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권 재건축 아파트 다시 '꿈틀'

머니위크 이재경 기자 | 2008.11.05 12:11
수년전 부동산가격폭등의 시발점이 됐던 강남 재건축단지들이 다시 폭풍의 핵이 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그동안 나왔던 재건축단지들의 매물은 다시 들어갔으며 거래는 없지만 호가가 다시 꿈틀대고 있다.

정부가 지난 3일 용적률 제한, 소형주택의무비율, 임대주택의무비율 등 재건축규제를 완화한 것이 기폭제가 됐다. 이미 정부의 강도 높은 재건축 규제 완화 발표가 예고됐던 지난주부터 강남권 주요 재건축 아파트에서 나왔던 매물이 회수되고 호가도 5000만원이나 급등하는 등의 반응을 보였다.

◇재건축투자, 기회는 왔지만 정책효과는 '글쎄'

아직까지는 정부의 규제완화로 시장이 강보합세를 보일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높은 대출금리 및 경기악화로 과거처럼 크게 오르기는 쉽지 않겠지만 가격하락세는 멈출 것이라는 예상이다.

양지영 내집마련정보사 팀장은 "재건축 용적률이 높아지면 같은 땅에 아파트를 더 많이 지을 수 있어 일반 분양 물량이 늘어나기 때문에 그만큼 수익성이 높아지고 가격도 오르게 된다"며 "이에 따라 재건축 아파트가 많이 몰려 있는 강남, 강동, 서초, 송파구 등 4개의 지역은 그동안 하락세도 컸던 만큼 매수자들의 움직임이 나타날 것으로 기대된다"고 내다봤다.

양 팀장은 이어 "강남권 재건축 아파트는 가격 하락폭이 컸던 만큼 강남 재건축 대기 수요자들은 지금이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럼에도 정부의 정책이 '엇박자'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김용진 부동산뱅크 본부장은 "최근 1~2인 가구 추세를 고려하면 소형주택의무비율을 줄일 수는 없는 일"이라며 "하지만 정부는 경기부양을 위한 '선택'을 강요받고 있는 입장에서 재건축 추진을 위해 발표한 정책인만큼 소형평형 공급에 관한한 '엇박자'라는 비난을 받을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본부장은 또 "조합 및 건설사 입장에서는 재건축 사업성 개선을 위해 85㎡를 40%로 지을 가능성이 크다"며 "물론 이번 조치도 지자체의 조례가 변수로 작용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금리가 인하돼야 늘어난 한도만큼 대출 원리금 감소효과가 발생돼 수요층이 형성될 수 있지만 지금은 전체적인 가처분소득이 감소하는 데다 가처분소득 중 이자부담이 증가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이번 조치의 효과는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접근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재건축으로 꿈틀대는 단지들

내집마련정보사에 따르면 강남일대의 재건축대상 단지들의 경우 그동안 수천~수억원이나 가격이 하락한 때문인지 최근 호가가 수천만원씩 뛰어오르고 있는 상황이다.


강남권 재건축 아파트 중에서 가장 먼저 꼽히는 단지는 은마아파트다. 중층 재건축 단지로 대표적인 대치동 은마아파트도 소형평형의무비율과 용적률 상향 조정 등으로 큰 수혜를 받게 됐다. 은마아파트는 지난 2003년 12월에 추진위 승인을 받은 후 사업 진행이 멈춰진 상태다.

그동안 3종 일반주거지역인 은마는 기본 용적률 210%로 1대1 재건축 진행으로 사업성이 맞지 않아 재건축 진행에 난항을 겪어왔다. 하지만 앞으로 법 개정이 되면 최고 300%까지 용적률이 높아진다. 은마 102㎡는 올 초보다 1억5000만원 정도가 떨어져 현재 8억~9억3000만원에 매물이 나온 상태다.

개포동 주공아파트는 재건축이 되면 2만 가구 이상의 신도시급 대단지로 조성된다.
특히 주공1단지는 저층 재건축 아파트의 대표격이다. 하지만 현재 낮은 용적률로 인한 수익성 악화로 지난 2003년 조합설립인가를 받은 후 별다른 사업추진이 없었다.

주공1단지는 2종일반주거지역으로 현 용적률이 177%이지만 앞으로는 최대 250%까지 높일 수 있다. 59㎡는 올 초 14억5000만~14억8000만원 수준에서 1억5000만원 이상이 떨어져 현재 12억9000만~13억3000만원이다. 2주 전까지만 5000만원이 떨어졌지만 지난주부터 재건축 규제 완화 기대감에 매물이 들어가고 있다.

개포동의 한 공인중개사는 "급매물로 거래됐던 주공아파트 7평이 3억9000만원이었는데 지금은 주인들이 4억5000만원 정도를 부르고 있고 매수자들은 3억5000만원을 제시하고 있어서 거래가 되지 않는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서초구 반포동 주공1단지는 반포주공 아파트 가운데 한강 조망권을 확보한 유일한 단지임에도 사업 진척도는 늦다. 청담 도곡, 암사명일, 잠실 화곡 반포지구 등 서울시 5대 저밀도 지구 가운데 유일하게 재건축 대열에서 뒤쳐져 있다.

72㎡만 단독으로 재건축이 진행 중이며 3종 일반주거지역으로 현 계획 용적률은 270%다. 용적률은 크게 높아지지 않지만 소형주택의무비율 완화에 따라 사업에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이 단지는 2003년 9월에 추진위승인을 받았다. 72㎡는 올 초보다 1억4000만원 가량이 떨어져 현재 8억2000만~8억8000만원에 거래되고 있다.

송파구 잠실동 주공5단지는 최근 강남권 중에서도 하락폭이 가장 컸던 아파트로 꼽힌다. 잠실주공5단지는 그동안 소형의무비율 등 규제로 사업이 사실상 중단된 상태였다. 지난 2003년 12월 추진위 승인을 받은 후 별다른 변화가 없었다. 잠실주공5단지는 기존 주택형이 112, 115, 119㎡로 소형 아파트가 없어 현행으로 재건축시 오히려 조합원이 주택형을 줄여야해 사업성이 크게 떨어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앞으로 법 개정이 되면 중대형 재건축이 가능해져 사업에 탄력을 받게 될 전망이다. 주공5단지는 올 초보다 무려 3억2000만원 이상이 떨어져 9억3000만~9억8000만원선을 유지하고 있다.

잠실주공5단지 인근의 한 공인중개사는 "5000만원이 넘게 호가가 오른 상황"이라며 "매수문의는 오고 있지만 거래는 안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베스트 클릭

  1. 1 300만원 든 지갑 돌려준 노숙자, 돈벼락 맞았다…"수천만원 돈쭐"
  2. 2 '합의 거절' 손웅정 "손흥민 이미지 값이라며 수억 요구…돈 아깝냐더라"
  3. 3 [단독]허웅 전 여친, 이선균 공갈사건 피고인과 같은 업소 출신
  4. 4 "물 찼다" 이 말 끝으로…제주 간다던 초5, 완도에서 맞은 비극[뉴스속오늘]
  5. 5 베트남 두리안 싹쓸이 하더니 돌연 "수입 안해"…중국 속내는?