 상응하는 자구노력을 하도록 할 예정이다.

☞ MTN 특집방송 '임태희 정책위의장에게 듣는다' 다시보기

-정부 여당의 감세안을 놓고 걱정이 나온다. 재정건전성에 대한 우려가 있고 부자만을 위한 감세라는 비판도 제기되는데.

▶세금을 내는 분은 50%가 안된다. 세금을 깎을 경우 세금을 내지 않는 분들에겐 상대적으로 감세 혜택이 안간다. 세금의 문제는 부자를 위한 감세냐 아니냐를 볼 게 아니고 납세자들의 부담을 가볍게 해주는 것이다. 또 경제 여건이 나쁨에도 세금이 많이 걷히고 있는 게 감세를 할 수 있는 배경이다. 세원이 많이 노출된 덕이다. 재정에는 큰 부담이 없이 (세금을) 낮출 수 있는 요인 생겼다.

상속세와 종합부동산세 등은 일반적 감세 정책이 아니라 특수성을 감안해야 한다. 종부세는 지탱되기 어려운 세제다. 정상적으로 운영되기 어려운 세제다. 이 부분을 정상적인 보유과세로 전환하고 장기적으로 원리에 안 맞기 때문에 고쳐나가야 한다. 물론 국민들이 생각하기에 돈 많은 사람들 세금 깎아주냐는 문제는 제기할 수 있다. 이는 입법 심의과정에서 여야 간 협의해서 국민적 의견을 참작해 결론을 내겠다. 국회 심의과정에서 충분한 논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지금 경제 상황을 어떻게 보나.


▶우리나라 물건을 사주던 선진국이 공통적인 어려움에 처해 있다. 이 상황은 앞으로 상당히 오래 갈 것으로 본다. 미국 실물 경제가 만만찮고 유럽과 중국도 마찬가지다. 일단 경제주체들이 이 상황이 장기화된다는 각오로 장기전에 대비해 야 한다. 우리도 급한 불, 유동성 문제는 껐지만 시간이 가면서 언제 어떤 일이 계속 닥칠지 모르는, 파도가 또 밀려 오듯, 장기간 지속된다는 각오로 대응해야 한다는 시각이다.

-외환보유액이 10월중 급감했는데.
▶지금 통화 스왑을 통해 장치를 마련했다. 경상수지도 흑자가 났다. 시장이 안정되고 있다. 앞으로 외환보유액이 10월처럼 빠른 속도로 줄 일은 없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현재 외환보유고 2100억 달러 정도가 넘는다. 그 돈이 전부 나간다 하더라도 대외무역 시 결제할 외환보유액은 충분히 된다고 평가한다.

-일자리, 청년 실업 문제가 심각하다. 대책이 있다면.

▶우선 경제가 높은 성장률 기록하지 않는 한 일자리를 새로 만드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원리적으로 그렇다. 현 청년 세대의 경우 자기계발을 하면서 장차 경제회복이 되면 일자리를 찾아갈 수 있는 대책이 필요하다. 영세인이나 빈곤층의 경우 진행되는 공사를 더 빨리 마무리할 수 있도록 하는 방식을 통해 일자리 문제에 접근했다. 단기 대책에 중점을 뒀다.

장기적으로 괜찮은 일자리를 만드는 것이 문제다. 현재 녹색성장을 위한 투자, 1인 기업을 활성화하는 차원에서 새로운 정책을 만들고 있다. 내년부터 구체적으로 가시화될 수 있도록 꼼꼼이 준비중이다.

-이명박 정부가 출범할 때 교육에 대해서도 새로운 변화가 있을 거라는 기대감이 있었는데 뚜렷한 방향이 제시되지 않는 것 같다.

▶중산서민층의 고통 중 사교육비도 엄청난 부담이다. 이 문제를 하루 아침에 바꾸기는 어렵다. 지난번 세제개편을 하면서 한 가정당 자녀들 교육비 공제가 최대한 되도록 대책을 넣었다.

근본적인 사교육비 대책은 사교육비에 의존하지 않고도 원하는 교육을 받는 게 중요하다. 그것은 공교육이 다양한 형태로 공급하도록 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선 획일적 교육을 탈피해야 한다. 내년에 다양한 학교를 설립할 수 있도록 상당한 예산이 들어가 있다. 학원들도 주요 대상이다. 사교육비에 대해서도 가급적 카드거래 하는 것으로 할 것이다.

-미국 대선이 치러진다. 대선 이후 한미 관계를 어떻게 보나.

▶결과를 예단해 말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 국제관계에서 기조는 개인적 네트워크도 중요하다. 당선이 유력한 것으로 점쳐지는 오바마 의원의 경우 정치신인이기 때문에 다른 나라도 개인적 네트워크를 설정할 정도로 정치활동을 오래 안해 비슷한 여건이다. 누가 대통령이 되더라도 한미동맹 공조에는 큰 변화가 없을 것으로 본다. 국가의 대외정책은 한 사람이 결정하는 게 아니고 시스템이 결정한다. 양자간 어떤 이해 관계에서 전략적 관계 설정을 하느냐가 기본이 되는 것이다.

-여당에서 이번 정기국회 때 반드시 통과시켜야겠다고 하는 법안이 있다면.

▶기본적으로 정부의 씀씀이를 줄이고, 정부는 작고 효율적이고 시장은 넓은 게 좋겠다는 생각이다. 정부보다는 기업과 시장이 활발히 가동돼서 민간이 끌고 가고 정부는 여건을 만들어주는 체제를 기본 기조로 하고 있다. 기본적인 것을 실행하기 위해 세율을 정상화 하는 감세법안과 기업 활동을 옥죄었던 규제를 개혁하는 법안 등이 있다. 종업원 한사람이 잘못한 것을 기업주들을 처벌하는 양벌 규정을 개정하는 것과 출자총액제한제도 등도 개정하려 한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의 경우 미국뿐 아니라 상당히 막바지 단계로 알고 있는데 유럽연합(EU)이나 다른 나라와의 FTA도 빨리 체결해서 어려울 때일수록 보다 유리한 수출시장을 확보하는 법안을 정기국회서 처리할 것이다.

-관료에서 정치인으로 성공적인 변신을 했는데. 비결이 있다면.

▶성공적인 것인지 잘 모르겠다. 공직에 있을 때나 정부에 와서 보면 저희들이 궁극적으로 하고자 하는 목표는 똑같더라. 공무원도 어떻게 하면 공적인, 다중을 위한 일들을 할 수 있나 하는 것이고 국회도 마찬가지다. 다만 공무원이 비교적 고정된 상황을 전제로 정조준하는데 반해 정치는 변동성이 매우 많다. 이동하면서 목표물을 향한다.

-개인적으로 갖고 있는 신조가 있다면.

▶나름 갖고 있는 신조는 '지기추상 대인춘풍'(持己秋霜 待人春風)이다. 자신과의 싸움에서는 혹독하게 하고 다른 사람과의 관계에서는 춘풍처럼 부드럽게 하자는 신조다. 늘 하나라도 손해보고 다른 사람에게 베풀고 다른 사람을 위해 입장을 바꿔놓고 보자는 자세로 해왔는데, 최선을 다하고 있지만 아직 만족스럽게 되고 있지 못한 게 솔직한 심정이다. 이것은 늘 고등학교 때부터 간직해오던 경구다. 그런 자세로 살려고 노력하고 있는데 여러 가지 부족한 면이 많다. 주위분들의 지도가 많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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